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國風(국풍)
五. 衛風(위풍) 055~064
055 淇奧(기오)
기수의 물굽이
瞻彼淇奧(첨피기오) : 저 기수가의 물굽이를 바라보니
綠竹猗猗(록죽의의) : 푸른 대나무 무성하고
有匪君子(유비군자) : 빛나는 그 어른
如切如磋(여절여차) : 깎은 듯 다듬은 뜻
如琢如磨(여탁여마) : 쪼은 듯 간 듯
瑟兮僩兮(슬혜한혜) : 장중하고 당당하여
赫兮咺兮(혁혜훤혜) : 빛나고 훤하다
有匪君子(유비군자) : 빛나는 그 어른
終不可諼(종불가훤) : 끝내 잊을 수 없도다
瞻彼淇奧(첨피기오) : 저 기수 강가의 물굽이를 바라보니
綠竹靑靑(록죽청청) : 푸른 대나무 푸르다
有匪君子(유비군자) : 빛나는 그 어른
充耳琇瑩(충이수영) : 귀 구슬 아름다운 옥돌
會弁如星(회변여성) : 관과 고깔의 매단 구슬이 별같이 반짝 인다
瑟兮僩兮(슬혜한혜) : 장중하고 반짝이며
赫兮咺兮(혁혜훤혜) : 빛나고 훤하다
有匪君子(유비군자) : 빛나는 그 어른
終不可諼兮(종불가훤혜) : 영원히 잊을 수 없도다
瞻彼淇奧(첨피기오) : 저 기수 강가의 물굽이를 바라보니
綠竹如簀(록죽여책) : 푸른 대나무 빽빽하다
有匪君子(유비군자) : 빛나는 그 어른
如金如錫(여금여석) : 금 같고 주석 같고
如圭如璧(여규여벽) : 옥홀과 둥근 구슬 같다
寬兮綽兮(관혜작혜) : 너그럽고 대범한 모습
倚重較兮(의중교혜) : 수레 옆에 기대어 섰다
善戲謔兮(선희학혜) : 농담도 잘하지만
不爲虐兮(불위학혜) : 심하게 하지는 않는다
<해>
瞻彼淇奧 綠竹猗猗 有匪君子 如切如磋 如琢如磨 瑟兮僩兮 赫兮咺兮 有匪君子 終不可諼兮
興이다. 淇는 물이름이요, 奧은 벼랑이다. 綠은 색이다. 淇水가에는 대나무가 많은데 漢世에도 오히려 그러하였으니 이른바 淇圓의 대나무란 것이 이것이다.
猗猗는 처음 나서 柔弱하며 美盛한 것이다. 匪는 斐와 通하니 文章이 著見하는 모양이다. 君子는 武公을 가리킨 것이다. 骨角을 다스리는 자는 이미 칼과 도끼로 자르고 다시 鑢鐋으로 갈며, 玉石을 다스리는 자는 이미 망치와 끌로 쪼고 다시 沙石으로 가는데, 그 德을 修飭함이 나아감만 있고 그침이 없음이다. 瑟은 矜莊한 모양이요, 僩은 威嚴있는 모양이요, 咺은 宣著한 모양이다. 諼은 잊음이다.
○ 衛나라 사람들이 武公의 德을 찬미하여 綠竹이 처음 나올 때의 美盛함으로써 그 學問을 스스로 닦는 進益함을 興한 것이다. 大學傳에 이르기를 “如切如磋란 것은 學을 말한 것이요, 如琢如磨란 것은 스스로를 닦음이요,
瑟兮僩兮란 것은 恂慄함이요, 赫兮咺兮라는 것은 威儀요, 有斐君子 終不可諼兮라는 것은 盛德과 至善을 백성들이 능히 잊을 수 없음이다.”
瞻彼淇奧 綠竹靑靑 有匪君子 充耳琇瑩 會弁如星 瑟兮僩兮 赫兮咺兮 有匪君子 終不可諼兮
興이다. 靑靑은 堅剛하며 茂盛한 모양이다. 充耳는 瑱이요, 琇瑩은 美石이다. 天子는 玉瑱을 쓰고 諸侯는 돌을 쓴다. 會는 꿰맴이요, 弁은 皮弁이니, 玉으로 皮弁의 縫中을 꾸민 것이 별의 밝음과 같은 것이다.
○ 대나무의 堅剛함과 美盛함으로 그 服飾의 尊嚴함을 興하여 그 德의 걸맞음을 보인 것이다.
瞻彼淇奧 綠竹如簀 有匪君子 如金如錫 如圭如璧 寬兮綽兮 猗重較兮 善戱謔兮 不爲謔兮
興이다. 簀은 살평상이니, 대나무의 빽빽함이 이와 같다면 盛함의 지극함이다. 金錫은 그 鍛鍊의 靜純함을 말한 것이요, 圭壁은 生質의 溫潤함을 말한 것이다. 寬은 宏裕함이요, 綽은 開大함이다.
猗는 歎辭이다. 重較은 卿士의 수레이다. 較는 두 개의 수레의 병장기를 꽂는 곳이 軾 위에 돌출한 것이니 수레의 양 옆이다. “戱謔을 잘하니 지나침이 되지 않는다.”라 한 것은 그 ㄹ樂易하면서도 절도가 있음을 말한 것이다.
○ 대나무의 至盛함으로써 그 德의 成就를 興하고 또 그 寬廣自如하여 和易하며 節度에 맞음을 말한 것이다. 아마도 寬綽은 歛束함이 없다는 뜻이요, 戱謔은 莊厲함이 없다는 뜻이니, 모두 常情에 輕忽히하여 쉽게 過差하는 땅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가히 보고서 반드시 절제함이 있다면 그 動容周旋하는 사이에 가는 곳마다 禮아님이 없음을 또한 볼 수 있는 것이다. 禮記에 “조이기만 하고 풀어주지 않는다면 文王·武王도 능히 다스리지 못할 것이요, 풀어주기만 하고 조이지 않는다면 文王·武王도 어찌할 수 없다. 한번 조이고 한 번 풀어주는 것이 文武의 道이다.”라 하였으니 이것을 이른 것이다.
國語를 살펴보니, “武公의 나이 95세였으나 오히려 나라에 箴儆하여 말하기를, ‘卿 이하로부터 師·長士에 이르기까지 진실로 朝廷에 있는 자는 나를 老耄하다 이르면서 나를 버리지 말고 반드시 조정에서 恪恭히하여 서로 나를 경계하라.’라 하고, 드디어 懿戒하는 시를 지어서 自警하며, 「賓之初筵」도 또한 武公이 悔過한 詩이다.”라 하였다.
그 文章이 있으면서도 능히 規諫을 듣고서 禮로써 스스로를 방어함을 가히 알 수 있다. 衛의 다른 임금은 아마 족히 여기에까지 이른 자가 없다. 그러므로 序에 이 詩가 武公을 찬미하였다 하거늘 지금 그것을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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