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별내부징3수(別內赴徵三首) - 이백(李白)
부름에 응하여 집사람과 헤어지며 쓰다
(‘別內赴征’으로도 쓰지만 이때도 독음은 ‘별내부징’이다)
其一
王命三徵去未還(왕명삼징거미환) : 세 번이나 부르는데 안 가볼 수 없어서
明朝離別出吳關(명조이별출오관) : 내일은 밝는 대로 집을 나설 생각이네
白玉高樓看不見(백옥고루간불견) : 백옥 누각에서는 볼래야 볼 수 없을 테니
相思須上望夫山(상사부상망부산) : 그리움 일 때 마다 망부산에 오르겠지
其二
出門妻子强牽衣(출문처자강견의) : 문 나설 때 아내와 아이 내 옷자락 부여잡고
問我西行幾日歸(문아서행기일귀) : 장안 가면 언제쯤 돌아오나 물어보네.
歸時儻佩黃金印(귀시당패황금인) : 돌아올 때 혹시라도 황금인 찰지도 모르는 일
莫學蘇秦不下機(막학소진불하기) : 베틀에서 안 내려온 소진 마누라 닮지 마오.
其三
翡翠爲樓金作梯(비취위루금작제) : 비취로 누각 짓고 금 계단을 달아놓아도
誰人獨宿倚門啼(수인독숙의문제) : 긴 밤을 홀로 새며 문 기대울이 누구인가
夜坐寒燈連曉月(야좌한등연효월) : 밤부터 새벽까지 불 켜두고 잠 못 든채
行行泪盡楚關西(행행누진초관서) : 초관의 서쪽에서 눈물 마를 날 없겠네.
* 王命(왕명) : 칙명(勅命), 곧 임금의 명령을 가리킨다. 이때 이백은 영왕(永王)이린 李璘으로부터 합류 요청을 받고 있었다.
* 三徵(삼징) : 세 차례 부름을 받다. 유비(劉備)가 제갈량(諸葛亮)을 초빙하기 위해 그의 거처로 세 차례나 찾아간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 吳關(오관) : 당(唐)은 통일제국이었다. 여기서는 삼국시대 당시의 오(吳)와 위(魏)의 접경을 말하고 있다. 이백은 이때 여산(廬山)에 머물다 심양(尋陽)에 있는 영왕의 군대에 합류했다.
* 白屋(백옥) : 백옥은 보통 대리석(大理石)을 가리킨다.
* 望夫山(망부산) : 산 이름. 중국 각지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전쟁을 치르러 변경으로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는 고대 여인들의 눈물과 한이 서린 곳이다.
* 西行(서행) : 장안(長安)으로 가는 길을 가리킨다.
* 儻(당) : 만약. 혹시.
* 黃金印(황금인) : 제후, 승상, 대장 등이 허리에 차는 관인(官印)
* 蘇秦不下機(소진불하기) : 전국시대의 유세가 소진(蘇秦)(?~B.C.E. 317?)이 진(秦)나라를 찾아가 계책을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돈만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아내가 베틀에서 내려오지도 않았다는 일화를 인용한 것이다.
* 金作梯(금작제) : 누각에 오르는 계단을 금으로 만들다.
* 이 시를 지은 것은 현종(玄宗) 천보(天寶) 15년(756)이자 태자 이형(李衡)이 제위에 오른 숙종(肅宗) 지덕(至德) 원년이 되는 해로 이백의 나이 쉰여섯이(56세) 되던 해였고 부인 종씨(宗氏)는 마흔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는 이때 종씨(宗氏)와 함께 여산(廬山)의 병풍첩(屛風疊)에 은거해 있다가 영왕(永王) 이린(李璘)의 세 차례에 걸친 합류 요청을 받고 심양(尋陽)에 있던 영왕군에 합류했다.
형편이 어려워지면 총명한 이도 사태를 보는 눈이 흐려지는 모양, 두 번째 시에 담긴 내용으로만 보자면 이백이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그것이 이후 그가 영왕의 모반에 연루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백의 이런 모습을 읽는 것은 새롭다. 그에게서도 여인의 지아비이자 아이의 아비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다. 시 속에 나오는 오관(吳關)과 초관(楚關)은 지명을 특정해서 읽지 않았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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