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우부절(雨不絕) - 두보(杜甫)
그치지 않는 비
鳴雨既過漸細微(명우기과점세미) : 천둥치던 비 지나가고 차츰 가늘어지더니
映空搖颺如絲飛(앙공요양여사비) :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실처럼 흔들리며 날리네.
階前短草泥不亂(계전단초니불란) : 섬돌 앞 작은 풀은 흙탕물에 더러워지지 않고
院裏長條風乍稀(원리장조풍사희) : 뜰 안의 긴 가지에 바람이 잠시 잠잠해지네.
舞石旋應將乳子(무석선응장유자) : 제비가 곧 새끼 데리고 날아오르려니
行雲莫自濕仙衣(행운막자습선의) : 신녀(神女)는 자기 옷을 젖게 하지 말지어다.
眼邊江舸何怱促(안변강가하총촉) : 눈앞의 큰 배는 무슨 일이 그리도 급하기에
未待安流逆浪歸(미대안류역랑귀) : 물결 잦기를 기다리지 않고 급물살에 돌아가는가.
* 鳴雨(명우) : =뇌우(雷雨). 천둥소리가 내며 내리는 비.
* 映空(앙공) : 어두컴컴한 하늘.映은 희미할 ‘앙’.
* 搖颺(요양) : 흔들리며 날리다.
* 乍(사) : 잠깐. 잠시.
* 舞石(무석) : 제비. 비바람이 잦아드는 것을 말한다. 상수(湘水) 동쪽에 제비 모양의 바위가 있어 산 이름을 석연산(石燕山)이라고 하였으며, 그 바위의 모습이 혹은 크고 혹은 작아서 모자(母子)와 같고, 비바람이 잦아들면 제비 떼가 날아오르는 듯 보여 춤추는 바위로 표현한 것이다.
* 旋應(선응) : 빠르다. 쉽사리
* 將乳子(장유자) : 새끼를 데려오다. 將(장)은 데려오다. 乳子(유자)는 (제비의) 새끼.
* 行雲(행운) : 지나가는 구름. 무산신녀(巫山神女)를 가리킨다. 무산신녀가 저녁에 비가 된다고 하였으니 비를 그만 내리게 하라는 표현이다.
<무산신녀가 “저는 무산의 남쪽 고악산(高丘山) 험한 곳에 사는데, 아침엔 구름이 되고 저녁엔 비가 되어 아침이면 아침마다 저녁이면 저녁마다 양대(陽臺) 아래에 있을 것입니다.[妾在巫山之陽 高丘之阻 且爲朝雲 暮爲作雨 朝朝暮暮 陽臺之下]”><송옥(宋玉)의 高唐賦(고당부)〉
* 江舸(강가) : 큰 배.
* 怱促(총촉) : 바쁘다. 다급하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曆) 원년(元年) (766) 두보가 55세 때 기주(夔州)에서 지은 시이다. 그 해에 비가 많이 내려 비에 대하여 지은 시가 다수 있다.
비 오는 날 상수(湘水)가에서 강을 바라보며 비 오는 풍경을 묘사한 시로, 석연산(石燕山)과 무산 신녀를 인용하여 비가 그쳐 감을 말하고 거친 강물을 거슬러 가는 배를 근심하며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