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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우시종무(又示宗武)

by 산산바다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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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시종무(又示宗武) - 두보(杜甫)

                종무에게 또 보이다

 

 

覓句新知律(멱구신지률) : 시구를 찾다가 율시를 새로 알게 되었으니

攤書解滿牀(탄서해만상) : 책을 펼쳐놓고 가득한 책상 뒤질 줄도 안다.

試吟靑玉案(시음청옥안) : 장형의 시, <청옥안>을 외워보라

莫羨紫羅囊(막선자라낭) : 사형처럼 붉은 비단 부러워하지 말아라.

暇日從時飮(가일종시음) : 휴일에 시절을 따라 술을 마시니

明年共我長(명년공아장) : 명년에는 나처럼 성장하리라

應須飽經術(응수포경술) : 반드시 경서와 학문을 배불리 익혀

已似愛文章(이사애문장) : 이미 문학을 좋아하는 것 같구나.

十五男兒志(십오남아지) : 열다섯 살 사나이는 뜻을 가지고

三千弟子行(삼천제자항) : 삼천 제자의 행렬에 들어야 하느니라.

曾參與游夏(증삼여유하) : 증삼과 자유와 자하처럼

達者得升堂(달자득승당) : 도달하면 승당의 경지는 얻을 수 있으리라.

 

 

* 覓句(멱구): 시를 짓는 사람이 구상을 위해 시구詩句들을 찾아보는 것을 가리킨다.

* 攤書(탄서): 참고할 서적들을 펼쳐놓는 것을 가리킨다. 독서讀書를 가리키기도 한다. 공자진龔自珍己亥雜詩에서 蕭蕭黃葉空村畔, 可有攤書閉戶人(비어 있는 마을 밭에 굴러다니는 나뭇잎들이 / 문 닫고 들어앉은 이가 펼쳐놓은 책 같구나)’이라고 했다.

* 靑玉案(청옥안) : 일반적으로 고시(古詩)를 가리킨다. 여기서는 옛사람의 시를 가리키는 것으로 새겨 읽었다.

* 紫羅囊(자라낭) : 허리춤에 차는 장식물의 하나로 붉은 비단으로 만든 향낭香囊을 가리킨다. ‘로 쓴 자료도 있다.

* 從時(종시) : 시절을 따르다. 절기를 따르다. 좌전左傳소공昭公(7)에서 國無政, 不用善, 則自取謫於日月之灾, 故政不可不愼也. 務三而已, 一曰擇人, 二曰因民, 三曰從時(나라에 좋은 정치가 없으면 좋은 사람을 쓸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일월의 재앙 속에서 스스로 운수 사나운 일을 불러오게 되므로 정사를 보는 데 있어서 삼가지 않을 수가 없다. 세 가지에 힘을 쓰면 되는데, 첫째는 현인을 고르는 것이요, 둘째는 백성에게 의지하는 것이며, 셋째는 절기를 잘 따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 經術(경술) : 경학經學

* 三千弟子(삼천제자) : 사기史記공자세가孔子世家에서 孔子以詩書禮樂敎, 弟子蓋三千焉(공자가 시경서경과 예악을 가르쳤는데 제자가 삼천이나 되었다).’이라고 한 이후 공문(孔門)의 제자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 曾參(증삼) :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를 가리킨다. 사기史記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에서 曾參, 南武城人, 字子輿. 少孔子四十六歲. 孔子以爲能通孝道, 故授之業. 作孝經. 死於魯(증삼은 남무성 사람이다. 자는 자여이고 공자보다 마흔여섯 살이 적었다. 증삼이 효에 능통한 것을 알고 공자가 그를 가르쳐 효경을 짓게 했다. 노나라에서 죽었다).’라고 했다.

* 遊夏(유하) : 공자의 제자 중에 문학에 능했던 자유子遊(언언言焉)와 자하子夏(복상卜商)의 병칭이다.

* 升堂(승당) : 관리가 되어 관청에서 일을 보는 것을 가리킨다.

