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견우직녀(牽牛織女) - 두보(杜甫)
견우와 직녀
牽牛出河西(견우출하서) : 견우성 은하수 서쪽에 떠있고
織女處其東(직녀처기동) : 직녀성은 그 동쪽에 있구나.
萬古永相望(만고영상망) : 만고의 세월 영원히 바라보다
七夕誰見同(칠석수견동) : 칠석날에 같이 있는 것을 누가 보았나.
神光竟難候(신광경난후) : 신비한 빛을 알기 어려우니
此事終朦朧(차사종몽롱) : 이 일은 끝내 몽롱하기만 하여라.
颯然積靈合(삽연적령합) : 삽상하게 신령한 기운 쌓여
何必秋遂通(하필추수통) : 하필 가을에야 서로 만나는가?
亭亭新粧立(정정신장입) : 정정하게 새로 단장한 채로 서서
龍駕具層空(용가구층공) : 화려한 수레가 공중에 갖춰있구나
世人亦爲爾(세인역위이) : 세상 사람들도 직녀 위하여
祈請走兒童(기청주아동) : 빌고 청하느라 아이들을 분주케 한다.
稱家隨豊儉(칭가수풍검) : 부유하고 가난함에 따르고
白屋達公宮(백옥달공궁) : 백성들에서 궁궐 사람들에 까지 이른다.
膳夫翼堂殿(선부익당전) : 선부 익당전에서는
鳴玉凄房櫳(명옥처방롱) : 차가운 방에 옥 패물 소리 울린다.
曝衣遍天下(폭의편천하) : 옷 말리려 천하에 두루 펼치고
曳月揚微風(예월양미풍) : 달 끌어드리려 가는 바람 일으킨다.
蛛絲小人態(주사소인태) : 거미줄 같은 소인배들의 교태로
曲綴瓜果中(곡철과과중) : 과일나무 속에 거미줄을 엮어놓는다.
* 七夕날 전설은 우리가 잘 알듯이 옛날 하늘의 목동인 견우(牽牛)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織女)가 서로 사랑에 빠져 일은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자 화가 난 옥황상제는 그 두 사람을 은하수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놓았고, 두 남녀가 애타게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까치와 까마귀들이 매년 음력 7월 7일 밤(칠석)이 되면 옥황상제 몰래 하늘로 날아가 날개를 펴서 오작교(烏鵲橋)라는 다리를 놓아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준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까치와 까마귀는 모두 머리가 벗어지고, 이날 저녁 두 사람이 만나며 흘린 눈물, 다음날에는 이별을 슬퍼하며 흘린 눈물이 많은 비가 되어 내린다고 한다.
* 견우직녀(牽牛織女) 설화의 발생과 전개
전설의 견우와 직녀는 독수리 별자리의 알타이(Altair) 별과, 거문고 별자리의 베가(Wega) 별을 가리키는 것으로, 원래 은하수의 동쪽과 서쪽의 둑에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두 별은 태양 황도상의 운행 때문에 가을 초저녁에는 서쪽 하늘에 보이고, 겨울에는 태양과 함께 낮에 떠 있고, 봄 초저녁에는 동쪽 하늘에 나타나며, 칠석 때면 천장 부근에서 보게 되므로 마치 1년에 한 번씩 만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이 두 별을 삼성(參星)과 저성(氐星)이라고 불렀습니다.
* 최초로 중국 문헌에 보이는 것은 『詩經』의 「小雅•大东」에 언급된 것인데,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維天有漢, 監亦有光。跂彼織女, 終日七襄。雖則七襄, 不成報章, 睆彼牽牛, 不以服箱。
하늘에는 은하수가 있어 올려보면 빛을 발하고 뒤꿈치 들어 직녀를 바라보니 온종일 일곱 번이나 베틀에 오르네. 비록 일곱 번이나 베틀에 오르지만 필을 이루지는 못하였네. 반짝거리는 저 견우성은 수레를 끌지 않는다네.
이처럼 간단한 글귀가 춘추전국 시대가 지나고 한대 및 위진남북조 시기를 거치면서 그 내용이 좀 더 구체적이면서 현재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그런 완정(完整)한 견우직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견우직녀의 이야기가 최초로 전해진 것은 고구려 시대라고 보는데, 그 근거는 덕흥리 고분벽화의 ‘견우직녀도’를 통해 유추한 것이며, 문헌상 구체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고려말 공민왕 때라고 합니다. 특이 이 당시 견우직녀를 소재로 한 시들이 상당히 유행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