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성도부(成都府) - 두보(杜甫)
성도부
翳翳桑楡日(예예상유일) : 뽕나무, 느릅나무 사이로 해는 어둑한데
照我征衣裳(조아정의상) : 길 떠난 나그네, 나의 옷깃을 비추는구나.
我行山川異(아항산천리) : 내가 걷는 길은 산천도 다르고
忽在天一方(홀재천일방) : 문득 나는 먼 하늘 한 곳, 여기에 있도다.
但逢新人民(단봉신인민) : 오직 만나는 이는 낯 설은 사람들
未卜見故鄕(미복견고향) : 고향 다시 볼 일은 첨칠 수도 없도다.
大江東流去(대강동류거) : 큰 강물은 동으로 흘러가는데
遊子日月長(유자일월장) : 떠도는 나그네 길은 멀기만 하여라.
曾城塡華屋(증성전화옥) : 층진 성채에는 화려한 집들 가득하고
季冬樹木蒼(계동수목창) : 마지막 겨울인데도 나무는 푸르기만 하다.
喧然名都會(훤연명도회) : 이름 난 도회는 소란하여
吹簫間笙簧(취소간생황) : 생황소리에 퉁소소리까지 들려온다.
信美無與適(신미무여적) : 참으로 아름다워도 함께 갈사람 없어
側身望川梁(측신망천량) : 몸을 옆으로 누워 냇물과 다리를 바라본다.
鳥雀夜各歸(조작야각귀) : 참새도 저녁에는 각자가 돌아가는데
中原杳茫茫(중원묘망망) : 중원은 아득하고 멀기만 하여라.
初月出不高(초월출부고) : 초승달이 떠도 높지가 않고
衆星尙爭光(중성상쟁광) : 뭇별들은 아직도 밝은 빛을 다툰다.
自古有羇旅(자고유기려) : 예부터 나그네야 있겠지만
我何苦哀傷(아하고애상) : 나는 어찌 이리도 고통스럽게 애달파하는가?
* 성도부(成都府)는 성도기행십이수(成都紀行十二首) 중 제12수로 마지막 시이다.
두보는 도회지인 청두에 이르러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중원은 멀어 아득하고 여전히 ‘뭇 별이 오히려 빛을 다투는’ 혼란스런 세상이지만, 떠도는 사람이란 예로부터 있었으니 나 자신만 떠돌고 있다고 여겨 심하게 슬퍼할 것은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갓 나온 달이 채 높지 못하여, 뭇 별이 오히려 빛을 다툰다.”는 것은 당나라 숙종이 왕위에 오른 초기에 도적들이 잠잠해지지 않은 상황을 말한 것이다.
두보는 쓰촨성 청두시(成都市) 서쪽 교외 금강(錦江)의 지류인 완화계(浣花溪)에 초당을 짓고 일시 안주하게 된다. 그 초당을 완화초당(浣花草堂)이라 부른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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