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견흥(遣興)

by 산산바다 2020. 12. 23.

산과바다

 

두보 시(杜甫 詩) HOME

 

 

 

             견흥(遣興) - 두보(杜甫)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다

 

 

驥子好男兒(기자호남아) : 둘째는 생각만 해도 좋은 아들놈인데

前年學語時(전년학어시) : 지난해 소리가 터져 말을 한창 배울 때

問知人客姓(문지인객성) : 집에 온 사람의 성을 물으면 알아맞히고

誦得老父詩(송득노부시) : 아비가 지은 시문도 곧잘 외웠지.

 

世亂憐渠小(세란연거소) : 난리가 난 세상에서 가엾은 어린 것이

家貧仰母慈(가빈앙모자) : 가난한 집 어미 사랑에만 의지하고 있을 텐데

鹿門携不遂(녹문휴불수) : 함께 난리 피하려 했던 것은 어그러졌고

雁足繫難期(안족계난기) : 소식 전해들을 날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네.

 

天地軍麾滿(천지군휘만) : 온 세상이 군대 깃발로 가득 차 있고

山河戰角悲(산하전각비) : 산과 강에 싸우는 이들의 호각소리 구슬프니

儻歸免相失(당귀면상실) : 집으로 돌아가 서로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見日敢辭遲(견일감사지) : 너 보는 일을 어찌 감히 늦출 수 있겠느냐?

 

 

* 遣興(견흥) : 흥을 돋우다. 흥겨워하다. 시를 지어 심심한 것을 달래는 의미이기도 하다.

* 驥子(기자) : 두보의 둘째 아들 종무(宗武)의 아명(兒名). 재능이 출중한 인재를 가리킨다. 북사北史배연준전裴延俊傳에서 二子景鸞景鴻并有逸才, 河東呼景鸞爲驥子, 景鴻爲龍文(두 아들 경란과 경홍이 모두 빼어난 재능을 지녀 하동에서는 경란을 기자, 경홍을 용문으로 불렀다).’이라고 했다.

* 老夫(노부) : 나이든 남자의 자칭(自稱). 두보는 北征이란 시에서도 老夫情懷惡, 嘔泄臥數日(나이든 늙은이 마음이 상해 / 토하고 설사하며 며칠이나 누워 있네)’이라고 하였다.

 

* () : (3인칭)

* () : 의지하다. 기대다. ‘母慈는 어머니의 사랑을 가리킨다.

* 鹿門(녹문) : 녹문산鹿門山을 가리킨다. 양양(襄陽) 역내에 있으며 한강(漢江)의 동쪽 기슭에 있다. 동한(東漢) 말의 명사이자 은사(隱士)였던 방덕공(龐德公)이 가족을 모두 이끌고 이 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서 살면서 세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전한다. 이후 은거지의 대칭이 되었다. 두보는 冬日有懷李白이란 시에서도 未因乘興去, 空有鹿門期(흥이 나지 않아서 길도 못 떠나 / 녹문산에서 보자던 약속 허공에 떴네)’라고 하였다.

* 不遂(불수) : 이뤄지지 않다.

* 雁足(안족) : 서신(書信). 한서漢書소무전蘇武傳에서 억류된 소무를 송환해주지 않을 생각으로 소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흉노에게 한나라 조정에서 역정보를 흘리는데, ‘天子射上林中, 得雁足有繫帛書, 言武等在某澤中(천자께서 상림원에서 사냥을 하던 중에 글이 적힌 비단이 발에 묶인 기러기를 잡았는데 소무와 그 일행이 어떤 호숫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놀란 흉노는 소무와 그 일행을 억류한 지 19년 만에 한나라로 돌려보냈다.

* 軍麾(군휘) : 군대의 깃발

* 戰角(전각) : 전장에서 신호용으로 부는 호각(號角)을 가리킨다.

* () : 만약. ‘과 통한다.

* 見日敢辭遲(견일감사지) : ‘로 쓴 자료도 있다.

 

 

안사의 난이 일어나자 낙양에 있던 두보는 가족을 이끌고 봉선(奉先)으로 갔다가 다시 북쪽에 있는 부주(鄜州) 강촌(羌村)으로 옮겨가 지내고 있었는데, 영무(靈武)에서 숙종(肅宗)이 즉위했다는 소문을 듣고 두보 혼자 집을 나섰다가 도중에 반군에게 잡혀 장안(長安)으로 압송되었다.

 

이 시는 지덕(至德) 원년(756) 7, 장안에서 두보가 집에 두고 온 어린 아들을 그리워하며 지은 것인데 네 구절씩 세 단락으로 나눠 읽을 수 있다.

첫 번째 단락은 둘째 아들 기자(驥子-宗武兒名)의 영민함에 대해 말한 것이고,

두 번째 단락은 어미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며 지낼 어린 아들을 생각하며 피난길도 함께 가지 못하고 소식을 들을 날도 기약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이며,

세 번째 단락은 온 세상이 전란에 휩싸여 혼란스러운 만큼 어떻게 해서든 식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을 말한 것이다.

 

 

* 두보의 아들에 관련한 시

원일시종무(元日示宗武)

우시종무(又示宗武)

견흥(遣興)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詩聖 杜甫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초(庭草)  (0) 2020.12.23
원일시종무(元日示宗武)  (0) 2020.12.23
우시종무(又示宗武)  (0) 2020.12.22
행차고성점범강작(行次古城店汎江作)  (0) 2020.12.22
이거공안산관(移居公安山館)  (0) 2020.12.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