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형화(螢火) - 두보(杜甫)
반딧불
幸因腐草出(행인부초출) : 썩은 풀에서 요행히 생겼으니
敢近太陽飛(감근태양비) : 감히 태양 가까이에 어찌 날으랴.
未足臨書卷(미족임서권) : 책을 비추기에도 족하지 않지만
時能點客衣(시능점객의) : 때론 용케도 나그네의 옷에 불을 켠다네.
隨風隔幔小(수풍격만소) : 바람에 날려 휘장 밖에서 작아지더니
帶雨傍林微(대우방림미) : 비에 젖어 숲 곁에서 희미해지네.
十月清霜重(시월청상중) : 시월에 된 서리 내리면
飄零何處歸(표령하처귀) : 영락한 몸 어디로 가려는가?
* 螢火(형화) : 반딧불.
* 幸(행) : 요행. 다행히.
* 腐草(부초) : 썩은 풀.
* 臨書卷(임서권) : 책을 비춤. 서권(書卷)은 책. 동진(東晋) 때 사람이었던 차윤(車胤)이 어릴 때부터 학문을 좋아하였으나, 가난하여 기름을 사지 못해 밤에는 공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름밤이 되면 명주 주머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들을 잡아넣고 그 빛으로 공부를 했다.
* 時(시) : 이따금. 간혹.
* 点客衣(점객의) : 나그네의 옷에 점을 남긴다.
* 帶雨(대우) : 가벼운 비에 젖다.
* 幔(만) :휘장. 천막 .
* 飄零(표령) : 영락하다. 몰락하다. (꽃잎 따위가) 우수수 떨어지다.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59) 가을에 지은 오언율시(五言律詩)이다.
당나라 말기 개원의 치를 이끌었던 현종은 양귀비에 빠져서 정치를 고력사 등의 환관들에게 넘겼고, 이로 인해 양국충 등의 외척과 환관들의 본격적인 환관과 외척의정치가 시작되었다. 환관과 외척들의 전횡과 부패 속에서 제도와 관리들은 타락할 수밖에 없었으며, 권력 다툼은 결국 755년 안녹산에게 난을 일으킬 명분을 주게 되었다. 두보가 이러한 부패된 정치에 불만을 느끼고 환관들을 반딧불에 비유하여 신랄하게 풍자한 시이다.
* 두보의 <반딧불을 보고> : 見螢火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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