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繫辭上傳(계사상전) 제 9장
天一, 地二, 天三, 地四, 天五, 地六, 天七, 地八, 天九, 地十. 天數五, 地數五, 五位相得, 而各有合. 天數二十有五, 地數三十, 凡天地之數五十有五. 此所以成變化而行鬼神也.
天一, 地二, 天三, 地四, 天五, 地六, 天七, 地八, 天九, 地十.
하늘의 數는 1이고, 땅의 數는 2이며, 하늘의 수는 3이고, 땅의 수는 4이며, 하늘의 수는 5요, 땅의 수는 6이며, 하늘의 수는 7이고, 땅의 수는 8이요, 하늘의 수는 9이며, 땅의 수는 10이다. (하늘의 수는 1,3,5,7,9, 땅의 수는 2,4,6,8,10)
天數五, 地數五, 五位相得, 而各有合,
하늘의 수가 다섯이요, 땅의 수가 다섯이니, 다섯 위가 서로 맞으며 각각 합함이 있으니,
天數二十有五, 地數三十, 천수이십유오 지수삼십
천수는 25요, 지수는 30이니 ※ 1+3+5+7+9=25, 2+4+6+8+10=30
凡天地之數五十有五. 범천지지수오십유오
무릇 하늘땅의 數는 55이다. ※ 1+2+3+4+5+6+7+8+9+10=55
此所以成變化而行鬼神也. 차소이성변화이행귀신야
이것이 변화를 이루어 신묘한 작용을 행하는 것이다.
大衍之數五十, 其用四十有九. 分而爲二以象兩. 掛一以象三. 揲之以四以象四時. 歸奇於扐以象閏, 五歲再閏, 故再扐而後掛. 天數五, 地數五, 五位相得而各有合.
大衍之數五十, 其用四十有九. 대연지수오십 기용사십유구
대연의(크게 넘칠) 數는 50인데, 사용하는 시초의 수는 49이다.
分而爲二以象兩, 掛一以象三, 분이위이이상량 괘일이상삼
이것을 둘로 나누어 兩儀(양의)를 상징하고, 하나를 걸어서 三才(삼재)를 상징한다.
揲之以四以象四時, 설지이사이상사시
네 개씩 덜어내서 사계절을 상징하고
歸奇於扐以象閏, 五歲再閏, 귀기어륵이상윤 오세재윤
남은 시초를 하나로 합하여 륵에 돌려 윤달을 형상하나니, 5년 만에 다시 윤달이 되므로,
故再扐而後掛. 天數五, 地數五, 고재 륵이후괘 천수오 지수오
그래서 거듭 꼽아 뒤에 건다. 하늘의 수(홀수)가 다섯이고 땅의 수(짝수)가 다섯이며
五位相得而各有合. 오위상득이각유합
다섯이 서로 맞물려 합해진 결과의 수이다.
乾之策二百一十有六, 坤之策百四十有四. 凡三百有六十, 當期之日. 二篇之策萬有一千五百二十, 當萬物之數也. 是故四營而成易. 十有八變而成卦. 八卦而小成, 引而伸之, 觸類而長之, 天下之能事畢矣. 顯道神德行, 是故可與酬酢, 可與祐神矣. 子曰 知變化之道者, 其知神之所爲乎!
乾之策二百一十有六, 건지책이백일십유륙
乾의 策이 216이며 ※ 216=6×6×6=2×2×2×3×3×3
坤之策百四十有四, 곤지책백사십유사
坤의 策이 144이다. ※ 144=12×12=3×3×4×4
凡三百有六十, 當期之日. 범삼백유육십 당기지일
무릇 360은 마땅히 돌아 만나는 날이다. ※ 360=216+144=2×2×2×3×3×5
二篇之策, 萬有一千五百二十, 이편지책 만유일천오백이십
두 편의 策은 11520이며. ※ 11520=360×32
當萬物之數也. 是故四營而成易, 당만물지수야 시고사 영이성역
마땅히 만물의 數이다. 그러므로 네 가지를 만드는 수로 역의 효를 이루고,
十有八變而成卦, 八卦而小成. 십유팔변이성괘 팔괘이소성
열여덟 번 변하여 괘를 이루니, 팔괘는 작은 괘를 이룬다.
