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國風(국풍)
四. 鄘風(용풍) 045~054
054 載馳(재치)
수레로 달려가다
載馳載驅(재치재구) : 수레를 달리고 달려
歸唁衛侯(귀언위후) : 돌아가 위나라 임금을 위로하자
驅馬悠悠(구마유유) : 멀리 말을 달려
言至于漕(언지우조) : 조읍으로 가자
大夫跋涉(대부발섭) : 대부가 산 넘고 물 건너지만
我心則憂(아심칙우) : 내 마음은 조급해라
旣不我嘉(기불아가) : 나를 기꺼워하지 않지만
不能旋反(불능선반) : 돌이킬 수 없네
視爾不臧(시이불장) : 그대들이 좋게 여기지 않는 줄 알지만
我思不遠(아사불원) : 내 생각을 돌이킬 수 없네
旣不我嘉(기불아가) : 나를 기꺼워하지 않아
不能旋濟(불능선제) : 곧 건널 수가 없네
視爾不臧(시이불장) : 그대들이 좋게 여기지 않는 줄 알지만
我思不閟(아사불비) : 내 생각 막을 수 없네
陟彼阿丘(척피아구) : 저 언덕에 올라
言采其蝱(언채기맹) : 마음 달랠 패모나 캐어볼까
女子善懷(여자선회) : 여자들 공연한 근심 많다지만
亦各有行(역각유행) : 까닭이 있다네
許人尤之(허인우지) : 허나라 사람들 나를 탓하지만
衆穉且狂(중치차광) : 어리석고 경망스러운 것
我行其野(아행기야) : 내 지나온 저 들판에
芃芃其麥(봉봉기맥) : 보리가 무성하네
控于大邦(공우대방) : 큰 나라에 구원을 청하려도
誰因誰極(수인수극) : 누에게 의지하고 또 누가 도와줄까
大夫君子(대부군자) : 대부와 군자들이여
無我有尤(무아유우) : 나를 탓하지 마오
百爾所思(백이소사) : 그대들 생각
不如我所之(불여아소지) : 내 생각만 못하오
<해>
載馳載驅 歸言衛侯 驅馬悠悠 言至於漕 大夫跋涉 我心則憂
賦이다. 載는 則이다. 나라 잃은 것을 조문하는 것을 唁이라 한다. 悠悠는 멀어서 이르지 못하는 모양이다. 풀섶길을 가는 것을 跋이라 하고 물길을 가는 것을 涉이라 한다.
○ 宣姜의 딸이 許穆公의 夫人이 되었다. 衛나라의 멸망을 슬퍼하여 馳驅하여 돌아와 장차 衛의 諸侯를 漕邑에서 위로코자 하였는데, 이르지 않음에 許의 大夫 중에 奔走하고 跋涉하여 온 자가 있었으니, 夫人이 그 반드시 장차 돌아갈 뜻으로써 와서 고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러므로 마음으로 근심스러워한 것이다. 이윽고 마침내 결행하여 돌아가지 못하고 이에 이 詩를 지어서 스스로 그 뜻을 말한 것이다.
旣不我嘉 不能旋反 視爾不臧 我思不遠 旣不我嘉 不能旋濟 視爾不臧 我思不閟
賦이다. 嘉·臧은 모두 善함이다. 遠은 잊음과 같다. 濟는 건넘이니, 許땅으로부터 衛」에 돌아간다면 반드시 건너야 할 물이 있다. 閟는 가림이요 그침이니, 생각이 그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 말하자면, “大夫가 이미 이르러 과연 내가 돌아가는 것을 善하다 여기지 않으니 나 또한 능히 旋反하여 건너가서 衛에 이를 수 없는 것이다. 비록 너에게 내가 좋게 여겨지지 않았으나 나의 생각하는 바는 끝내 스스로 그칠 수 없는 것이다.
陟彼阿丘 言采其蝱 女子善懷 亦各有行 許人尤之 衆穉且狂
賦이다. 치우치게 높은 것을 阿丘라 한다. 蝱은 貝母이니 鬱結한 병을 치료한다. 善懷는 근심과 생각이 많음이니, 漢書의 이른바 “江岸을 무너지기를 잘한다.”라는 말과 같다. 行은 길이요 尤는 허물이다.
○ 또 말하기를 “그 이미 衛에 갈 수는 없어서 그리움을 끝내 그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길에 있을 적에 혹은 높은 곳에 올라 憂想의 情을 펴고 혹은 蝱을 주우면서 鬱結한 병을 고친다. 아마도 여자가 善懷하는 것에는 또한 각기 道가 있는 것인데 許國의 衆人들이 過하다 하였으니, 또한 나이가 어려 어려운 일을 겪어보지 않아서 狂妄한 사람일 뿐인 것이다.
許나라 사람들이 禮를 지키니 유치하거나 狂妄한 것이 아니요, 다만 자기의 情이 간절하고 지극함을 알지 못하여 말이 이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감히 어기지를 못하니, 또한 어찌 진실로 어리석고 狂妄하다 하랴.”라 한 것이다.
我行其野 芃芃其麥 控于大邦 誰因誰極 大夫君子 無我有尤 百爾所思 不如我所之
賦이다. 芃芃은 보리가 盛長한 모양이다. 控은 잡고 하소연하는 것이다. 因은 魏莊子를 因하였다는 因과 같다. 極은 이름이다. 大夫는 바로 跋涉하는 大夫요 君子는 許國의 衆人을 이름이다.
○ 또 말하기를 “돌아갈 길이밖에 있어 芃芃한 보리밭을 건너고 또한 스스로 許國이 작아서 힘으로 능히 구할 수 없음을 傷心한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하기를 大邦을 잡고서 하소하고자 하지만 또한 그 장차 어느 곳을 인연하여 어떻게 이를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大夫와 君子는 나를 지나치다 말지어다. 비록 네가 이 百方에 처하였으나 나로 하여금 스스로 그 마음의 나음이 되는 것을 다하지 못함만 같지 못한 것이다.”라 한 것이다.
일이 春秋傳에 보인다. 舊說에 “이 詩는 五章이니, 一章은 六句요, 二章과 四章은 六句요, 五章은 八句이다.”라 하엿다. 蘇氏는 二章과 三章을 合하여 一章을 삼았다. 春秋傳을 살펴 보건데 叔孫豹가 「載馳」 四章을 읊을 적에 ‘控于大邦 誰因誰極’의 뜻을 취하였으니, 蘇氏의 말과 相合하므로 지금 쫓는다.
范氏가 말하였다. “先王이 禮를 지으심에 부모가 沒하심에 歸寧하지 않는 것은 義이니, 비록 나라가 멸망하고 임금이 죽더라도 갈 수 없는 것은 義가 亡함보다 중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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