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봉당흥유주부제(逢唐興劉主簿弟) - 두보(杜甫)
당흥에서 아우 유 주부를 만나서
分手開元來(분수개원래) : 개원 연간에 그대와 헤어진 뒤로
連年絶尺書(연년절척서) : 오랫동안 소식이 쭉 끊어졌는데
江山且相見(강산차상견) : 그때 함께 걸으며 돌아봤던 강산이
戎馬未安居(융마미안거) : 지금은 난리 통에 편히 살 수 없게 됐네.
劍外官人冷(검외관인랭) : 촉 땅도 토번 때문에 관리들이 냉랭해지고
關中驛騎疏(관중역기소) : 관중에서 오는 역마도 드물어져서
輕舟下吳會(경주하오회) : 배를 타고 동오로 가볼까 생각하는데
主簿意如何(주부의여하) : 유주부 의향에 내 생각이 어떠하신지
* 當興 : 지명. 당시 검남도(劍南道) 북쪽 수주(遂州)에 속한 당흥현으로, 서쪽으로 성도(成都), 동쪽으로 중경(重慶)과 연결되는 곳이다.
* 戎馬 : 전란. 전쟁. 두보는 「登岳陽樓」란 시에서도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고향 있는 북쪽은 전쟁이 한창이라 / 악양루 난간에 기대 눈물 콧물 흘리네)’라고 하였다.
* 劍外 : 사천(四川) 검각(劍閣) 남쪽을 가리킨다. 두보는 「聞官軍收河南河北」이란 시에서도 ‘劍外忽傳收薊北, 初聞涕淚滿衣裳(계북 수복 소식이 성도까지 전해져 / 듣고 나서 하도 울어 옷이 젖었네)’이라고 했다. 촉(蜀)을 가리키기도 한다.
* 驛騎 : 역마(驛馬)를 가리킨다. 말을 타고 서신이나 공문서를 전달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유우석(劉禹錫)은 「平齊行」이란 시에서 ‘驛騎函首過黃河, 城中無賊天氣和(잘린 머리 실은 역마 황하를 건너가고 / 도적 없는 성 안은 날씨까지 온화하네)’라고 했다.
* 吳會 : 오군(吳郡)과 회계군(會稽郡)의 합칭이다. 넓게는 오월(吳越) 땅을 가리킨다. 조익(鳥翼)은 ⟪해여총고(陔餘叢考)ㆍ오회(吳會)⟫에서 ‘西漢時會稽郡治本在吳縣, 時俗以郡縣連稱, 故云吳會(서한 때 회계군의 치소가 오현에 있었는데 당시에는 군현을 연칭하는 풍속이 있어서 오회라고 했다).’라고 했다. ‘輕舟’를 ‘扁舟’로 쓴 자료도 있지만 뜻의 차이는 없다.
* 이 시는 상원(上元) 2년(761), 성도초당(成都草堂) 시절 작이다. 안사의 난이 완전하게 평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토번(吐蕃)의 위협을 받고 있는 촉도 안전한 곳이라고는 할 수 없어서 몸도 아프고 살림도 어려워진 두보가 성도를 떠나 동오(東吳)로 갈 생각을 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당흥에서 만난 유주부란 사람과 헤어진 것이 개원(開元) 연간(713~741)이라면 아마도 개원 24년(736)에 낙양에서 치른 진사고시에서 낙방한 두보가 오월(吳越)ㆍ제조(齊趙)를 유람하던 시기에 알게 된 사람일 것인데, 천보(天寶) 연간에 이백(李白)과 함께 양송(梁宋)을 유람했던 것보다 십 년 가깝게 앞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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