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계추강촌(季秋江村) - 두보(杜甫)
늦가을 강촌에서
喬木村墟古(교목촌허고) : 키 큰 나무가 있는 마을은 오랜 시골 모습이니
疏籬野蔓懸(소리야만현) : 성긴 울타리에는 야생 덩굴이 얽혀 있네.
清琴將暇日(청금장가일) : 소박한 거문고를 타면서 한가한 나날을 보내며
白首望霜天(백수망상천) : 백발을 들어서 서리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네.
登俎黃甘重(등조황감중) : 도마 위에 올린 누런 감귤은 묵직해 보이고
支床錦石圓(지상금석원) : 침상을 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돌은 둥글둥글하네.
遠遊雖寂寞(원유수적막) : 멀고 먼 객지라서 비록 적막하지만
難見此山川(난견차산천) : 이런 산천은 어디를 가든 좀체 보기 어려우리.
* 季秋(계추) : 늦가을. 음력 9월.
* 喬木(교목) : 큰키나무.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 자라는 나무. 소나무ㆍ향나무 따위.
* 野蔓(야만) : 들판에서 덩굴져 자라는 풀.
* 清琴(청금) : 素琴으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으며 소금(素琴)은 장식도 없는 소박한 거문고를 말한다.
* 霜天(상천) : 추운 하늘. 서리가 내리는 밤의 하늘.
* 黃甘(황감) : =黃柑. 장강(長江) 이남에서 재배되는 감귤.
* 俎(조) : 도마.
* 錦石(금석) : 아름다운 문양이 있는 돌.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767) 두보의 56세 때 기주(蘷州: 지금의 四川省)의 양서(瀼西)에 살면서 감귤을 수확한 후에 늦가을의 한가로움과 외로움을 읊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