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맹동(孟冬) - 두보(杜甫)
초겨울
殊俗還多事(수속환다사) : 풍속이 달라 도리어 일이 많으니
方冬變所為(방동변소위) : 바야흐로 겨울에 하는 일이 변한다네.
破甘霜落爪(파감상락조) : 감귤을 깨뜨리니 서리가 손톱 위에 떨어지고
嘗稻雪翻匙(상도설번시) : 햅쌀을 맛보니 흰 눈처럼 숟가락에서 날리네.
巫峽寒都薄(무협한도박) : 무협(巫峽)의 추위가 모두 옅어지니
烏蠻瘴遠隨(오만장원수) : 오만(烏蠻)에서 축축한 기운이 멀리서 따라오네.
終然減灘瀨(종연감탄뢰) : 마침내 여울의 물이 줄어지니
暫喜息蛟螭(잠희식교리) : 교룡이 쉬고 있음을 잠시 기뻐한다네.
* 孟冬(맹동) : 초겨울. 음력(陰曆) 시월(十月)을 달리 일컫는 말.
* 殊俗(수속) : 습관이나 풍속 등이 다름. 장안과 풍속이 다르다는 의미.
* 還(환) : 도리어.
* 方冬(방동) : 바야흐로 겨울. 음력 10월의 다른 이름.
* 甘(감) : 황감(黄柑). 장강(長江) 이남에서 재배되는 감귤.
* 翻匙(번시) : 숟가락에 날리다. 匙(시)는 숟가락.
* 巫峽(무협) : 장강삼협(長江三峽)의 하나로 삼협은 瞿塘峽(구당협), 巫峽(무협), 西陵峽(서릉협)을 말하는데 모두 기주(夔州)에 있다.
* 烏蠻(오만) : 고대 중국의 서남쪽에 있던 민족을 말한다.
* 瘴(장) : 장기(瘴氣).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
* 灘瀨(탄뢰) : 여울.
* 蛟螭(교리) : 교룡(蛟龍). 전설상의 뿔 없는 용으로 교룡이 구름과 비를 얻으면 못 속에 숨어있지 않고 승천(昇天)하며, 교룡이 난폭하게 날뛰면 홍수가 일어난다고 한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2년(767) 두보가 56세 때 기주(蘷州) 동둔(東屯)에서 지은 시이다. 당시 두보는 최간(崔旰)이 일으킨 전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성도에 두고 기주에 머물렀었다.
농사가 끝난 초겨울 기주에서 감귤과 햅쌀을 맛보며 추위가 왔음을 느끼고 여울의 물이 줄어드니 교룡이 날뛰지 않아 이제 수해 걱정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초겨울을 맞는 느낌을 읊은 시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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