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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聖 杜甫 詩

거촉(去蜀)

by 산산바다 2020. 12. 13.

산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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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촉(去蜀) - 두보(杜甫)

                   촉을 떠나며

 

 

五裁客蜀郡(오재객촉군) : 성도에서 객으로 다섯 해를 보냈고

一年居梓州(일년거재주) : 재주에서 또 다시 한 해 보냈네.

如何關塞阻(여하관새조) : 요새와 산 속 길 험한 것을 모르고

轉作瀟湘游(전작소상유) : 어찌하여 또 다시 소상의 객 되었나.

世事已黃髮(세사이황발) : 돌아보니 이룬 것 없이 늙어버린 몸뚱이

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 남은 날 물새처럼 강을 따라 흘러가네.

安危大臣在(안위대신재) : 나라의 안위야 권신들이 걱정해야 할 일인데

不必泪長流(불필누장류) : 늙은이가 쓸 데 없이 눈물 훔치며 울고 있네.

 

 

* 去蜀(거촉) : (현재의 쓰촨四川)을 떠나다. 여기에서는 그보다 더 좁게 성도(成都)로 읽었다.

* 蜀郡(촉군) : 진(秦)나라가 촉국(蜀國)을 멸한 뒤 촉군을 설치했다. 이것도 여기서는 성도(成都)로 읽었다. 두보는 숙종(肅宗) 상원(上元) 원년(760) 성도에 있는 초당사(草堂寺)에서 지내다가 완화계 인근에 새로 초당을 지어 옮겨 살았고, 대종(代宗) 영태(永泰) 원년(765) 5, 촉을 떠나기까지 도합 6년을 살았는데 그 중 1년은 재주(梓州)와 낭주(閬州) 등을 떠돌았으므로 성도에서 살았던 기간은 5년인 셈이다.

* 梓州(재주) : 지명(현재의 쓰촨四川 삼대三台). 숙종 건원(乾元) 원년(858) 재동군(梓潼郡)을 재주(梓州)로 바꿨다.

* 如何(여하) : 생각도 못하다(= 豈料).

* 關塞(관새) : 변경. 변경에 있는 관문.

두보(杜甫)傷春이란 시에서 關塞三千里, 烟花一萬重(변경의 요새는 멀고 먼 데 있고 / 봄날 핀 꽃들은 겹겹이 겹쳐 있네)’이라고 읊었다.

* 瀟湘(소상) : 후난(湖南) 경내에 있는 2대 하천 소강(瀟江)과 상수(湘水)의 병칭으로 여기서는 후난(湖南) 일대의 지역을 가리킨다.

* () : ‘으로 쓴 자료도 있다.

* 黃髮(황발) : 노인 또는 노인의 백발을 가리킨다.

도잠(陶潛)桃花源記에서 黃髮垂髫, 并怡然自樂(노인들과 아이들이 모두 기뻐하며 즐거워했다).’이라고 했다.

* 殘生(잔생) : 여생. 남은 생명(생애).

* 大臣(대신) : 조정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이들을 가리킨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대종(代宗) 영태(永泰) 원년(765) 4, 두보의 후원자이자 검남절도사 겸 성도부윤이던 엄무(嚴武) 세상을 뜨자 依支處를 잃은 두보는 5월에 일가를 이끌고 배에 올라 성도를 떴다. ‘去蜀’이란 제목을 붙인 까닭이다.

 

엄무가 살아 있을 때 곤궁한 처지에 놓인 두보를 위해 절도참모인 검교공부원외랑이라는 자리를 두보에게 주었다. 그러나 엄무 밑에서 일하던 다른 사람들이 강직한 성격의 두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때로는 두보를 헐뜯고 조롱하는 일들까지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염증을 느낀 두보는 오래잖아 일을 그만두고 완화계 근처에 마련한 초당으로 돌아갔다. 엄무가 살아 있을 때도 자리 하나 지키기가 어려웠던 마당에 엄무가 떠난 이상 성도에 머물러 지낼 이유가 없다고 본 두보는 일가를 이끌고 배에 올라 동쪽으로 향했다. 외숙 최위(崔偉)와 평소 교유가 있던 위지진(韋之晉), 배규(裴虬) 같은 사람들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배 위에서 지난날들을 돌이켜보았더니 이룬 것 없이 흘러간 세월만 눈에 밟히고 남은 생도 그다지 바랄 게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던지 두보는 끝내 눈물을 훔치며 마지막 두 구절을 피를 토하듯 토해낸다.

* 나라의 안위야 권신들이 걱정할 일(安危大臣在)

* 늙은이가 쓸 데 없이 눈물 흘리며 울고 있네(不必泪長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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