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國風(국풍)
三. 邶風(패풍) 026~044
035 谷風(곡풍)
골바람
習習谷風(습습곡풍) : 거세게 불어오는 골바람
以陰以雨(이음이우) : 날이 흐리더니 비가 내린다
黽勉同心(민면동심) : 힘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야지
不宜有怒(불의유노) : 성을 내어서는 안 되지요
采葑采菲(채봉채비) : 순무나 무우를 뽑을 땐
無以下體(무이하체) : 밑 부분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德音莫違(덕음막위) : 사랑의 약속 어기지 않으시면
及爾同死(급이동사) : 그대와 죽음을 함께 할래요
行道遲遲(행도지지) : 길을 가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고
中心有違(중심유위) : 마음 속 깊은 한이 있어서라오
不遠伊邇(불원이이) : 그렇게 멀리도 아니고
薄送我畿(박송아기) : 집안에서 나를 박대하며 보냈었지요
誰謂荼苦(수위도고) : 씀바귀를 누가 쓰다고 했나요
其甘如薺(기감여제) : 내게는 냉이처럼 달지요
宴爾新昏(연이신혼) : 그대는 신혼 잔치
如兄如弟(여형여제) : 형처럼 아우처럼 좋았겠지요
涇以渭濁(경이위탁) : 경수로써 위수를 흐려도
湜湜其沚(식식기지) : 그 웅덩이 맑기만 한데
宴爾新昏(연이신혼) : 그대는 신혼 잔치
不我屑以(불아설이) :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毋逝我梁(무서아량) : 나의 어살에 가지 말고
毋發我笱(무발아구) : 나의 통발을 들어내지 마셔요
我躬不閱(아궁불열) : 내 몸도 받아주지 않는데
遑恤我後(황휼아후) : 나의 뒷일을 걱정해주랴
就其深矣(취기심의) : 깊은 곳에서는
方之舟之(방지주지) : 뗏목 타고 배도 타고
就其淺矣(취기천의) : 얕은 곳에서는
泳之游之(영지유지) : 자맥질하고 헤엄쳐 갔지요
何有何亡(하유하망) : 있거나 없거나
黽勉求之(민면구지) : 힘써 구했지요
凡民有喪(범민유상) : 사람들에게 궂은 일 있으면
匍匐救之(포복구지) : 힘을 다해 도왔지요
不我能慉(불아능휵) : 나를 위해주지 않고
反以我爲讎(반이아위수) : 도리어 나를 원수로 생각했지요
旣阻我德(기조아덕) : 저의 정성을 물리치시니
<해>
習習谷風 以陰以雨 黽勉同心 不宜有怒 采葑采菲 無以下體 德音莫違 及爾同死
比이다. 習習은 和舒함이다. 東風을 谷風이라 부른다. 葑은 순무이다. 菲는 잔무와 비슷한데 줄기는 거칠고 잎은 두껍게 자라고 털이 있다.
下體는 뿌리이다. 葑菲는 뿌리와 줄기를 다 먹을 수 있는데 그 뿌리는 때로 좋고 나쁜 것이 있다. 德音은 美譽이다.
○ 婦人이 지아비의 버린바 되었으므로 이 詩를 지어서 그 悲怨의 情을 편 것이다. 말하자면, “陰陽이 和한 後에 雨澤이 내리니 夫婦가 和한 후에 家道가 이루어짐과 같다.
그러므로 夫婦된 자는 마땅히 黽勉하여 마음을 같게 할지언정 노여움을 두는 데에 이르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라 하였고, 또 말하기를 “葑菲를 캐는 자는 그 뿌리가 나쁘다하여 그 줄기가 좋은 것을 버리는 것이 불가하니 부부된 자는 그 顔色이 쇠했다 해서 그 德音의 善한 것을 버리는 것이 불가한 것과 같으니, 다만 德音이 어긋나지 않다면 너와 함께 죽는 것이다.”고 한 것이다.
行道遲遲 中心有違 不遠伊邇 薄送我畿 誰謂荼苦 其甘如濟 宴爾新昏 如兄如弟
賦而比이다. 遲遲는 천천히 가는 모양이다. 違는 서로 위배됨이다. 畿는 문 안이다. 荼는 씀바귀이니 여뀌의 등속인데, 자상한 것이 「良耜」에 보였다. 薺는 맛이 단 나물이다. 宴은 즐김이다. 新昏은 남편이 다시 장가 든 아내이다.
○ 말하자면, “내가 버림을 받아 길을 갈 적에 遲遲하게 나아가지 못하니, 아마도 그 발은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마음은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 서로 배반하는 것 같거늘, 그러므로 지아비가 나를 보냄에 이에 멀리 나오지 않고 심히 가까운 데에서 하여 또한 그 문 안에서 이를 뿐이다.”라 한 것이다.
또 말하기를, “씀바귀가 비록 쓰지만 도리어 달기는 냉이와 같다.”라 말하여 자기가 버림받음이 그 고통이 씀바귀보다 심한 것이 있거늘 그 지아비는 바야흐로 또한 그 新昏을 즐거워하여 형제와 같이 다정하게 지내어 자기를 걱정해주지 않음을 비유하였다. 대개 婦人은 한 지아비를 쫓아서 인생을 마치니, 비록 버림을 받았으나 오히려 지아비의 情을 바라니 두터움의 지극함이다.
