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여야서회(旅夜書懷) - 두보(杜甫)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 강 언덕의 여린 풀 위로 미풍이 불고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 곧게 솟은 돛을 단 밤배는 홀로 정박해 있다.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 별빛 드리우니 평야가 드넓고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 달빛 일렁이니 양자강이 흐르는구나.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 이름이 어찌 문장으로 드러나랴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 벼슬길은 늙고 병들었으니 응당 그만두어야지.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 정처 없이 떠도는 내 신세 무엇과 같다 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 천지간의 한 마리 갈매기라네.
[通釋] 강가 언덕에는 산들바람이 불어 여린 풀을 흔드는데, 높다랗게 돛대를 세우고 정박해 있는 배 안에서 나만이 홀로 깨어 있다. 낮게 드리운 별빛에 평야는 드넓게 펼쳐져 있음을 알겠고, 물결 따라 달빛이 일렁이는 것을 보니 양자강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으니 어찌 문장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나는 여전히 뜻을 펼치고자 하지만, 늙고 병들었으니 그만두어야겠지. 아! 바람처럼 떠도는 이 신세, 무엇에다 비할 수 있을까? 천지간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저 물새와 같을까?
[解題] 두보(杜甫)는 대종(代宗) 영태(永泰) 원년(元年:765) 1월 엄무(嚴武) 막하의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을 사직하였는데, 4월에 엄무가 죽는다. 이에 두보(杜甫)는 5월 가족을 데리고 성도의 초당을 떠나 배를 타고 중경으로 간다. 이후 몇 년간 정처 없는 선상생활을 하는데, 이 시는 이 시기에 지은 54세 때의 작품이다. 이후로도 선상생활을 계속하는데, 두보(杜甫)는 결국 동정호 근처까지 배를 타고 갔다가 5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앞의 4구는 나그네가 되어 정박한 곳의 밤경치를 묘사함으로써 제목의 ‘旅夜(여야)’를 이끌어내었고, 뒤의 4구는 이러한 경치에 감발되어 자신의 신세에 대해 기술함으로써 ‘書懷(서회)’를 이끌어내었다. 이 작품은 큰 풍경 속에 여린 풀[細草(세초)], 갈매기[沙鷗(사구)]와 같은 초라한 존재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신의 처지가 고단하고 외롭다는 것을 표현하였고, 제5·6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없어 문장만으로는 명성을 얻을 수 없음과,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공부원외랑 자리마저 사직한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분을 담아내고 있다. 제5구는 경세에 대한 뜻이 실현되지 못한 채 문장으로만 알려진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 危檣(위장) : 곧게 솟은 돛대이다. ‘危’는 곧게 높이 뻗은 것을 말한다.
* 垂(수) : ‘臨’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大江(대강) : 양자강을 지칭한다. 長江(장강)
* 應(응) : ‘因’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沙鷗(사구) : 강가 모래톱의 물새를 말한다.
* 장강(長江) : 또는 양쯔 강(양자강)은 중국 대륙 중앙부를 흐르는 강이다. 나일 강과 아마존 강에 이어 길이가 긴 강으로, 아시아의 하천 중에서는 최장 길이로 알려져 있다. 장강 유역에는 청두, 충칭, 우한 등의 중요 공업도시, 난징, 상하이 등의 상업도시를 포함한 중국의 19의 성(시, 자치구)이 있고, 전 유역의 인구는 4억 5000만에 달하고 있다. 예부터 수상 교역이 번성했던 화중에서도 중심 교통로로 이용되어 왔다. 큰 하천을 일컫는 일반명사인 강(江)은 원래 이 강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였다.<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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