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춘일행(春日行) - 이백(李白)
봄날의 즐거움(임금님의 사랑놀이를 稱頌하다)
深宮高樓入紫淸(심궁고루입자청) : 구중심처 높은 누대, 하늘을 찌르고
金作蛟龍盤繡楹(금작교룡반수영) : 금빛 교룡은 조각 기둥을 감쌌다.
佳人當窗弄白日(가인당창농백일) : 미인은 창가에서 햇빛을 즐기다가
絃作手語彈鳴箏(현작수어탄명쟁) : 줄 위에 마음 실어 쟁(箏)을 퉁겨본다.
春風吹落君王耳(춘풍취락군왕이) : 봄바람 소리 싣고 군왕 귓전 스치니
此曲乃是昇天行(차곡내시승천행) : 이 곡이 바로 승천행(昇天行)이라.
因出天池泛蓬瀛(인출천지범봉영) : 내쳐 연못에 나가 신산(神山) 옆에 배 띄우니
樓船蹙沓波浪驚(루선축답파랑경) : 늘어선 높다란 배, 물결 철썩인다.
三千雙蛾獻歌笑(삼천쌍아헌가소) : 어여쁜 삼천 궁녀들 노래와 웃음 바치고
撾鍾考鼓宮殿傾(과종고고궁전경) : 종치고 북 울리니 온 대궐이 기울도다.
萬姓聚舞歌太平(만성취무가태평) : 만백성 모여 춤추고 태평을 노래하니
我無爲(아무위) : 나 가만히 있어도
人自寧(인자녕) : 다들 절로 평안하다.
三十六帝欲相迎(삼십육제욕상영) : 서른여섯 하늘 임금이 앞 다투어 맞이하고
仙人飄翩下雲軿(선인표편하운병) : 신선이 훨훨 날며 구름수레 몰아와도
帝不去(제불거) : 황제는 안 떠나고
留鎬京(류호경) : 호경(鎬京)에 남아 있다.
安能爲軒轅(안능위헌원) : 어이 헌원(軒轅)이 되어
獨往入窅冥(독왕입요명) : 혼자만 오묘한 경지에 들 수 있으랴.
小臣拜獻南山壽(소신배헌남산수) : 소신 잔을 올려 만수무강 비옵나니
陛下萬古垂鴻名(폐하만고수홍명) : 폐하의 크신 이름, 만고에 떨치시라.
* 봄날의 즐거움을 노래한 〈춘일행(春日行)〉의 가사를 처음 지은 이는 남조(南朝) 때 포조(鮑照; 421~465 전후)였다. 이백은 시상(詩想)을 더욱 발전시켜 태평성대를 봄날에 비기며 임금의 덕을 송축하였다. 잡곡가사(雜曲歌辭) 중의 하나이다.
* 이백은 두 차례의 장안 생활을 토대로, 번영을 구가하고 있던 성당대(盛唐代) 장안의 모습을 정교하고 생생하게 묘사해내었다. 이 작품에서도 하늘을 찌를 듯이 서 있는 궁궐의 위용과 화려하게 장식된 궐내의 기물들, 가지각색으로 이어지는 군왕의 즐거움, 봄을 맞는 궁궐 안의 정경 묘사 등이 생동한다.
* 다만 이 작품에서의 화려한 궁중 묘사는 군주의 공과 덕을 기리는 장식용이라는 점에서, 봄날 향연에서 제왕의 기분을 돋우기 위해 지은 노래였으리라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 繡(수) : 수놓다. 자수(刺繡)하다. 오색찬란하다. 화려하다. 자수(刺繡). 자수품.
* 將(청할 장) : 원하다. 부탁하다. 청하다. 권하다.
* 繡(수) : 그릇 따위를 뒤집거나 기울여 다 쏟아 내다.
* 紫清 : 指天上。謂神仙居所。唐李白《春日行》:“深宮高樓入紫清,金作蛟龍盤繡楹。”
* 乃是 : 원래〔본래〕 …이다.
* 蓬瀛(봉영) : 봉래산(蓬萊山)과 영주산(瀛州山).
* 蹙沓(축답) : 聚集交會貌。(交會에 집중하는 모양)
唐 李白《春日行》:“因出天池泛蓬瀛,樓船蹙沓波浪驚。”
* 飄翩(표편) : 輕疾飛行貌。(방정맞고 조급하게 나르는 것)
* 輕疾(경질) : 輕佻躁急。(방정맞고 조급한 것)
唐李白《春日行》:“三十六帝欲相迎,仙人飄翩下云軿。”
* 安能 : 어찌…할 수 있겠는가?
* 南山壽 :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는 노래. ≪시경(詩經)≫ 소아(小雅) 녹명지습(鹿鳴之什)의 천보(天保)에 보이는 “남산이 영원한 것과 같이 이지러지지도 무너지지도 않네.
[如南山之壽 不騫不崩]”에서 나온 말. 임금이 베푼 잔치에서 신하가 화답하면서 인용하는 경우가 많음. [유사어] 남산송(南山頌).
* 鴻名(홍명) : 임금의 이름이나 명예. 또는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왕실의 명예나 그 은총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됨.
* 이 詩는 唐 玄宗과 楊貴妃의 사랑놀이를 주제로 한 것으로, 李白이 두 사람의 遊戱의 자리에 불려가 琴曲에 歌詞를 짓는 作詞者 일을 맡아 할 때에 玄宗에게 바친 獻詩로 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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