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수함견심이수(水檻遣心二首) - 두보(杜甫)
물가 난간에서 마음을 풀다.
其一
去郭軒楹敞(거곽헌영창) : 성곽에서 떨어져 있어 처마와 기둥 탁 트이고
無村眺望賖(무촌조망사) : 마을 없어 멀리까지 보인다.
澄江平少岸(징강평소안) : 맑은 강은 평평하여 언덕 줄어들고
幽樹晩多花(유수만다화) : 그윽한 나무는 저녁이라 꽃 많다.
細雨魚兒出(세우어아출) : 가랑비에 물고기 펄떡이고
微風燕子斜(미풍연자사) : 미풍에 제비 비껴 나누나.
城中十萬戶(성중십만호) : 성 안은 십만 호인데
此地兩三家(차지량삼가) : 이곳은 두 세 가구.
其二
蜀天常夜雨(蜀天常夜雨) : 촉 지역 하늘 자주 밤비 내리는데
江檻已朝晴(江檻已朝晴) : 강 난간은 이미 맑은 아침이구나.
葉潤林塘密(葉潤林塘密) : 잎사귀 젖어 숲과 연못에 빽빽하고
衣乾枕席淸(衣乾枕席淸) : 옷은 말라 잠자리가 시원하다.
不堪祗老病(不堪祗老病) : 다만 늙고 병듦을 감당하지 못하니
何得尙浮名(何得尙浮名) : 어찌 아직도 헛된 명성 얻고자 하겠는가?
淺把涓涓酒(淺把涓涓酒) : 졸졸 흐르는 술 따라 쥐고
深憑送此生(深憑送此生) : 깊이 의지하여 이 삶을 보내노라.
* 이 두 편의 연작시는 얼핏 보면 두 편의 다른 시라고 볼 수 있다. 마치 도연명이나 왕유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주변 경물을 읊으며 그 안에서의 자신의 삶을 그려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작품을 인지 시학적 관점으로 분석해 보면 조금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이 연작시의 연결점은 '이 곳(此地)'이다.
제 1수에서 묘사되어지는 장소인 이곳은 제 2수에서 '촉 지역(蜀)'으로 연결되며, 마지막 '이 삶(此生)'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맺음 된다.
그리고 연결된 두 작품을 이어 보았을 때, 제 1수 자체는 배경이 되고, 2수가 전경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형상을 보인다. 이 작품의 뛰어난 점은 1수와 2수의 시상 배치가 전경-배경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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