引而伸之, 觸類而長之, 인이신지 촉류이장지
이것을 끌어 겹쳐서 독류를 만나 증가해 나가면
天下之能事畢矣. 顯道神德行, 천하지능사필의 현도신덕행
천하의 모든 일은 다하여진다. 道를 나타내(易占을 만든 사람이 易占을 치는 방법을 드러내) 그 덕행(역점의 작용)을 신령스럽게 하였으니,
是故可與酬酢, 可與祐神矣. 시고가여수초 가여우신의
그러므로 (占을 치는 사람이 易占과)호응할 수 있고, (易占의)신묘한 작용을 도울 수 있다.
子曰, 知變化之道者, 其知神之所爲乎! 지변화지도자 기지신지소위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易占의)변화의 도를 아는 사람은, 그 신묘한 변화가 일으키는 작용을 아는 것인가!”
* 大衍이란, 역점을 칠 때 50개의 시초를 셈하여 점을 치는 주역점을 말한다. ‘연衍’은 넓힌다는 뜻이다. 주역점을 칠 때 시초 50개를 세어 나가면서 점차 전개해 펼쳐 나가므로 ‘크게 넓힌다’는 뜻의 大衍이라 한 것이다. 天地의 수는 55인데 대연의 수는 50이고, 실제로 점을 칠 때 쓰는 시초는 49라고 한다. 어찌해서 그런가?
경방은 “十日, 十二支, 28宿’여서 大衍은 50이고 하늘의 기를 만드는데 ‘빔(虛)’으로 ‘채움(實)’을 대신하므로 49를 쓴다”고 했고; 순상은 “각 괘는 6爻가 있고 육팔은 48인데 乾坤 두 괘의 用六, 用九을 더하면 50이 된다. 乾卦 初九는 ‘潛龍勿用’이므로 49를 쓴다.”고 했으며; 요신姚信/중국의 삼국시대 吳나라 武康의 학자/은 “천지의 수 55에서 6을 가지고 여섯 爻의 6을 상징하므로 여섯 개를 제하고서 49개를 사용한다.”고 했으며; 최경은 三天兩地를 이유로 天數 3, 5, 7, 9를 합하면 24가 되고/1은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地數 2, 6, 8, 10을 합하면 26이 되는데 이를 합하여 大衍의 수를 50으로 하였다고 했다. 요신의 설명이 가장 합리적이다.
‘分而爲二以象兩’의 兩은 ‘兩儀’를 말하며 ‘양의’란 곧 天地를 말한다. 天地의 天은 위에 있는 것이고 地는 아래에 있는 것이니; 점을 칠 때 시초를 兩儀로 나눈 뒤 왼쪽은 상牀의 위쪽에 가로로 놓아 하늘을 상징하고 오른쪽은 상 아래쪽에 가로로 놓아 땅을 상징한다. ‘掛一以象三’의 掛는 ‘걸다’는 뜻이고 三은 ‘天, 地, 人’의 三才를 말하는데 하늘을 상징하는 위에 놓아둔 시초더미에서 하나를 뽑아서 하늘과 땅 사이에 세로로 놓아두는 것을 말한다. 그 다음 ‘歸奇於扐以象閏’이라는 구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扐(손가락 사이 륵/늑)자이다. 마융, 우번, 주자가 扐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뜻이라 했고 이에 모든 易者들이 이 설을 따랐다. 그런데 가오헝高亨이 지금까지의 견해를 뒤집었다. “扐(늑)은 肋(갈빗대, 옆구리)의 가차자이며 이것은 걸어놓은 한 개의 시초 양쪽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나머지 시초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다면 다시 시초를 셈할 수 없으니 이 주장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맞다. 십팔변서로 점을 쳐보면 손가락사이에 점대를 끼우고서는 시초를 세기가 어렵다는 걸 즉각 알 수 있다. 그런 괴상망측한 設蓍法을 만들었을 리가 없다;;;
‘五歲再閏(오세재윤)’이란 말은 동양역법에서 나온 것이다. 서양달력(양력)은 큰 달이 31일 작은 달이 30일로 4년에 한 번씩 윤달이 생기지만 동양력(음력)은 큰 달은 30일 작은 달은 29일로 1년에 12일이 남아서 2년이면 24일, 2년 6개월이면 30일이 남으니 윤달이 든 해의 1년은 13개월이 된다. 따라서 5년에 윤달이 두 번이 드는 ‘五歲再閏’이 되는 것이다.
