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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禪詩/涅槃頌

석우보화(石友普化) 열반송(涅槃頌)

by 산산바다 2022. 11. 23.

산과바다

석우보화(石友普化)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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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우보화(石友普化)선사 (1875~1958) 열반송(涅槃頌)

 

 

囊括乾坤方外擲 : 하늘과 땅을 바랑에 넣어 한켠에 밀쳐놓고

杖挑日月袖中藏 : 해와 달을 지팡이로 따서 소맷자락에 감추노라

一聲鍾落浮雲散 : 한 줄기 종소리에 뜬구름 흩어지고

萬蘿靑山正夕陽 : 만 갈래 청산에 비로소 석양이 비치나니

 

 

선사의 속성은 설()씨이시고 본관은 순창(淳昌)이시며 법명은 보화(普化)이시고 법호는 석우(石友)이시다

 

을해(乙亥)서기 1875511일에 경남 의령에서 탄생하셨고 본적은 김해(金海)이시며 신라의 홍유설총(弘儒薛聰)선생의 45세손이시다. 선사께옵선 소시(少時)에 지혜가 출중하시와 중인(衆人)으로부터 신동이라 일컬음을 받으셨으며, 마음으로 자방(子房)과 공명(孔明)을 기리셨고 시서(詩書) 및 노장(老莊) 제자백가(諸子百家)지리(地理)는 물론 의학에까지 능통하시와 중인들이 그 은혜에 젖음이 적지 않았다.

 

30세에 이르심에 가사를 돌보지 않으시고 표현 운유(雲遊)하시기 7, 8년에 우연히 범어사에 이르셔서 보조어록을 열람하심에 三界熱惱猶如火宅 其忍淹留甘受長苦 欲免輪回莫若求佛 若欲求佛,佛卽是心이란 대목에 이르러 홀연 깨친바 있어서 불각낙루(不覺落淚)하시고 "대도(大道)는 실로 이 문중에 있구나" 하시며 심전(心田)에 티끌 개고 성천(性天)에 구름 여니 춘산(春山)에는 화소조가((花笑鳥歌)하고 추야에월백풍청(秋夜月白風淸)이로다. 아마도 무위도락(無爲道樂)은 이 밖에 다시 없어라는 시조 한 수를 읊으시고 감연 출가의 뜻을 굳히셨다.

 

즉시로 세진(世塵)을 등지시고 금강산 장안사(金剛山長安寺)에 이르시어 연담응신(蓮潭凝信)선사를 은사로 낙발(落髮)하시니 시년(時年)38세이셨다. 법을 겸수(兼受)하시고 후에 유점사(楡岾寺) 동선의정(東宣義淨)율사께 구족계(具足戒)를 받으시고 사방 선지식을 널리 참방(參訪)하시며 닦으신지 10여년에 영원암(靈源庵)으로 드시었다. 여기서 30여 성상(星霜)을 움직이지 아니하시고 참구(參究)하심에 깊은 경지에 계합(契合)하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때에 시작(詩作)도 많았으니,

'山揷爲籬水用扉 行人到此世情稀 孤庵懶客還多事 淨掃閒雲補弊衣' 란 시도 그때의 것이다. 그 후 중일(中日)사변이 일어남에 그 법제(法弟) 상월(霜月)율사에게 금강(金剛)엔 이미 연()이 다 되었으니 점차 남행하자 하시고 하동 칠불사(七佛寺)로 옮겨 안주(安住)하시다가 을유(乙酉)()에 사주다솔사(四洲多率寺)에 이거(移居) 중 조국광복을 맞으셨다.

 

다음에 남해도로 건너가셔서 해관암(海觀庵)을 창건하시니 그 곳에서 6.25를 무사히 지내시고 해인사로 이주하셨다. 정화불사 후 중망(衆望)에 의해 초대종정에 추대되시고 병신(丙申) 3월에 동화사로 이석(移錫)하셨다.

 

세연(世緣)이 다 되시어 임종(臨終)에 다다름에 이르심에 시봉(侍奉)이 유게(遺偈)를 청하심에 선사께서는 소리를 높여 "망상을 말라" 한마디 말씀뿐이셨다. 물러서지 않는 시봉의 간청에 선사께서는 부득이 응()하시와 "그러면 네가 나를 붙들어 일으켜라 너를 위하여 게를 지으리라" 하시며 붓을 들어 囊括乾坤方外擲 杖挑日月袖中藏 一聲鐘落浮雲散 萬朶靑山正夕陽이라 쓰시고 안연(安然)히 화()하시니 세수는 84이시고 법랍이 45이시니 때는 정유(丁酉) 납월(臘月) 이십칠일이었다. 열반소식이 전해지자 평소 선사를 경모(敬慕)하던 수백의 납자와 수천의 신도가 운집하였고 관계기관장들이 참석하여 애모(哀慕) 속에 엄숙히 다비가 거행되었다.

 

선사의 성품이 고결하시와 시은(施恩)을 받으심을 꺼렸었고, 또한 그 위용(威容)이 단엄(端嚴)하시고 그 지견(知見)이 고원(高遠)하시며 그 언어가 자상하시와 우리들로 하여금 매매(每每)히 무상대법에 자상하게 이끌어 주시어 무상정법의 신념을 굳게 다져주시었다. 이 은혜야말로 어찌 세상 일체유류은(一切有漏恩)에 비하리요 세상 일체 은혜는 필경 환화(幻化)로 돌아가리니와 이 무루성은(無漏聖恩)은 세세생생에 우리들 앞길을 인도하여 구경무상정각을 이루게 하시니 진실로 대은(大恩)이며 갈이 기념하고 싶지 않으리요! 천첩산(千疊山)과 만중수(萬重水)에 선사의 이 한 번 가심이여! 어느 때나 오시나요. 낙엽이 뿌리로 돌아올 때일까요 공산의구 만고수(公山依舊萬古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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