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곡강대주(曲江對酒) - 두보(杜甫)
곡강에서 술을 마시며
苑外江頭坐不歸(원외강두좌불귀) : 부용원 밖 곡강 가에 앉아 돌아갈 줄 모르고 있노라니
水精宮殿轉霏微(수정궁전전비미) : 수정궁전(水精宮殿)은 점차 흐릿해지네.
桃花細逐楊花落(도화세축양화락) : 복사꽃은 드물게 버들개지 따라 떨어지고
黃鳥時兼白鳥飛(황조시겸백조비) : 꾀꼬리는 때때로 하얀 새들과 함께 날아다닌다.
縱飲久判人共棄(종음구판인공기) : 제멋대로 마시는 것은 사람들에게 버림받길 원하기 때문이고
懶朝真與世相違(나조진여세상위) : 조정의 일에 게으른 것은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吏情更覺滄洲遠(이정경각창주원) : 벼슬하면서 더욱 창주(滄洲)가 멀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老大徒傷未拂衣(노대도상미불의) : 늙어버렸음을 슬퍼하면서도 벼슬을 떨치고 떠나지 못한다네.
* 曲江(곡강) : 장안성의 남쪽(지금의 산시성 서안)에 위치한 강.
* 苑(원) : 부용원(芙蓉苑)을 말한다. 곡강 서남쪽에 있으며 황제의 비(妃)가 놀던 곳이다.
* 水精宮殿(수정궁전) : 수정궁전(水晶宫殿). 부용원(芙蓉苑) 안에 있는 궁전을 말한다.
* 霏微(비미) : 비비(霏霏), 안개 속에 흐릿한 모양.
* 楊花(양화) : 버드나무의 꽃, 버들개지.
* 縦飲(종음) : 제멋대로 마시다.
* 久判(구판) : 자포자기하다.
* 懶朝(나조) : 조정 일에 게으름.
* 吏情(이정) : 관리로서의 마음.
* 滄洲(창주) : 동쪽 바다 가운데 있는 신선이 사는 곳. 창랑주(滄浪洲).<동방삭(東方朔) 신이경(神異經)>. 중국에서 수만리 떨어진 바다 가운데에 신선들이 살고 있는 섬으로 불로불사의 낙원으로 전해진다.
* 老大徒傷(노대도상) : 젊었을 때 세월을 허송한 채 벼슬아치로 늙어가며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 (老大悲)
건원 원년(758) 47세 때 장안에서 지은 시이다. 두보는 이때 좌습유라는 간관직에 있었지만 그의 뜻을 펼 수 없어서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부용원 밖 곡강 가에서 술을 마시며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관직을 버리고 깨달음을 찾으러 가고 싶다는 마음을 읊은 시이다.
곡강(曲江)에 관한 두보의 시에는 ‘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로 유명한 곡강 2수(曲江 二首)와 곡강대우(曲江對雨), 구일곡강(九日曲江) 등이 있으며 곡강을 지나면서 옛 궁전과 양귀비에 대하여 읊었던 애강두(哀江頭)가 있다.
* 곡강(曲江)에 관한 두보의 시
* 曲江二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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