시초를 셀 때 상 위쪽의 시초에서 한 개를 덜어서 天地 사이에 세로로 세워두고서 네 개씩 덜어내다가 남은 시초를 왼쪽에 모아두고, 마찬가지로 상 아래쪽 시초를 네 개씩 덜어내다가 남은 시초를 세로로 걸어 둔 한 개의 시초 오른쪽에 모아 두어 5년에 두 번 드는 윤달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런 뒤 세로로 걸어둔 한 개의 시초 오른쪽과 왼쪽에 모아 놓은 시초를 합하여 위, 아래 가로로 놓아둔 시초 사이에 세로로 걸어(세워)놓으면 이것으로 本筮法(18변서법)의 제 1변이 끝난다.이렇게 1변이 끝나고 세로로 놓아둔 시초를 모두 합하면 그 수는 다섯 개가 아니면 아홉 개가 된다. 5개를 얻었다면 ‘49-5=44’가 되거나 9개를 얻었다면 ‘49-9=40’이 된다. 즉 1변이 끝나고 남은 시초는 44가 아니면 40이 된다. 이 남은 시초를 가지고 1변과 똑같은 방법으로 시초를 셈하면 1변에서 남은 것보다 하나가 작은 4아니면 8의 시초를 얻게 된다. 4혹은 8을 1변에서 남은 시초수에서 빼면 40, 36, 32의 숫자 중 하나가 된다. 이로써 2변이 끝난다. 2변이 끝나면 똑같은 방법으로 시초를 셈하는데; 끝나고 남은 시초를 모두 합하면 그 수는 4아니면 8이 된다. 이 중 얻은 수(4또는 8)를 2변에서 남은 시초수(32나 혹은 36, 40)에서 빼게 되면 얻어지는 시초의 수는 24, 28, 32, 36개 가운데 하나를 얻게 된다. 이것이 제 3변이다. 남은 수가 36이면 시초를 네 개씩 9번 덜어낸 수이니 9이고 9는 老陽이며 변하는 陽爻이다. 32이면 시초를 4개씩 8번 덜어낸 수이니 8이고 8은 少陰이며 변하지 않는 陰爻이다. 28이 남았으면 시초를 4개씩 7번 덜어낸 수이니 7은 少陽이고 변하지 않는 陽爻이다. 24개가 남았으면 시초를 4개씩 6번 덜어낸 수이니 6이고 6은 老陰이고 변할 수 있는 陰爻이다. 이와 같이 3변을 하여 한 개의 爻를 얻고, 여섯 효를 얻어야 비로소 하나의 大成卦가 만들어지니, 여섯 효를 얻기 위해서는 18번을 변해야 하기 때문에 본서법을 18변서라고 하는 것이다)
‘乾之策二百一十有六’은 乾卦 6효가 모두 老陽爻이면 4개씩 덜어내어 남은 시초 9개가 6爻를 이루니 4 x 6 x 9 = 216策(책)이라는 소리. 策은 시초수를 말한다. 坤卦 6효가 모두 老陰爻이면 6 x 6 x 4 = 144책이 된다(坤之策百四十有四). 乾坤 두 괘의 시초 수를 합하면 360책이 되고 360책은 대략적인 일 년의 날수인 360일과 같다. 乾은 하늘이고 坤은 땅인데 天地는 1년에 한 번씩 순환하며 변화하므로 乾坤의 두 시초 수는 천지의 변화하는 날수를 상징한다.
주역은 64괘이고 각 괘는 6개의 효(六爻)로 이루어졌으니 모두 384효이고, 양효와 음효는 각각 192爻이다. 하나의 양효는 시초를 4개씩 9번 덜어낸 36책이니 192 양효의 시초 수를 모두 합하면 ‘192x36=6,912’가 된다. 하나의 음효는 시초를 4개씩 6번 덜어낸 24책이니 192 음효의 시초 수를 모두 합하면 ‘192x24=4,608’책이 된다. 두 수를 서로 합하면 11,520책이 되고 이는 대략 만물의 수에 해당하고, 이것은 <주역>의 총 시초 수가 곧 만물을 상징한다는 뜻이다.
이상이 繫辭傳(계사전) 9장의 내용으로 9장이야말로 계사전의 꽃이다. 주제는 易占이고 易占을 치기 위해서 시초를 셈하여 괘를 얻는 방법에 대해 말했고 易占을 천지자연과 결합시켜 철학의 옷을 입혔다고 할 수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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