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대주억하감2수병서(對酒憶賀監二首幷序) - 이백(李白)
술잔을 마주하여 하감을 생각하다
其一
四明有狂客(사명유광객) : 사명산에 광객이 있었으니
風流賀季真(풍류하계진) : 풍류객인 하계진(賀季真) 이라오.
長安一相見(장안일상견) : 장안에서 한번 서로 만나보고는
呼我謫仙人(호아적선인) : 나를 적선인 이라 불러주었지
昔好杯中物(석호배중물) : 지난날 술을 좋아하더니
翻為松下塵(번위송하진) : 지금은 소나무 아래 진토가 다 되었구려
金龜換酒處(금구환주처) : 금거북 풀어 술 사주던 곳
卻憶淚沾巾(각억루첨건) : 문득 기억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其二
狂客歸四明(광객귀사명) : 광객이 사명산으로 돌아가니
山陰道士迎(산음도사영) : 산음의 도사들 그를 반기네.
敕賜鏡湖水(칙사경호수) : 임금이 경호 호수를 하사하셨으니
為君臺沼榮(위군대소영) : 그대의 누대와 못을 위하여 영광이로세.
人亡餘故宅(인망여고댁) : 사람은 죽고 없는데 옛 집만 남아
空有荷花生(공유하화생) : 부질없이 연꽃은 피어있네
念此杳如夢(념차묘여몽) : 이런 일 생각하면 지난날이 꿈처럼 아련해
淒然傷我情(처연상아정) : 처연히 내 마음 서글퍼진다.
* 이 시는 《李太白集》23권에 실려 있는 바, 이 시의 병서(幷序)에 “직책이 태자빈객(太子賓客)인 하지장(賀知章)이 장안(長安)의 자극궁(紫極宮)에서 나를 한번 보고는 적선인(謫仙人)이라 부르고, 금귀(金龜)를 풀어 술을 사서 즐겁게 마셨다. 서글픈 마음에 그리움이 일어 이 시를 짓는다.” 하였다. 하지장은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 자호(自號)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광달(曠達)하고 소탈한 인물이었다. 이백이 처음 장안에 왔을 때에 이백의 시를 보고 기량을 인정해 주었으며, 술을 좋아하고 담소를 즐겨 이백의 호방한 성품과 잘 통하였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죽자, 이백이 예전에 그와 함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쓸쓸한 현재의 심경을 읊은 것이다.
* 四明有狂客(사명유광객) 風流賀季眞(풍류하계진) : 사명(四明)은 절강성(浙江省)에 있는 山의 이름이고 계진(季眞)은 賀知章의 字인데, 하지장이 ‘四明狂客(사명광객)’이라고 자호(自號)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 四明有狂客 (사명유광객) : 하지장(賀知章)이 스스로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 호하고는 李白을 이름하여 적선인(謫仙人)이라고 하였다.
* 謫仙(적선) : 벌을 받아 인간 세계로 쫓겨 내려온 선인(仙人).
* 長安一相見 (장안일상견) 呼我謫仙人 (호아적선인) : 하지장(賀知章)이 자극궁에 있으면서 한 번 李白을 보고는 적선(謫仙)이라 불렀으니, 적(謫)은 인간으로 내려온 것이다.
* 金龜換酒處 (금귀환주처) : 하지장(賀知章)이 李白을 보고는 인하여 금거북을 풀어 술을 사서 실컷 즐기고 헤어졌다.
* 金龜(금귀) : 《事物紀元(사물기원)》에 따르면 삼대(三代) 이전에는 관리들이 가죽으로 만든 산대(算袋)라는 것을 찼는데 위(魏)나라 때에 거북 모양으로 고쳤다. 당(唐) 고조(高祖)가 몸에 차는 물고기를 주었는데, 삼품(三品) 이상은 금으로 장식했고 오품(五品) 이상은 은으로 장식하였으므로 어대(魚袋)라고 이름하였다. 측전무후(則天武后) 때에 거북 모양으로 바꾸었다가 얼마 후 물고기 모양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금귀는 천자가 관리에게 차도록 하사한 장신구인데, 하지장(賀知章)이 함부로 술을 바꾸어 마신 것을 보면 이백이 하지장을 광객(狂客), 풍류(風流)라고 칭한 것이 지나친 말은 아닐 듯하다.
* 却憶淚沾巾(각억루첨건) : 賀知章이 일찍 죽었으므로 말한 것이다.
* 狂客歸四明(광객귀사명) 山陰道士迎(산음도사영) : 賀知章이 스스로 四明狂客이라 호하고 인하여 도사가 되어서 향리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경호(鏡湖) 섬천(剡川) 한 굽이를 하사하도록 명하였다.
개원년간(開元年間)에 예부시랑 겸 집현태학사로 승진하였으며, 천보년간(天寶年間)에 도사(道士)가 되어 집을 천추관(千秋觀)으로 삼을 것을 청하자 그에게 주어 살게 하였다.
* 爲君臺沼榮(위군대소영) : 이덕홍(李德弘)의 《艮齋集(간재집)》 속집 4권에 “皇帝로부터 감호(鑑湖)를 하사받고 또 대관(臺觀)을 지어 살았으니, 어찌 영화롭지 않겠는가. 호(湖)도 소(沼)의 뜻이다.” 하였다.
* 對酒憶賀監二首竝書(대주억하감 2수 병서)에는 “직책이 태자빈객(太子賓客)인 하지장(賀知章)이 장안(長安)의 자극궁(紫極宮)에서 나를 한번 보고는 적선인(謫仙人)이라 부르고, 금귀(金龜)를 풀어 술을 사서 즐겁게 마셨다. 서글픈 마음에 그리움이 일어 이 시를 짓는다.” 하였다. 하지장은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 자호(自號)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광달(曠達)하고 소탈한 인물이었다. 이백이 처음 장안에 왔을 때에 이백의 시를 보고 기량을 인정해 주었으며, 술을 좋아하고 담소를 즐겨 이백의 호방한 성품과 잘 통하였던 인물이다.
* 賀知章(하지장, 659~744) : 자 계진(季眞) ·유마(維摩). 호 사명광객(四明狂客) ·비서외감(秘書外監). 월주(越州) 영흥(永興:浙江省 會稽) 출생. 695년에 진사에 등과하였다. 태상박사(太常博士)를 거쳐 725년 예부시랑(禮部侍郞), 이듬해 공부시랑, 이어 태자빈객(太子賓客) ·비서감(秘書監)을 역임하였으며, 744년 귀향한 후 병사하였다. 현종(玄宗)을 섬겼고, 시인 이백(李白)의 발견자로 알려졌으며, 그 자신도 풍류인으로서 이름이 높아 두보(杜甫)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도 읊은 것이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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