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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남정(南征)

by 산산바다 2020. 12. 14.

산과바다

春岸桃花水(춘안도화수) : 봄 언덕에 복숭아꽃에 물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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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정(南征) - 두보(杜甫)

                  남으로 원정 가며

 

 

春岸桃花水(춘안도화수) : 봄 언덕에 복숭아꽃에 물들고

雲帆楓樹林(운범풍수림) : 흰빛 돛을 달고 단풍 숲을 간다.

偸生長避地(투생장피지) : 살기 위해 오랫동안 난리 난 땅 피해

適遠更霑襟(적원경점금) : 멀리 떠나며 다시 옷깃에 눈물 적신다.

老病南征日(노병남정일) : 늙고 병들어 남으로 가는 날

君恩北望心(군은배망심) : 임금의 은혜에 북녘을 바라보는 마음

百年歌自苦(백년가자고) : 백년 한 평생 노래가 스스로 괴롭고

未見有知音(미견유지음) : 참된 친구는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도다.

 

 

* 南征(남정) : 남행(南行). 주역(周易승괘(升卦)에서 元亨. 用見大人, 勿恤, 南征吉(승은 크게 형통하니 이로써 대인을 보되 근심 하지 말고 남쪽으로 가면 길하다)’이라고 했다. 왕일(王逸)초사(楚辭이소(離騷)가운데 濟沅湘以南征兮, 就重華而陳詞(원수와 상수 건너 남쪽으로 멀리 가서 / 순임금 앞으로 나아가 말씀을 늘어놓네)’라고 한 구절에 주를 달아 征行也(‘이다)’라고 했다.

* 桃花水(도화수) : 봄날 복사꽃이 필 무렵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얼음이나 눈이 녹아 물이 불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 雲帆(운범) : 흰빛의 돛을 가리킨다. 배를 이르기도 한다. ‘운범(雲颿)’으로도 쓴다.

* 偸生(투생) : 구차하게 삶을 구하다. 순자(荀子영욕(榮辱)에서 今夫偸生淺知之屬, 曾此而不知也(지금 구차하게 삶을 구하는 아는 것도 별로 없는 부류들은 이를 알지 못한다).’라고 했다. ‘투생(婾生)’으로도 쓴다.

* 避地(피지) : 난리를 피해 거처를 옮기다. 은거(隱居)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피지(避墬)로도 쓴다.

* 適遠(적원) : 먼 곳으로 가다. 육유(陸游)老學庵筆記에서 古蓋謂適遠爲陟(옛날에는 멀리 가는 것을 ()’이라고 했다)’이라고 했다.

* 沾襟(점금) : 옷깃을 적시다. 낙심하여 우는 것을 가리킨다. 백거이(白居易)慈烏夜啼란 시에서 夜夜夜半啼, 聞者爲沾襟(밤이면 밤마다 한밤까지 울어 / 듣는 이 옷깃을 적시게 하네)’이라고 읊었다.

* 知音(지음) : 거문고를 잘 타는 백아(伯牙)에게 음률을 잘 아는 종자기(鍾子期)란 친구가 있었다. 백아는 오직 종자기 한 사람만이 자기의 연주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고, 자기가 만들어내는 음률을 통해 마음의 소리까지 설명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한번은 백아가 먼곳을 다녀와서 종자기를 찾아갔는데 그의 아내가 울면서 종자기는 이미 세상을 떠나 마안산(馬鞍山)에 묻혔다고 말했다. 이에 백아는 종자기의 묘를 찾아가 한곡을 연주한 후에 거문고를 땅바닥에 던져 부셔버리고는 이후로 두 번 다시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고부터음을 알다라는 뜻의 ‘지음(知音)’이 막역한 벗을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

 

대력(大曆) 4(769) , 두보가 악양(岳陽)을 거쳐 장사(長沙)로 가는 도중에 지었다고 전한다. 세상을 뜨기 불과 한 해전이다. 이때 두보는 배 한척에 몸을 싣고 말 그대로 표류하듯 말년의 삶을 견뎌내고 있었다.

偸生老病두 마디에 마음이 무겁더니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知音이란 말에서 그만 위태롭던 줄 하나가 뚝 소리를 내며 끊어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진정한 벗 하나만 얻어도 잘못 산 삶이 아니라고 했는데 세상을 뜨기 한 해 전까지 사람 만나지 못한 것을 탄식해야했으니 그것이 어찌 꼭 세상 탓일 수 만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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