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월중람고(越中覽古) - 이백(李白)
월나라에서 옛 일을 회고하다
越王句踐破吳歸(월왕구천파오귀) : 월왕 구천이 오나라를 이기고 돌아오고
義士還家盡錦衣(의사환가진금의) : 충신의사들 집으로 돌아와 비단 옷을 입었다
宮女如花滿春殿(궁녀여화만춘전) : 궁녀들 꽃처럼 봄 궁전에 가득하였더니
只今惟有鷓鴣飛(지금유유자고비) : 지금은 오직 자고새만 날고 있구나.
* 이백(李白)은 궁정에서 쫓겨난 천보(天寶) 5년(749년)에 남쪽 오월(吳越) 일대를 유람하며 황폐한 고소대(姑蘇臺)와 월(越)나라 옛 수도인 회계(會稽)를 둘러보며, 소대람고(蘇臺覽古)와 월중람고(越中覽古)라는 두 시(詩)를 지어 짝을 이루게 했다. 그러나 구성면에서는 정반대로 ‘소대람고(蘇臺覽古)’는 앞의 3구에서 황량한 현상을, 마지막 제4구에서 옛 영화를 읊었다. 반면, ‘월중람고(越中覽古)’는 앞의 3구에서 화려한 상황을, 마지막 제4구에서 황량한 현상을 읊었다.
자연은 시간을 초월해 유구한데 비해 인간의 역사는 전변유전(轉變流轉)하는 것이라서 월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시인에게 절실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래서 자고새만 날고 있는 모습에서 자고새가 애절하게 어리석은 인간들의 처사를 울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읊었다. 이는 궁정에서 쫓겨난 자신의 심정이 바로 자고새와 같다고 읊은 게 아닐까 한다.
* 越中 : 월나라 수도 회계(會稽)를 가리킨다.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소흥(紹興)이다. 이곳 소흥에서 빚어내는 소흥주(紹興酒)는 중국의 황주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로서 사실상 중국을 대표하는 술이라 하겠다. 소흥주는 찹쌀을 보리누룩으로 발효시켜 감호(鑒湖)의 물을 이용해 담그는데 알코올 도수는 15~20% 이며, 짙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좋다고 한다. 소흥주에는 약간 쓴 맛이 도는 가반주(加飯酒 지아환지우)와 원홍주(元紅酒 위앤홍지우), 단 맛이 도는 향설주(香雪酒 시앙쉬에지우), 선양주(善釀酒 산니엔지우) 가 있다.
* 破吳歸(파오귀) : ‘오나라를 치고 돌아오다’라는 뜻이다.
* 義士 : 월왕 구천과 같이 20년간을 상담(嘗膽)하며 충성을 바친 끝에 오왕을 치고 공을 세운 용사들을 가리킨다.
* 盡 : ‘다할 진, 진력할 진’자로 ‘다하다, 진력하다, 정성, 죄다, 멋대로’ 등의 뜻이 있으며 여기선 ‘죄다’ 즉 ‘모두’라는 뜻으로 ‘모두가 다 임금이 내려준 비단옷을 입었다’는 의미이다.
* 錦衣 : 비단옷을 가리킨다.
* 滿春殿 : ‘봄철을 맞은 궁전에 꽃 같은 궁녀들이 가득 찼다’는 뜻이다.
* 鷓鴣(자고) : 자고새를 가리킨다. 월조(越鳥)라고도 하며, 우는 소리가 몹시 애절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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