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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동제공등자은사탑(同諸公登慈恩寺塔)

by 산산바다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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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제공등자은사탑(同諸公登慈恩寺塔) - 두보(杜甫)

          제공의 <등자은사탑> 시에 화답하여

 

 

高標跨蒼穹(고표과창궁) : 높은 탑 끝이 하늘에 걸려있고

烈風無時休(렬풍무시휴) : 매서운 바람 쉼 없이 불어온다.

自非曠士懷(자비광사회) : 나 스스로는 광달한 선비가 아니라

登茲翻百憂(등자번백우) : 이곳에 오르니 온갖 근심이 일렁인다.

方知象敎力(방지상교력) : 이제야 불교의 용력을 알아

足可追冥搜(족가추명수) : 유심한 경지를 찾을 수 있어라.

仰穿龍蛇窟(앙천룡사굴) : 위로 용 같고 뱀 같은 구불한 길을 지나

始出枝橕幽(시출지탱유) : 비로소 지탱목의 어둑한 곳을 벗어나왔다.

七星在北戶(칠성재배호) : 북두칠성은 북쪽 문에 걸려있고

河漢聲西流(하한성서류) : 은하수는 서쪽으로 흐르며 소리를 낸다.

羲和鞭白日(희화편백일) : 해를 맡은 신은 밝은 해를 채찍질하고

少昊行淸秋(소호항청추) : 가을을 관장하는 신은 밝은 가을을 주관한다.

秦山忽破碎(진산홀파쇄) : 진산은 홀연히 조각나 부서지고

涇渭不可求(경위부가구) : 경수와 위수는 찾을 수가 없도다.

俯視但一氣(부시단일기) : 굽어보니 다만 하나의 기운일 뿐

焉能辯皇州(언능변황주) : 어찌 황제 계신 장안을 구별할 수 있을까?

廻首叫虞舜(회수규우순) : 고개 돌려 우()나라 순임금을 부르니

蒼梧雲正愁(창오운정수) : 창오 땅의 구름은 이제 근심스러워진다.

惜哉瑤池飮(석재요지음) : 애석 하여라! 요지의 술자리여!

日晏崑崙丘(일안곤륜구) : 곤륜산 언덕에 해가 저문다.

黃鵠去不息(황곡거부식) : 황새는 날갯짓 쉬지 않고 떠나가는데

哀鳴何所投(애명하소투) : 애처롭게 울면서 어디에 머물 것 인가?

君看隨陽雁(군간수양안) : 그대는 보시게나, 햇볕 좇는 기러기들도

各有稻粱謀(각유도량모) : 제각기 식량 찾는 지혜가 있는 것을.

 

 

* 752(天寶十一) , 高適, 岑參, 儲光羲, 杜甫, 薛據同登長安慈恩寺塔. 各有詩作杜甫詩寓時事之憂。「고적: 同諸公登慈恩寺浮圖」「잠삼: 與高適薛據登慈恩寺浮圖」「저광희: 同諸公登慈恩寺塔」「두보: 同諸公登慈恩寺塔

* 752년 가을에 高適(고적)岑參(잠삼)儲光羲(저광희)杜甫(두보)는 장안의 자은사탑에 오름을 근거로 한 登慈恩寺塔이란 같은 이름으로 시를 지었다. 두보의 시는 자은사탑에 머물면서 근심스러움을 표현하였다.

대안탑(大雁塔)

* 慈恩寺(자은사) : 당고종(唐高宗) 이치(李治 628~683)가 태자 때 모친 장손황후(長孫皇后)를 기념하기 위해 장안(長安) 남쪽에 건립한 사찰로 대자은사(大慈恩寺)라고도 한다. 장안에 있던 4대 역경장(譯經場)중 한곳이며, 중국 불교 법상종(法相宗)의 조정(祖庭)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탑은 현장(玄奘)이 영휘(永徽) 3(652)에 건립한 것으로, 초기에는 대안탑(大雁塔)으로 불리는 6층 이었던 것을 무후 측천이 즉위한 대족(大足) 원년(701)7층으로 개축했다. 지금도 서안시(西安市) 동남쪽에 있다.

* 高標(고표) : 높이 솟다. 우뚝 솟다. 한유(韓愈)新竹이란 시에서 高標陵秋嚴, 貞色奪春媚(우뚝 선 키 가을날 소슬함을 이기고 / 한결 같은 빛깔은 봄빛도 못 따르네)’라고 읊었다.

* 蒼穹(창궁) : 창천. 푸른 하늘.

* 烈風(열풍) : 거센 바람. 사나운 바람.

* 曠士(광사) : 마음이 탁 트인 사람

* 象敎(상교) : 부처의 가르침. 왕유(王維)工部楊尙書夫人墓地銘에서 男以無雙令德, 降帝子于鳳樓, 女則第一解空, 歸法王之象敎(남자도 따를 수 없는 미덕을 갖춰 / 제왕의 자제도 조정에서 그의 말을 들었고 / 여자로 공의 도리 가장 깊이 알아 / 법왕인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였다)’라고 하였다.

* 冥搜(명수) : 애써 찾다. 모으다. 깊이생각하다.

* 枝撑(지탱) : 건축물을 지탱하는 기둥과 들보

* 七星(칠성) : 북두성을 가리킨다.

