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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백제성루(白帝城樓)

by 산산바다 2020. 12. 16.

산과바다

白帝城(다리건너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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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성루(白帝城樓) - 두보(杜甫)

                배제성루에서

 

 

江度寒山閣(강도한산각) : 강은 겨울 산 누각 옆을 지나고

城高絕塞樓(성고절새루) : 성은 높아 변방의 보루에 우뚝하다

翠屏宜晚對(취병의만대) : 푸른 병풍 같은 산 늦도록 마주할만하고

白谷會深遊(백곡회심유) : 하얀 계곡은 모여 오래 놀기 좋아라.

急急能鳴雁(급급능명안) : 급하게 울음 우는 기러기

輕輕不下鷗(경경불하구) : 가볍게 내려오지 않는 갈매기

彝陵春色起(이릉춘색기) : 이릉에는 봄빛이 시작되니

漸擬放扁舟(점의방편주) : 차차 작은 배나 띄어볼까

 

 

장강(長江) 삼협(三峽)의 초입에 우뚝 솟은 백제성(白帝城) 삼국지(三國志)의 유비(劉備)가 최후를 맞은 곳으로 유명하다. 두보(杜甫)도 이 근처에서 1년여를 기거하며 많은 시작(詩作)을 하였는데, 이 시도 그 중 하나이다. 시인은 백제성(白帝城)의 한 누대(樓臺)서 아래로 강을, 위로는 성()을 바라본다. 강은 겨울 산의 누각(樓閣)을 건너 어디론가 흘러간다. 시인이 머물고 있는 누대(樓臺)는 절벽 높이 솟아 있지만, 백제성(白帝城)은 이보다도 더 높은 곳에 있다.

 

여기까지는 웅장하고 험준한 주변의 경관에 대한 묘사로 그다지 운치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운치는 다음 대목에서 제대로 나타난다. 푸른 병풍(翠屛)은 병풍처럼 둘러 쳐진 푸른 산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이러한 산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으므로, 아침에 해 뜨자마자 시작해서 저녁에 해 저물 때까지 보아야 마땅하다는 시인의 말에는 그야말로 운치가 넘쳐난다. 산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온종일 보아야 한다고 했을까? 산뿐만이 아니다. 골짜기는 골짜기대로 운치가 산 못지않다. 하얀 물살의 골짜기는 반드시 초입부터 깊숙한 곳 까지 샅샅이 다니며 노닐어야 한다고 시인은 일갈한다. 골짜기의 매력을 이 이상 어떻게 더 잘 나타낼 수 있단 말인가?

백제성에서 본 삼협

누대(樓臺) 주변으로 기러기와 갈매기가 날고 있다. 기러기는 고향 소식을 연상시키고, 갈매기는 유유자적하는 은자(隱者)를 떠오르게 한다. 고향 소식 전하는 기러기는 부지런히 날아야 하고(急急), 욕심 비운 갈매기는 가벼워서(輕輕) 내려앉지 않아도 된다. 참으로 멋진 표현이다. 바야흐로 봄이 와서 꽃이 피어나는 광경을 작은 쪽배가 물살을 가르고 퍼져 나가는 모습에 비유한 것 또한 절묘하기 그지없다.

 

유가(儒家)의 예법(禮法)을 강학(講學)하던 서원(書院)의 엄격한 분위기가, 운치 있는 시구(詩句)를 인용해서 이름을 붙인 만대루(晩對樓)로 인해 한층 부드러워지지 않는가?

 

 

* 백제성최고루(白帝城最高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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