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겸가(蒹葭) - 두보(杜甫)
갈대
摧折不自守(최절부자수) : 스스로 지켜내지 못하여 꺾이었으니
秋風吹若何(추풍취약하) : 가을바람 불어오니 어찌 하려는가.
暫時花戴雪(잠시화대설) : 잠시 눈처럼 하얀 꽃을 이고 있었으나
幾處葉沉波(기처엽침파) : 여기저기 잎사귀 물결에 가라앉네.
體弱春苗早(체약춘묘조) : 봄에 싹을 일찍 틔우니 체질이 약하고
叢長夜露多(총장야로다) : 떨기가 길어 밤이슬에 흠뻑 젖네.
江湖後搖落(강호후요락) : 강호에서는 비록 뒤늦게 시든다 하지만
亦恐歲蹉跎(역공세차타) : 또한 세월 헛되이 보내어 두렵다네.
* 蒹葭(겸가) : 갈대. 물억새라고도 하며 강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 摧折(최절) : 꺽다. 좌절시키다.
* 自守(자수) : 스스로 지키다. 행실이나 말을 제 스스로 조심하여 지킴
* 若何(약하) : 어찌 하려나. 어떠한가.
* 花戴雪(화대설) : 갈대꽃이 회백색이므로 꽃이 필 때 눈을 이고 있는 것 같다는 말.
* 幾處(기처) : 여기저기.
* 沉(침) : 沈과 같다.
* 春苗(춘묘) : 봄날의 어린 묘목.
* 江湖(강호) : 남쪽지방.
* 蹉跎(차타) : 세월을 헛되이 보내다. 시기를 놓치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건원(乾元) 2년(759) 두보의 48세 때 진주(秦州)에서 지은 시이다. 두보는 건원 원년 6월에 조정의 좌습유직에서 화주(華州)의 사공참군(司功參軍)으로 좌천되고 건원 2년 7월에 대기근으로 관직을 버리고 가족을 데리고 진주(秦州)와 동곡(同谷)을 유랑하였다.
이 시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모하면서도 가까이 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시경의 갈대(蒹葭)를 인용하여 벼슬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갈대와 비교하였으며 강호에서는 갈대가 늦게 지는 것을 비유하여 자신의 작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시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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