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증고식안(贈高式顔) - 두보(杜甫)
고식안에게 주다
惜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우리가 석별한 곳이 어디였던가?
相逢皆老夫(상봉개로부) : 서로 만나니 다 늙은이로세
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아직도 적막하고
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고생하는 것까지 꼭 같네 그려
自失論文友(자실론문우) : 문학을 논하던 친구 헤어지고
空知賣酒壚(공지매주로) : 술사서 권하던 주막 공연히 생각나네.
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바삐 떠도는 마음
見爾不能無(견이불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앨 수가 없네그려.
* 削迹(삭적) : 수레의 바퀴자국을 없애버리는 것을 가리킨다. 임용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 艱虞(간우) : 간난(艱難)과 우환(憂患), 즉 고생과 근심 또는 그러한 때를 가리킨다. 두보(杜甫)는 「北征」이란 시에서 ‘維時遭艱虞, 朝野少暇日(어렵고 근심스러운 때를 만나서 / 조정이 안팎으로 한가한 날 없구나)’이라고 읊었다.
* 論文(논문) : 문인 또는 문장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가리킨다. ‘論文友’는 당시 회남절도사(淮南節度使)로 있다가 태자첨사(太子詹事)로 좌천된 고적(高適), 즉 고식안의 숙부를 가리킨다. 두보는 한 해 뒤에 진주(秦州)에서 쓴 「遣懷」란 시에서도 ‘昔與高李輩, 論文入酒壚(지난날 고적과 이백 같은 친구들 / 시를 논하며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셨네)’라고 하면서 고적(高適)이 함께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 賣酒壚(매주로) : 《세설신어世說新語ㆍ상서傷逝》에서
‘王濬冲經黃公酒壚下過, 顧謂後車客, 吾昔與嵇叔夜, 阮嗣宗共酣飮於此壚. 竹林之游, 亦預其末. 自嵇生夭, 阮公亡以來, 便爲時所羈紲. 今日視此雖近, 邈若山河
(왕준충-왕융(王戎)-이 황공주로를 지나가다가 뒤에 수레를 타고 오는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지난날 혜강, 완적 등과 함께 이 술집에서 술을 마셨고, 죽림 속에서 놀 때도 말석에 끼어 즐거움을 함께 나눴다. 혜강이 일찍 죽고 완적도 세상을 떠난 뒤로 나는 세상일에 묶여 지냈다. 오늘 이곳을 보니 거리는 가까우나 산과 강이 가로놓인 듯 아득하기만 하다.”).’라고 했다. 이후 시문에서는 ‘黃公酒壚’를 벗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곳을 뜻하는 말로 쓰기 시작했다.
* 飛動(비동) : 분발하다. 진작하다. 고무하다. 생동감 있게 흩날리다.
이 시는 건원(乾元) 원년(758) 6월, 두보가 화주사공참군(華州司功參軍)으로 좌천되어 가던 도중에 쓴 것이다. 고적(高適)의 조카이자 그 자신도 시인이었던 고식안(高式顔)은 안사의 난(安史之亂) 초기 반군들에게 두보와 함께 포로로 연금되어 있을 때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두보는 화주에서 벼슬을 내려놓고 진주(秦州)로 떠나기까지 자신의 대표적인 영사시(詠史詩)라 할 수 있는 <三吏와 三別>을 포함한 30여 수의 시를 남겼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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