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문유거마객행(門有車馬客行) - 이백(李白)
문 앞에 말이 모는 수레에 탄 손님
門有車馬賓(門有車馬賓) : 문 앞에 수레 탄 손이 있는데
金鞍耀朱輪(金鞍耀朱輪) : 금 안장에 붉은 바퀴 번쩍거리네.
謂從丹霄落(謂從丹霄落) : 장안에서 내려왔다 얘기하는데
乃是故鄕親(乃是故鄕親) : 이게 바로 고향 친구 아니던가.
呼兒掃中堂(呼兒掃中堂) : 아이 불러 사랑을 쓸게 하고서
坐客論悲辛(坐客論悲辛) : 자리를 권하고 고생담을 나누네.
對酒兩不飮(對酒兩不飮) : 술이 있건마는 아무도 못 마시고
停觴淚盈巾(停觴淚盈巾) : 술잔도 멈춘 채 눈물만 수건을 적시네.
嘆我萬里遊(嘆我萬里遊) : 한탄 커니 나 만리를 떠돌아다니며
飄颻三十春(飄颻三十春) : 삼십 춘추 세월을 날려버리고
空談帝王略(空談帝王略) : 부질없이 제왕의 계책이나 논하다가
紫綬不挂身(紫綬不挂身) : 자줏빛 인끈일랑 차보지도 못했네.
雄劍藏玉匣(雄劍藏玉匣) : 좋은 칼은 옥궤에서 썩고 있고
陰符生素塵(陰符生素塵) : 병서엔 흰 먼지만 쌓이는데
廓落無所合(廓落無所合) : 쓸쓸하게 알아주는 이 없이
流離湘水濱(流離湘水濱) : 상수(湘水)가나 헤매고 다니다니
借問宗黨間(借問宗黨間) : "일가들은 다들 편안하신지?“
多爲泉下人(多爲泉下人) : "거의 다 저승 귀신이 되었지.“
生苦百戰役(生苦百戰役) : 살아서는 갖은 전쟁에 시달리더니
死託萬鬼鄰(死託萬鬼鄰) : 죽어서는 온갖 귀신들과 뒤섞였구먼.
北風揚胡沙(北風揚胡沙) : 북풍이 오랑캐 땅 모래를 휩쓸면
埋翳周與秦(埋翳周與秦) : 주(周)나라 진(秦)나라도 파묻히는 법.
大運且如此(大運且如此) : 세상의 큰 이치 본래 이러하거늘
蒼穹寧匪仁(蒼穹寧匪仁) : 하늘을 어이 어질다 하리.
惻愴竟何道(惻愴竟何道) : 슬퍼하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리오.
存亡任大鈞(存亡任大鈞) : 삶과 죽음일랑 자연에다 맡길 밖에.
* 〈문유만리객행(門有萬里客行)〉이라고도 하며, 조식(曹植 : 192~232)의 작품이 가장 오래 되었다. 고향에서 온 옛 친구나 서울에서 온 나그네에게 소식을 물으면, 그가 도시의 변화나 친구들의 죽음을 소상히 알려주는 내용의 민요로서, 대화의 기법이 특징이다. 조식 이후 육기(陸機; 261~303), 장화(張華; 232~300) 등이 모방하여 지었으며, 상화가사(相和歌辭) 중의 하나이다.
* 해설 - 이 작품은 뜻밖에 찾아온 고향 친구에게 눈물을 흘리며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으로서,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비장감이 넘친다. 주석가들은 오랑캐 모래바람에 주(周)와 진(秦) 같은 큰 나라조차 묻혀버린다는 구절 속에 사사명(史思明)의 난(亂)이 발발하던 국내 사정이 함축되어 있으며, "쓸쓸하게 알아주는 이 없이 상수(湘水)가를 헤매고 다닌다."는 구절로 보아 이 작품은 759년의 영릉(零陵)행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세상의 온갖 변화에 시달리고 앞길마저 막막할 때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던 그가, 이제는 세상 돌아가는 대로 맡겨야겠다는 방임의 상태에 이르렀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혀온 세상에 대해 이제 체념을 말하는 그에게서 어느덧 노년이 느껴진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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