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결말자(結襪子) - 이백(李白)
버선 끈을 묶어주는 사람
燕南壯士吳門豪(연남장사오문호) : 연나라 남쪽의 장사와 오나라 호걸은
筑中置鉛魚隱刀(축중치연어은도) : 축(筑) 속에 납덩이 넣고 생선 속에 칼 숨겼네.
感君恩重許君命(감군은중허군명) : 임금의 무거운 은혜에 감격하여 군명을 따르거늘
太山一擲輕鴻毛(태산일척경홍모) : 태산 같은 목숨도 기러기 털처럼 가볍게 던졌다네.
* 結襪子(결말자) : 버선 끈을 묶어 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악부 잡곡가사의 하나이다.
* 燕南壯士(연남장사) : 전국시대 연(燕)나라의 고점리(高潮離)를 말한다. 진(秦)나라 왕 정(政: 후일 진시황제)을 살해하러 형가(荊軻)가 진으로 떠나는 날 고점리(高漸離)는 축을 타고 형가(荊軻)는 “風蕭蕭兮易水寒(바람은 쓸쓸하고 역수 물은 차구나), 壮士一去兮不復還(장사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노래를 불렀다. 뒤에 형가가 암살에 실패하고 죽은 후, 진황제(秦皇帝) 앞에서 축을 연주할 때 축 속에 납덩이를 숨기고 있다가 진황제를 내리쳤으나 실패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사기(史記) 자객열전(刺客列傳)>
* 吳門豪(오문호) : 춘추시대 오(吳)나라의 전제(專諸)를 말한다. 專諸(전제)는 오자서(伍子胥)가 추천한 사람으로 오의 공자(公子) 광(光)을 위해 오왕(吳王) 요(僚)를 죽이고자 비수를 구운 생선 뱃속에 숨겨 가지고 들어가 그를 찔러 죽였으나, 자기도 그 자리에서 잡혀 죽음을 당했고 공자 광은 왕에 오르니 곧 오왕(吳王) 합려(闔閭)이다.<사기(史記) 자객열전(刺客列傳)>
* 鴻毛(홍모) : 기러기 털. 아주 가벼운 사물의 비유.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 개원(開元) 19년 (731) 이백의 31세에 지은 시이다. 결말자(結襪子)는 악부의 옛 제목으로 잡곡가사(雜曲歌辭)의 하나이며 군왕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는 내용이다.사기열전(史記列傳) 장석지풍당열전(張釋之馮唐列傳)에서는 장석지(張釋之)가 왕생(王生)의 버선 끈을 묶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이백이 악부의 제목을 인용하여 사기열전에 나오는 연나라의 고점리(高潮離)와 오나라의 전제(專諸)의 예를 들어 군왕을 위해 목숨을 던진 자객들을 칭송한 내용의 시이다.
* 결말자(結襪子) 이야기
王生者,善為黃老言,處士也。嘗召居廷中,三公九卿盡會立,王生老人,曰「吾韤解」,顧謂張廷尉:「為我結韤!」釋之跪而結之。既已,人或謂王生曰:「獨柰何廷辱張廷尉,使跪結韤?」王生曰:「吾老且賤,自度終無益於張廷尉。張廷尉方今天下名臣,吾故聊辱廷尉,使跪結韤,欲以重之。」諸公聞之,賢王生而重張廷尉。
왕생이라는 사람은 황노(黃老)의 술에 밝은 처사였다. 일찍이 부름을 받고 조정에 들렸는데 삼공구경(三公九卿)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나이가 많은 왕생이 말했다.
“내 버선 끈이 풀어졌소.”
그리고는 다시 장정위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를 위해 버선 끈을 메어주시오!”
석지가 무릎을 꿇고 왕생의 풀어진 버선 끈을 매주었다. 그리고 조정에서 물러난 왕생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다.
“어찌하여 유독 장정위를 조정에서 욕보이셨습니까?”
“나는 늙고 출신이 미천하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아직까지 장정위를 위해 아무런 일도 해주지 못했다. 장정위는 바야흐로 당대의 천하 명신이다. 그래서 내가 일부러 정위를 욕보여 그로 하여금 무릎을 꿇리고 나의 버선 끈을 매게 하여 그이 겸손함을 더욱 중하게 만들었다.”
여러 대신들이 듣고 현능한 왕생이 장정위를 더욱 중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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