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상경옹청수무(上卿翁請修武) - 두보(杜甫)
경옹께 무후묘의 제갈량상 수리를 청하는 글을 올리다
原題 : 「上卿翁請修武侯廟遺像缺落, 時崔卿權夔州」
경옹께 무휴묘의 제갈량상이 떨어져나간 곳이 있어 수리 요청을 드리다. (외숙부이신 기주의 임시장관)
大賢爲政卽多聞(대현위정즉다문) : 어진 정치 베풀어 평판이 좋으시니
刺史眞符不必分(자사진부불필분) : 자사 부절 없어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尙有西郊諸葛廟(상유서교제갈묘) : 서쪽 교외에 자리 잡은 제갈공명 사당에
臥龍無首對江濆(와룡무수대강분) : 머리 없는 와룡이 장강을 보고 있습니다.
* 武侯廟(무후묘) : 제갈량(제갈공명)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의 이름이다. 제갈량의 시호 충무후(忠武侯)에서 유래된 것이다.
* 權(권) : 임시로 직무를 맡는 것을 가리킨다.
* 多聞(다문) : 선정을 베풀어 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은 것을 가리킨다.
* 眞符(진부) : 정식 자사가 가진 부절(符節)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정식 자사의 부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충분히 정치적 수완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臥龍(와룡) : 제갈량을 가리킨다.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걸출한 인재를 가리킨다. ⟪삼국지三國志ㆍ촉지(蜀志)ㆍ제갈량전(諸葛亮傳)⟫에서 ‘徐庶謂先主曰: 諸葛孔明者, 臥龍也, 將軍豈願見之乎(서서가 유비에게 말했다. 제갈공명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뛰어난 인재입니다. 장군께서는 어찌 그를 만나려 하지 않으십니까)?’라고 하였다.
* 江濆(강분) : 강기슭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장강長江 연안을 가리킨다.
자주(自注)에서 ‘崔卿, 甫之舅氏(최경은 내 외삼촌이다)’라고 한 것에 따라 제목 속 ‘卿’을 두보의 모친 최씨(崔氏)의 동생의 이름으로 새겨 읽었다.
「경옹께서 절도사군을 이끌고 강릉으로 돌아가시는 것을 전송하고(奉送卿二翁統節度鎭軍還江陵)」란 시에서도 그의 이름이 나오는데, ‘卿’은 외자 이름이고 ‘二’는 배항 이며 ‘翁’은 어른에 대한 존칭이다.
당시 기주(夔州)에 있던 무후묘(武侯廟)는 매계하(梅溪河)(옛날 이름 서양수西瀼水) 서쪽, 장강(長江) 북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사당에 있던 제갈량의 상像이 손상된 것을 본 두보가 당시 기주의 임시 자사를 맡고 있던 외숙부 최경에게 제갈량상의 수리를 요청하는 시를 지어 올린 것이다.
제목에 들어 있는 ‘權’이 임시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고, 제2구에서도 ‘자사의 부절 없이도 할 수 있는 일(刺史眞符不必分)’이라고 한 것을 보아 최경이 당시 기주자사의 권한대행 직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