산과바다
제도수(題桃樹) - 두보(杜甫)
복숭아나무
小徑升堂舊不斜(소경승당구부사) : 집으로 오는 오솔길에 옛적엔 굽지 않았는데
伍株桃樹亦從遮(오주도수역종차) : 다섯 그루 복숭아나무 자라는 대로 굽어졌네.
高秋總饋貧人食(고수총귀빈인식) : 가을되면 가난한 사람 먹을 것을 내주겠지
來歲還舒滿眼花(래세환서만안화) : 내년 즈음 두 눈 가득 복숭아꽃 만발하겠구나.
簾戶每宜通乳燕(염호매의통유연) : 창문에 발을 올려두니 새끼제비들이 드나들고
兒童莫信打慈鴉(아동막신타자아) : 아이들도 까마귀는 효조라고 때리지 않네.
寡妻群盜非今日(과처군도비금일) : 도적들 때문에 가장 잃는 여인들도 사라졌고
天下車書正一家(천하거서정일가) : 온 세상 문물과 제도 제자리를 찾아 가네.
* 小徑升堂(소경승당) : ‘升堂小徑(작은 길을 걸어 올라간 집)’을 도치한 것이다. ‘舊不斜’는 원래 기울어지지 않았던 것을 가리킨다.
* 乳燕(유연) : 새끼제비(=추연雛燕)
* 通(통) : 주렴을 말아 올려 제비들이 마음 놓고 드나들 수 있게 한 것을 가리킨다.
* 慈鴉(자아) : 까마귀가 자란 뒤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 나르며 효도를 한다(反哺之孝)는 전설에 따라 ‘慈鴉(자아)’라고 한 것이다.
* 寡妻群盜非今日(과처) : 도적들에 의해 많은 여인들이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것은 이미 지난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 天下車書正一家(천하거서정일가) : 《예기禮記ㆍ중용中庸》에서 ‘今天下車同軌, 書同文(지금 천하의 수레가 같은 궤도를 쓰고 글은 같은 글자를 쓰고 있다).’이라고 한 이후 ‘車書’가 나라의 문물제도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 이 시는 광덕光德 2년(764) 늦봄에 두보가 성도초당成都草堂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지은 것이다.
‘不斜’와 ‘從遮’는 두보가 성도초당을 비워둔 동안에 집은 기울고 나무들은 함부로 자라 무성해진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하고, ‘貧人實’과 ‘滿眼花’는 복숭아나무가 먹을 것을 줄 뿐만 아니라 구경거리이기도 한 두 가지 효용을 말하고 있는데 ‘來歲’라고 한 것에서 보듯 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지나버린 것을 알 수 있다.
또 마지막 두 구절에 있는 ‘非今日’과 ‘正一家’라고 한 것을 통해서도 북쪽과 서쪽에서 들어온 반군과 적군이 평정되어 완전한 태평성대는 아니지만 안정된 세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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