涇以渭濁 湜湜其沚 宴以新昏 不我屑以 毋逝我梁 毋發我笱 我躬不閱 遑恤我後
比이다. 涇·渭는 두 개의 물 이름이다. 涇水는 지금의 原州 百泉縣 笄頭山 東南쪽에서 나와 永興軍 高陵에 이르러 渭水로 들어가고, 渭水는 渭州 渭源縣 鳥鼠山에서 나와 同州 馮翊縣에 이르러 黃河에 들어간다.
湜湜은 맑은 모양이다. 沚는 물가이다. 屑은 깨끗함이요, 以는 더붊이요, 逝는 감이다. 梁은 돌로 쌓아서 물을 막고 그 안을 비워놓아 물고기의 왕래를 통하게 하는 것이다. 笱는 대나무로 그릇을 만들어서 魚梁의 빈 곳을 이어서 물고기를 취하는 것이다. 閱은 용납함이다.
○ 涇水는 濁하고 渭水는 맑으나 涇水가 渭水에 닫지 않았을 때에는 비록 탁하더라도 탁한 것이 심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두 물이 합해짐으로 말미암아 淸濁이 더욱 나누어진다.
그러나 그 別出하는 물가에 흐름이 다소 늦으면 오히려 맑은 곳이 있다. 婦人이 그 容貌의 衰落함이 오래되었음을 스스로 比하고 또 신혼으로써 드러내 보이면 더욱 憔悴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진실로 오히려 가히 취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다만 옛 남편이 신혼에만 편안해 하는 까닭에 나를 깨끗이 여기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나의 魚梁에 가지 말아서 나의 통발을 열지 말라고 하여 신혼에게 경계하여 나의 거처에 居하지 말아 나의 일을 行하지 말라고 比하고, 또 스스로 생각하되 ‘내 몸이 항차 용납되지 않거든 어느 겨를에 내가 이미 떠난 뒤를 걱정해 주랴.’ 라 하였으니 능히 禁絶할 수 없음을 알고서 마음에 단념한 말이다.
就其沈矣 方之舟之 就其淺矣 泳之遊之 何有何亡 黽勉求之 凡民有喪 匍匐救之
興이다. 方은 뗏목이요, 舟는 배이다. 潛行하는 것을 泳이라 하고 물에 떠서 가는 것을 游라 한다. 匍匐은 手足이 함께 가는 것이니 急遽함이 심한 것이다.
○ 婦人이 스스로 그 治家에 勤勞했던 일을 진술한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일에 따라 그 마음과 힘을 다하여 해서, 깊으면 뗏목과 배를 타고 얕으면 泳游하여 그 有無를 헤아리지 않고 勉强하여 求하며, 또 두루 그 隣里와 鄕黨에게 親睦하여 그 道를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不我能慉 反以我爲讎 旣阻我德 賈用不售 昔育恐育鞫 及爾顚覆 旣生旣育 比予于毒
賦이다. 慉은 기름이요, 阻는 물리침이요, 鞠은 궁함이다.
○ 上章을 이어 “내가 너의 집에 勤勞함을 이같이 하였거늘 너는 이미 나를 기르지 않고 도리어 나를 원수로 여기도다. 오직 그 마음에 이미 나의 善함을 막았으므로 비록 勤勞함을 이처럼 하였으나 취함을 입지 못하니, 장사꾼이 물건이 팔림을 당하지 못함과 같다.
인하여 생각하기를 ‘그 옛날 서로 함께 살적에는 오직 그 살 이치가 窮盡하였음을 걱정하여 너와 함께 모두 顚覆할 지경에 이르렀더니 지금 이미 그 삶을 으름에 이르러서는 이에 나를 毒에 비하여 버림에 이르는가.’”라 말한 것이다. 張子가 말하였다.
“育恐은 恐懼하는 가운데 생기는 것이요, 育鞠은 困窮한 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라 하였는데 또한 통한다.
我有旨蓄 亦以御冬 宴爾新昏 以我御窮 有洸有潰 旣詒我肄 不念昔者 伊予來墍
興이다. 旨는 아름다움이요, 蓄은 모임이요, 御는 當함이다. 洸은 굳센 모양이요, 潰는 노여운 얼굴빛이다. 肄는 수고로움이요, 墍는 쉼이다.
○ 또 말하기를 “내가 美菜를 蓄聚한 것은 겨울의 없을 때를 방지하고자 함인데 봄과 여름에 이르러서는 먹지 않는다.
지금, 君子는 신혼에 편안해하여 나를 싫어하여 버리니, 이는 다만 나로 하여금 그 窮苦한 때를 막게 한 것이요, 安樂함에 이르러서는 버리는 것이다.”라 하였다. 또 말하기를, “나에게는 그 武怒함을 極하게하여 나에게 勤勞한 일을 다 남기니 일찍이 나와 쉬던 때를 생각하지 않는다.”라 하였다. 그 처음으로 君子를 만났을 때 接禮의 厚함을 追言한 것이니 원망함의 深함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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