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알문공상방(謁文公上方) - 두보(杜甫)
문공의 절을 방문하다
野寺隱喬木(야사은교목) : 들의 절은 높은 나무에 숨어 있고
山僧高下居(산승고하거) : 산승은 높고 낮은 곳에 살고 있네.
石門日色異(석문일색이) : 석문은 햇빛이 다르고
絳氣橫扶疏(강기횡부소) : 붉은 기운이 나뭇가지에 비껴있네.
窈窕入風磴(요조입풍등) : 깊숙이 바람 이는 돌길로 들어가니
長蘆紛卷舒(장로분권서) : 긴 여라 넝쿨이 말렸다 펼쳤다 어지럽네.
庭前猛虎臥(정전맹호와) : 뜰 앞 맹호가 누워있는 곳
遂得文公廬(수득문공려) : 마침내 문공의 처소에 이르렀네.
俯視萬家邑(부시만가읍) : 민가의 고을이 내려다보이고
煙塵對階除(연진대계제) : 연기와 먼지는 섬돌을 마주하고 있다네.
吾師雨花外(오사우화외) : 법사께서는 꽃비를 내리는 일 외에는
不下十年餘(불하십년여) : 십여 년 세월 산을 내려가지 않으셨다 네.
長者自布金(장자자포금) : 장자가 스스로 금을 깔아도
禪龕只晏如(선감지안여) : 불당에서 그저 편안하실 뿐
大珠脫玷翳(대주탈점예) : 티를 벗은 큰 구슬이요
白月當空虛(백월당공허) : 허공에 걸린 밝은 달이로다.
甫也南北人(보야남북인) : 나는 남북으로 떠도는 사람
蕪蔓少耘鋤(무만소운서) : 마음의 거친 풀을 김매지 못하여
久遭詩酒汙(구조시주오) : 오랫동안 시와 술로 더럽혀진 몸.
何事忝簪裾(하사첨잠거) : 무슨 일로 벼슬자리를 더럽혔을까?
王侯與螻蟻(왕후여루의) : 왕이나 제후, 땅강아지나 개미
同盡隨丘墟(동진수구허) : 모두 죽어 산언덕을 좇을 것이라.
願聞第一義(원문제일의) : 원하옵기는 제일의를 듣고
回向心地初(회향심지초) : 돌이켜 초심을 향하고 싶어라.
金篦刮眼膜(금비괄안막) : 금비로 눈꺼풀을 긁어냄은
價重百車渠(가중백차거) : 일백 거거(車渠)보다 귀중한 일.
無生有汲引(무생유급인) : 무생(無生)의 불법은 삶을 인도함이 있나니
茲理儻吹噓(자리당취허) : 아마도 이 이치를 자랑하여야 하리.
* 일찍이 두보는 오대산에서 불법을 닦고 장안의 대운사 주지 찬(讚)상인과 깊이 교류했다.
이 시는 보응(寶應) 원년(762) 겨울에 재주(梓州)에서 지은 시 이다.
* 두보는 불교와 인연이 깊었는데, 왕유에게 어머니의 영향이 깊었다면 두보에게는 고모의 영향이 있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에 의해 낙양에 있는 고모 집에 맡겨졌으며 경건한 불교도였던 고모의 영향으로 소박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이런 분위기는 두보의 정신세계도 변화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보는 이십 세 이전에 “만권의 서적을 읽었다”고 하는데, 상당한 문화적 소양을 가졌던 고모 덕분에 집안에 소장하고 있던 많은 불교경전도 그의 독서 범위 속에 포함되었다. 그의 시에 ‘원각경’, ‘능엄경’ 등에 등장하는 용어가 자유롭게 인용된 것도 바로 이 시절의 독서 덕분이다.
출처 : 법보신문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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