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검문(劍門) - 두보(杜甫)
검문산
惟天有設險(유천유설험) : 하늘이 세상에 험준한 곳을 만들었으니
劍門天下壯(검문천하장) : 검문(劍門)의 험난함은 천하의 장관이라.
連山抱西南(연산포서남) : 이어진 산들은 서남쪽을 감싸고
石角皆北向(석각개북향) : 바위의 모서리는 모두 북쪽을 향해 있네.
兩崖崇墉倚(양애숭용의) : 양쪽 벼랑은 높은 벽이 서로 기댄 듯하고
刻畵城郭狀(각화성곽상) : 모양과 형세는 성곽의 모습과 비슷해라
一夫怒臨關(일부노임관) : 한 사람이 용맹을 떨치며 관문을 지키면
百萬未可傍(백만미가방) : 백만의 군사라 할지라도 가까이 갈 수 없어라
珠玉走中原(주옥주중원) : 촉(蜀) 지방의 보물과 재물이 중원으로 흘러가니
岷峨氣凄愴(민아기처창) : 민산(岷山)과 아미산(峨眉山)마저 기색이 창백해지네.
三皇五帝前(삼황오제전) : 생각해 보면 삼황과 오제의 시대에는
鷄犬各相放(계견각상방) : 닭과 개를 놓아기르면서도 싸움이 없었지
後王尙柔遠(후왕상유원) : 후세의 왕들이 국경을 넓히면서
職貢道已喪(직공도이상) : 본래 있던 직공의 도리가 벌써 없어졌어라
至今英雄人(지금영웅인) : 지금까지 촉(蜀) 지방의 영웅들
高視見霸王(고시견패왕) : 오만하게 패자(霸者)나 왕자(王者)를 자칭했었지
井呑與割據(정탄여할거) : 왕자는 병탄하고 패자는 할거 하며
極力不相讓(극력불상양) : 힘을 다하여 중원과 항쟁하였네.
吾將罪眞宰(오장죄진재) : 내 장차 조물주에게 죄를 물어
意欲鏟疊嶂(의욕산첩장) : 첩첩의 산들을 깎아 평평히 하고 싶어라
恐此復偶然(공차부우연) : 할거하는 사람이 우연히 다시 있을까 두려워
臨風黙惆悵(임풍묵추창) : 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슬퍼하노라.
* 검문(劒門)은 성도기행십이수(成都紀行十二首) 중 제10수이다. 검문은 검각(劍閣)이라고도 한다.
지금의 쓰촨성 검각현(劍閣縣)에 있는 검문관(劍門關)을 가리킨다. 아스라한 절벽이 중간에 끊겨 문을 열어둔 듯하고 마치 칼을 꽂아놓은 듯하다. 삼국시대 촉(蜀)의 강유(姜維)가 위(魏)의 종회(鍾會)를 막아낸 천연의 요새이다.
* 劍門(검문) : 劍門山(검문산) 또는 大劍山(대검산)이라고도 하며 사천성 劍閣縣(검각현) 동북에 소재하는데 예부터 關中(관중)에서 蜀(촉) 지방으로 들어가는 요로로 산의 중간에 갈라진 부분이 있는데 양쪽에 절벽이 구름 속으로 치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검으로 세워진 문과 같아 검문이라 하였는데 삼국시대 제갈량이 북벌을 하러 이곳을 지나가면서 관문을 설치해 劍門關(검문관)이라 하였다.
* 위 詩는 759년 12월 두보가 동곡에서 성도로 가는 도중에 검문에서 지은 詩로 먼저 검문의 험난함을 묘사하고 여기에 시상을 더 전개해 이를 요새삼아 영웅이 할거할 것을 염려하였는데
* 11句의 三皇(삼황)은 伏羲氏(복희씨) 神農氏(신농씨) 燧人氏(수인씨)이고 五帝(오제)는 黃帝(황제) 顓頊(전욱) 帝嚳(제곡) 唐堯(당요) 虞舜(우순)으로 고대 전설속의 제왕을 말하고
* 14句의 職貢(직공)은 고대의 번국이나 이웃나라가 중국의 조정에 일정한 때에 올리는 공납으로 원래는 관직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재능으로 직책(職)을 맡고 토지가 있는 사람은 공물(貢)을 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말이며
* 15句의 英雄人(영웅인)은 公孫述(공손술)이나 劉備(유비) 등 지방 할거세력을 말하며
* 19句의 眞宰(진재)는 우주의 主宰(주재)로 조물주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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