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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禪詩/悟道頌

벽허선사(碧虛禪師) 오도송(悟道頌)

by 산산바다 2022.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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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허선사(碧虛禪師오도송(悟道頌) (1675~1753)

 

적일(赤日 : 붉은 햇빛)

斜日穿朱閣(사일천주각) : 지는 햇빛은 붉은 누각에 비치고

斷雲玉峯(단운기옥봉) : 끊어진 구름은 옥봉(玉峯)을 의지 했네

鈴搖千古塔(영요천고탑) : 천고(千古)의 탑에서 방울소리 흔들리고

發百年松(회발백년송) : 백년 뒤 소나무에 바람소리 웅웅거리네.

 

 

선사는 은로(恩老)에게 하직 인사를 올리고 출가하여 지금까지 공부하던 석수암을 떠나 의남 월저 선사(月渚禪師)를 찾아 법을 구했다. 월저 문하에서 수참 몇 해만에 월저 선사께서 또 이르시기를 나는 이미 늙었다. 용의 새끼를 기를 수 없으니 너의 비늘이 돋아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 곳으로 가라고 하였다. 그곳은 바로 남명 설암 선사(南溟雪巖禪師)가 주석하고 계신 묘향산 내원운사이다. 설암 선사 회상에서 수참 4년째 정월 초하루 날이었다. 스승 설암 선사께서는 떡국을 드시다가 선사에게 법성원융(法性圓融)이란 무슨 뜻인고라고 물었다. 이에 선사는 적일(赤日: 붉은 햇빛)입니다하고 확철대오(廓徹大悟)하였다.

 

선사의 깨달음은 바로 붉은 햇빛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주는 햇빛이 있어야 영위하는 것이다. 그 햇빛도 생명이 있는 붉은 햇빛이다. 이것이 선사의 깨침이자 가르침이었다.

스승 설암께서 선사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호남 징광사(澄光寺)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선사께서 선불장(選佛場)을 여시게 되었다. 선사께서 참활(參喝)하신다는 현응지영(縣鷹之鈴 : 사냥을 하는 매의 꼬리부분에 달린 방울, 매가 움직일 때마다 방울이 울려 그 매의 소재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선사께서 은거하여 살아도 소재를 알아 찾아온다는 뜻)이 전국 곳곳으로 울렸다. 이에 사방에서 찾아오는 중생들과 수좌 대중들이 바닷물이 밀려오듯 구름이 몰려오듯 찾아와서 원하옵니다. 선열(禪悅)을 베푸시어 우리의 주린 배를 채워 지공무사(至公無私)한 깨달음을 일깨워 주십시오라고 청하였다.

이에 선사께서 크게 가르침을 허락하시여 천엽잡화(千葉雜花)의 도량을 여니 보광명전(普光明殿)처럼 방불하였다. 선사의 덕은 사생(四生 :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을 도와 이것저것 따질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자비는 삼라만상을 덮었다.

또한 선사의 가르침에는 사생(四生)과 만유(萬有)가 하나 되어 삼여(三餘 : 겨울은 년()의 나머지, 밤은 날()의 나머지, 흐리고 비가 오는 것은 시()의 나머지이다. 학문은 남는 시간에 하여도 충분하다는 옛 위략독서(魏略讀書)편의 마땅히 세 가지 남음으로써 해야 한다(當以三餘)는 뜻가 없었다.

선사는 영조11(1753) 묘향산 동산사(東山寺)에서 세수 78, 법랍 67세로 입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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