 

* 두보는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이름은 각각 큰아들 종문(宗文)둘째 아들 종무(宗武), 그리고 딸 봉아(鳳兒)였다.

제목을 又示宗武라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두보는 이보다 앞서 새해 첫날 종무에게 보이려고란 시를 짓기도 했는데, 그것을 감안하여 이번 시를 읽을 때 제5暇日從時飮 새해 첫날 편안하게 마시는 술의 의미로 해석하였다.

 

 

汝啼吾手戰(여제오수전) : 내 손 떠는 것을 보고 너는 우는데

吾笑汝身長(오소여신장) : 네 키 자란 것을 보고 나는 웃는다.

處處逢正月(처처봉정월) : 도처에서 사람들이 새해를 맞겠지만

迢迢滯遠方(초초체원방) : 나는 아득히 먼 곳에 묶여 있구나.

飄零還柏酒(표영환백주) : 떠돌아도 백엽주는 마셔야 할 터인데

衰病只藜床(쇠병지여상) : 늙고 병들어 침상에 누워 지내며

訓喩靑衿子(훈유청금자) : 어린 아이에게 글자나 가르치고 있으니

名慚白首郞(명참백수랑) : 다 늙어 낭관이란 이름조차 부끄럽다.

賦詩猶落筆(부시유낙필) : 시를 짓다 붓을 그만 내려놓고는

獻壽更稱觴(헌수갱칭상) : 장수를 기원하며 술 한 잔을 더했더니

不見江東弟(불견강동제) : 강동에서 소식 끊긴 아우가 보고파서

高歌泪數行(고가루수행) : 큰 소리로 노래하며 눈물만 흘리노라.

- 두보(杜甫)의 시 원일시종무(元日示宗武)전문

 

 

신산(辛酸)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에도 시재가 엿보이는 아들을 바라보는 두보의 아들에 대한 떨리는 듯한 기대와 당부가 느껴지는데,

 

두보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다 견흥(遣興)란 시에서

 

 

驥子好男兒(기자호남아) 기자는 보기만 해도 좋은 아들 녀석인데

前年學語時(전년학어시) 지난해 한창 말이 터져 배울 때

問知人客姓(문지인객성) 집에 온 사람의 성을 물으면 알아맞히고

誦得老父詩(송득노부시) 아비가 지은 시들을 줄줄 외웠네. 라고 하였다.

 

 

나이 마흔을 넘어 얻은 아들이었던 까닭에 더 사랑스러웠을 수도 있겠지만 만당(晩唐) 사람 풍지(馮贄)가 전하는 일화를 보면 실제로 두보의 둘째 아들 종무(宗武)가 상당한 시재를 지녔던 것을 알려주고 있다.

 

杜甫子宗武以詩示阮兵曹, 兵曹答以石斧一具, 隨使并詩還之.

두보자종무이시시완병조, 병조답이석부일구, 수사병시환지.

두보의 아들 종무가 시를 지어 완병조에게 보였더니 완병조가 답으로 돌도끼 하나를 시와 함께 돌려주었다.

 

宗武曰: , 父斤也, 使我呈父加斤削也.

종무왈: , 부근야, 사아정부가근삭야.

(그것을 본) 종무가 말했다.

父斤이니 아버님께 시를 보여드리고 가르침을 받으라는 것이로군요.”

 

俄而阮聞之曰: 誤矣, 欲子砍斷其手, 此手若存, 則天下詩名又在杜家矣.

아이완문지왈: 오의, 욕자감단기수, 차수약존, 칙천하시명우재두가의.

완병조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틀렸다. (시를 짓는) 그 손을 그대로 둔다면 천하의 시명이 또다시 두씨 가문으로 갈 것 같아서 그 손을 잘라버리고 싶었다.”

- 풍지馮贄운선잡기雲仙雜記중에서

 

 

* 두보의 아들에 관련한 시

원일시종무(元日示宗武)

우시종무(又示宗武)

견흥(遣興)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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