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國風(국풍)
十五. 豳風(빈풍) 154~160
160 狼跋(낭발)
늙은 이리
狼跋其胡(낭발기호) : 이리가 턱밑살에 밟히고
載疐其尾(재체기미) : 뒤로는 그 꼬리에 걸려 넘어지네.
公孫碩膚(공손석부) : 공은 도량이 넓으시고
赤舃几几(적석궤궤) : 붉은 신 신으신 걸음걸이 의젓하시네.
狼疐其尾(낭체기미) : 이리가 꼬리에 걸려 넘어지고
載跋其胡(재발기호) : 뒤로는 턱밑살에 밟히네
公孫碩膚(공손석부) : 공은 도량이 넓으시고
德音不瑕(덕음불하) : 훌륭한 말씀 잘못이 없으시네
<해>
狼跋其胡 載疐其尾 公孫碩膚 赤舃几几
興이다. 跋은 밟힘이다. 胡는 턱 아래에 매달려 있는 살이다. 載는 則이요, 疐는 넘어짐이다. 늙은 이리는 턱 밑에 매달린 胡가 있어서 나아가면 그 胡가 밟히고, 물러나면 그 꼬리가 밟혀 넘어진다. 公은 周公이다. 孫은 겸양함이요, 碩은 큼이요, 膚는 아름다움이다. 赤舃은 冕服의 신발이다. 几几는 安重한 모양이다.
○ 주공이 비록 의심과 훼방을 만났으나 처하심이 그 떳떳함을 잃지 않으셨으므로 시인이 찬미한 것이다. “이리가 그 胡를 밟고 그 꼬리에 넘어지거늘 公이 流言의 변란을 만났으나 그 安肆自得함이 이에 이와 같으니, 아마도 그 道가 높고 德이 盛하여 처한 곳을 편히 여기고 천명을 즐거워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으니, 이 때문에 大變을 만났으나 그 떳떳함을 잃지 않은 것이다.
대저 公이 훼방을 입은 것은 관·채의 유언 때문이거늘 시인이 이는 四國이 한 바가 아니요 바로 公이 스스로 그 크게 아름다움을 사양하여 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 하였으니, 대개 讒邪하는 입으로 공의 忠聖에 더함이 없게 하였으니, 그 공을 사랑하기를 깊이 하고 공을 공경하기를 지극히 함을 나타낸 것이요, 그 立言이 또한 법이 됨직 하다.
狼疐其尾 載跋其胡 公孫碩膚 德音不瑕
興이다. 德音은 令聞과 같다. 瑕는 하자와 병통이다.○ 程子께서 말씀하셨다. “周公이 처신함에 공경하고 공경하여 恭畏의 마음을 보존하였고, 정성을 보존함에 蕩蕩하여 돌아보고 염려하는 뜻이 없었으니, 그 聖人되신 소이를 잃지 아니하여 德音에 하자가 없었던 것이다.”
狼跋 二章이니, 章 四句이다.
范氏가 말하였다. “神龍이 혹은 잠겼다가 혹은 날아가고 능히 커졌다가 능히 작아져서 그 변화를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얻어서 키우기를 개와 양같이 할 수 있는 것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오지 그 가히 기를 수 있으므로, 이 때문에 육회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니. 대범 욕심이 있는 부류는 가히 제어할 수 없는 것이 없는 것이다. 오직 聖人만이 욕심이 없으므로 천지의 만물이 능히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富貴와 貧賤과 死生이 寒暑와 晝夜가 앞에서 서로 바뀌는 것과 같은 것이니, 내 어찌 그 마음을 변하게 함이 있겠는가. 또한 순히 그것을 받을 뿐인 것이다. 舜이 堯의 천하를 받으셨으나 크다 여기지 않으셨고 孔子는 陳·蔡에서 곤액을 당하셨으나 근심스러워하지 않으셨으며, 周公은 멀리는 사방의 나라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가깝게는 왕이 알지 않았으나 붉은 신을 신고 편안히 계셔서 德音에 하자가 없었으니, 그 이치가 하나인 것이다.”
豳國은 七篇에 二十七章이요, 二百三句이다.
程元이 文中子에게 물어 말하기를 “감히 묻겠습니다. 豳風은 어떤 風입니까.”라 하였는데, 문중자가 말하기를 “變風이다.”라 하였다. 元이 “주공 때에도 변풍이 있었습니까.”라 묻자, 문중자가 “군신간에 서로 꾸짖었으니, 그 능히 正이라 할 수 있겠는가. 성왕이 끝내 주공을 의심하였다면 風이 마침내 변했을 것이다. 주공의 至誠이 아니었다면 누가 능히 바로잡을 수 있었겠는가.”라 하였다. 정원이 “변풍의 맨 끝에 있는 것은 어째서입니까.”하고 묻자, 문중자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夷王 이후로 變風이 다시 발라지지 않았으니, 부자계서 이것을 서글퍼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豳風으로 끝을 맺었으니, 變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주공만이 능한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正을 붙인 것이니, 변하되 능히 바루고 위태롭되 능히 붙들어서 시종 그 근본을 잃지 않은 것은 오직 주공이실 것이니, 豳風에 붙인 것이 뜻이 원대하다.” ○ 周禮 「籥章」에 “豳詩를 관악기로 불어서 더위를 맞이하고 추위를 맞이한다.” 하였으니, 이 내용은 이미 「七月」편에 보인다.
또 이르기를 “田祖에게 풍년을 기원할 때에는 豳雅를 관아기로 불어서 田畯을 기쁘게 하고 臘享(납향) 제사에는 豳頌을 관악기로 불어서 늙은 물건을 쉬게 한다.”하였는데, 詩를 상고해보면 豳風과 豳雅의 篇章의 소재를 볼 수가 없다. 그러므로 鄭氏는 「七月」의 詩를 3등분하여 여기에 해당시켜, 情思를 말한 것을 風이라 하고, 예절을 바르게 한 것을 雅라 하고, 성공을 즐거워한 것을 頌이라 하였다. 그러나 한 편의 시는 머리와 꼬리가 서로 응하는 것인데, 마침내 그 一節을 잘라 하나만을 사용함은 이러할 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므로 王氏는 그의 말을 취하지 않고, 다만 이르기를 “본래 이런 시가 있었는데 없어졌다.”하였으니, 그 말이 옳을 듯하다. 혹자는 또 의심하기를 “다만 「七月」의 全篇을 일에 따라 그 음절을 변화시켜 혹은 風이라 하고 혹은 雅라 하고 혹은 頌이라 했을 것이다.”하였으니, 이렇게 하면 이치에 통하고 일이 또한 행해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또 그렇지 않다면 雅·頌 가운데에 모든 농사를 위하여 지은 것은 豳이라는 칭호를 앞에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해설이 「大田」과 「良耜」의 여러 편에 자세히 보이니, 독자가 선택하는 것이 可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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