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기이십이백이십운(寄李十二白二十韻) - 두보(杜甫)
이백에게 이십 운 시를 지어 보내다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 옛날 광객 한 사람 있어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 그대를 귀양 온 적선(謫仙)이라 불렀는데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을 대면 비바람이 놀라는 듯하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詩를 보면 귀신들도 울 것이라 했지.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 이로부터 명성이 크게 일어나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숨은 재주 일조(一朝)에 피어났으니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아름다운 문장으로 황제의 은총을 받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륜 : 세상에 전하는 글은 비길 데가 없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가 백련지(白蓮池)에 배 띄워 노닐 때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으뜸가는 시를 지어 비단도포 받았는데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날 밝아 궁궐 깊은 곳에 들어서자
靑雲滿後塵(청운만후진 : 뒤따르는 고관들이 가득 했었느니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가길 청하여 황제의 윤허 받고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 오랜 친구처럼 대해 주었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숨어 지낼 뜻 없는 것 아니었지만
兼全寵辱身(겸전총욕신 : 옛 뜻 잊지 않고 총욕(寵辱)이 엉킨 몸 보존함이여.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고담(高談)을 펴 야일(野逸)을 측은해 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즐겨 천진(天眞)을 드러냈으니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梁園)에서 춤추던 밤과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거닐면서 노래한 사수(泗水)의 봄날!
才高心不展(재고심부전 : 재주 높아도 그 뜻을 펼 길이 없고
道屈善無鄰(도굴선무린 : 道가 막혀 착함에도 이웃이 없어라.
處士禰衡俊(처사예형준 : 처사로는 영특하기가 예형(禰衡)이 분명한데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제생(諸生)에선 가난한 원헌(原憲)이어서
稻粱求未足(도량구미족 : 식량마저 넉넉히는 못 구한 몸이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거짓과 비방, 참언은 어찌나 잦은지?
五嶺炎蒸地(오령담증지 : 오령(五嶺)의 찌는 듯이 무더운 고장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머나먼 삼위(三危)에 추방된 신하 됐으니
幾年遭鵩鳥(기년조복조 : 복조(鵩鳥)는 그 언제 만났음이라?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홀로 기린각을 향하여 눈물 흘렸노라.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소무(蘇武) 먼저 한(漢)으로 돌아갔어도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황공(黃公)이야 어떻게 진(秦)을 섬기리?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楚)나라 잔치에 단술이 없다고 떠나간 그가
梁獄上書辰(양옥상서진 : 양(梁)의 옥중에 글을 바칠 몸이 될 줄이야!
已用當時法(이용당시법 : 그게 모두 당시의 법이었다 해도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지금 의로움을 말해줄 수 있으리.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어서 시를 읊조리니 가을밤 달 밝은데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병든 몸 일으켜 해지는 강가에서 그대를 생각하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 멀리 있음을 원망하지 말게 나
乘槎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을 타고 은하수에 올라 그대 운명을 물으리.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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