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하심양성범팽려기황판관(下尋陽城泛彭蠡寄黃判官) - 이백(李白)
심양성 팽려호에서 배를 타고 내려가다 황판관에게 보내려고
浪動灌嬰井(낭동관영정) : 심양 강에 바람 불어 파도가 일면
尋陽江上風(심양강상풍) : 관영정 샘물도 함께 출렁인다는데
開帆入天鏡(개범입천경) : 거울 같은 강물 위에 배를 띄우고
直向彭湖東(직향팽호동) : 팽려호 동쪽 향해 곧바로 나아가네.
落景轉疏雨(낙영전소우) : 해질 무렵 가느다란 빗방울이 날리더니
晴雲散遠空(청운산원공) : 비 개자 하늘 멀리 구름들이 흩어졌네.
名山發佳興(명산발가흥) : 명산의 풍광에 흥이 일어나니
淸賞亦何窮(청상역하궁) : 보는 눈 즐거움이 어찌 다 할 것인가
石鏡挂遙月(석경괘요월) : 하늘에 걸린 달 거울에 비치는데
香爐滅彩虹(향로멸채홍) : 향로봉 무지개는 어느 사이 사라졌네.
相思俱對此(상사구대차) : 보고 싶을 때 여산 풍경 함께 보면 좋으련만
擧目與君同(거목여군동) : 그대 보고 있을 풍경 눈을 들어 나도 보네.
* 尋陽城(심양성) : 심양성(潯陽城)을 말한다. 현재의 장시성(江西省) 구강시(九江市).
* 彭蠡(팽려): 팽려호. 여기서는 파양호(鄱陽湖)를 가리킨다.
* 黃判官(황판관) : 이백과 교유 하던 벗 일 테지만 구체적인 인물 정보는 전하지 않는다.
* 灌嬰井(관영정) : 구강시(九江市)에 그 터가 남아 있는 우물이름
* 天鏡(천경) : 파양호의 수면을 가리킨다. 하늘이 비친 호수 수면이 마치 거대한 거울 같다는 뜻이다.
* 澎湖(팽호) : 팽려호(彭蠡湖)
* 景(영) : ‘影’과 같다. ‘景落’은 곧 해가질 때를 가리킨다. ‘疏雨’는 빗방울이 날리는 것처럼 듬성듬성 내리는 비를 뜻한다.
* 名山(명산) : 여산(廬山)을 가리킨다.
* 淸賞(청상) : 청신하여 보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을 뜻한다.
* 石鏡(석경) : 《수경주(水經注)》에 따르면 여산(廬山) 동남쪽 절벽위에 크고 둥근 바위가 있는데 매끄럽기가 거울 같아서 사람을 비쳐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 香爐(향로) : 여산(廬山)의 향로봉(香爐峰)을 가리킨다. ‘彩虹’은 향로봉 주변에 있는 폭포에서 날리는 물방울 들이 햇빛에 반사 되어 무지개를 형성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작품은 숙종(肅宗) 상원(上元) 원년(760) 이백의 나이 예순살이 되던 해 야랑(夜郞)을 떠돌던 유배형에서 풀려난 뒤 강하(江夏)를 출발해 심양(尋陽)에 도착했을 때 지은것이라고 한다.
맨 앞두 구절 ‘浪動灌嬰井, 尋陽江上風’에는 사연이 있다.
《원화군현지(元和郡縣志)》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관영정은 한고조(漢高祖) 6년(BCE 201)에
관영灌嬰이 분구성(湓口城)(분성湓城이라고도한다)에 만든 우물인데
헌제(獻帝) 건안(建安) 연간(196~220)에 손권(孫權)이 이곳을 지나다 우물을 파게 했더니 관영(灌嬰)이 성을 지을 때 만든 우물이라는 표지가 발견되었고 손권은 그곳에 영음후정(穎陰侯井)(영음후는 관영의 관작)이라는 명기(銘記)를 세우게 했다.
그런데 이 우물에는 한가지 신기한 전설이 있다.
우물이 깊은곳에 서장강(長江)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장강에 풍랑이 일면 우물물이 요동을 친다는 것이었다.
지금 와서 사실여부를 확인 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관영정이 성안에 만들어진 우물이고, 또 분구성(湓口城)이란 지명이 분수(湓水)와 장강(長江)의 합류 때문에 지어진 것이란 점에서 보면 개연성이 아주 없지만은 않은 전설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시인의 눈을 붙잡는 절경 보다는 달 밝은 밤을 함께 지내고 싶은 이백의 친구를 향한 그리움에 더 마음이 머무는 작품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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