* 北戶(북호) : 북쪽을 향해 열어둔 문

* 河漢(하한) : 은하수

* 羲和(희화) : 해를 수레에 싣고 다니는 태양신

* 少昊(소호) : 전설에 나오는 동이족(東夷族)의 영수로 죽은 뒤에 서방(西方)을 다스리는 신이 되었다. ‘少皞로도 쓴다. 황제(黃帝)의 아들로 죽은 뒤에 가을을 다스리는 신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 淸秋(청추) : 맑고 상쾌한 가을날

* 秦山(진산) : 종남산(終南山)과 진령(秦嶺)을 가리킨다.

* 涇渭(경위) : 경수(涇水)와 위수(渭水)를 합쳐 부른 것이다. 위수는 황하의 제일지류이고, 경수는 위수의 제일지류인데 예로부터 경수는 물이 탁하고, 위수는 물이 맑다고 하였다. 영하(寧夏) 육반산(六盤山)에서 발원한 경수(涇河라고도 한다)는 산시성(陝西省) 고릉현(高陵縣) 남쪽에서 위수로 들어간다.

* 皇州(황주) : 장안(長安)을 가리킨다.

* 虞舜(우순) : 전설에 나오는 중국 상고시대 오제(五帝) 중 한 사람이다. 사마천(司馬遷)사기史記·오제본기五帝本紀에서 虞舜者名曰重華(우순은 이름을 중화라고 했다)’라고 했는데, 사마정(司馬貞)은 고증을 통해 虞國名舜諡也(우는 나라 이름이고 순은 시호이다)’라고 했다. 여기서는 당태종(唐太宗)을 가리킨다. 당고조(唐高祖)가 신요황제(神堯皇帝)였고, 태종은 고조로부터 선위를 받아 황제가 되었기로 우순(虞舜)이라 칭하였다.

* 蒼梧(창오) : 지명. ()임금이 나라를 순시하는 도중에 세상을 떠 이곳에 묻혔다. 여기서는 당태종의 소릉(少陵)을 가리킨다.

* 瑤池(요지) : 곤륜산 위에 있는 연못으로 서왕모(西王母)가 머물던 곳이라고 한다. 목천자전穆天子傳에서 주목왕(周穆王)에 대해 기록하면서 觴西王母于瑤池之上(요지에서 서왕모와 술을 마셨다)’이라고 하였다.

* 日晏(일안) : 해가 이미 저물다.

* 昆侖(곤륜) : 산 이름. 열자(列子주목왕(周穆王)에서 升昆侖之丘(곤륜의 언덕에 오르다)’, ‘遂賓于西王母(서왕모의 손님이 되다)’, ‘觴于瑤池之上(요지에서 술을 마시다)’, ‘乃觀日之所入(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다)’이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당태종이 양귀비와 여산(驪山)에서 연회를 열고 술을 마시며 황음의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을 당조의 위기로 빗대 말한 것이다.

* 黃鵠(황곡) : () 이름. 현인재자(賢人才子)를 일컫기도 한다.

* 所投(소투) : 몸을 의탁하다.

* 陽雁(양안) : 기러기

* 稻粱(도량) : 쌀과 기장. 곡물의 총칭. 증공(曾鞏)鴻雁이란 시에서 長無矰繳意自閑, 不飽稻粱心亦足(오랫동안 남 해치지 않아 뜻 자못 한가롭고 / 밥 배불리 못 먹어도 마음 또한 넉넉하네)’이라고 하였다.

 

* 이 작품은 두보가 마흔한살 되던 천보天寶 11(752) 가을, 장안에 있는 자은사대안탑에 올라 지은 것 인데 자치통감(資治通鑑)천보(天寶)11년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晩年自恃承平, 以爲天下無復可憂, 遂深居禁中,(만년자시승평, 이위천하무부가우, 수심거금중)

(현종은) 만년에 태평한 시절이 이어질 것이라 믿고 천하에 다시 소요가 없을 것으로 여겨 궁궐 깊은 곳으로 들어가

 

專以聲色自娛, 悉委政事于李林甫.(전이성색자오, 실위정사우이임보)

오로지 노래와 여인 속에 파묻혀 즐거움을 탐하면서 정사를 모두 이임보에게 맡겨버렸다.

 

林甫媚事左右, 迎會上意, 以固其寵.(임보미사좌우, 영회상의, 이고기총)

이임보는 아첨으로 주변을 받들고 윗사람의 뜻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여 그 굄을 탄탄하게 하였다.

 

杜絶言路, 掩蔽聰明, 以成其奸(두절언로, 엄폐총명, 이성기간)

말의 길을 차단하고 총명함을 가로막아 간교함을 이루었고

 

妬賢嫉能, 排抑勝己, 以保其位(투현질능, 배억승기, 이보기위)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을 질투하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억누르거나 배척하면서 그 자리를 지켰으며

 

屢起大獄, 誅逐貴臣, 以張其勢(누기대옥, 주축귀신, 이장기세)

여러 차례 큰 옥사를 일으켜 대신들을 죽이거나 몰아내면서 세력을 키웠다.

 

凡在相位十九年, 養成天下之亂(범재상위십구년, 양성천하지란)

(이임보는 그렇게) 재상의 자리에 있은 십구 년 동안 천하에 분란이 일어날 소지를 키웠다.

 

* 이 시를 지은 두보는 이미 그 같은 속내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인데 그런 마당에 탑에 올라 어떻게 유람하듯 장안을 내려다볼 수 있었겠는가?

사람도 재앙을 그 자신의 허물로 불러들이는 것이고 나라가 기우는 것도 안에서부터 썩고 위에서부터 탁해져 그렇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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