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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禪詩/涅槃頌

혜암현문(慧庵玄門) 열반송(涅槃頌)

by 산산바다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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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현문(慧庵玄門)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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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암현문(慧庵玄門)선사 (1885~1985) 열반송(涅槃頌)

 

 

行狀衲衣一枝    : 누더기 한 벌과 지팡이 하나로

東走西走走無窮 : 동서를 끝없이 달리나니

傍人若問何處走 : 어디로 달렸느냐 묻는다면

天下橫行無不通 : 천하를 가로질러 통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리

 

 

* 혜암스님은 조선조 5백 년 역사의 막이 서서히 내려지던 1885121일 황해도 백천군 해월면 해암리에서 최사홍(崔四弘)과 전주 이()씨의 3대 독자로 태어났다. 속명은 순천(順天).

11세 때인 1895년 부친상을 당해 이듬해 출가(出家)를 결행, 경기도 양주군 수락산 흥국사(興國寺)에서 삭발한 이래 줄곧 수행에 전념해왔다.

16세 때인 1900년 이보암(李保庵)스님을 은사로, 표금운(表錦雲)스님을 계사(戒師)로 득도하고, 27세 때인 1911년 서해담(徐海曇)스님을 계사로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뒤 성월(性月)스님 회상(會上)에서 정진하며 화두(話頭)를 간택 받았다.

그 뒤 만공(滿空), 혜월(彗月), 용성(龍城)스님 등 당시 선지식들을 모시고 용맹정진, 6년의 운수행각(雲水行脚)과 좌선(坐禪)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 불도(佛道)에 들어 초연히 살다가 간 근세 한국선문(韓國禪門)의 거봉(巨峰) 혜암선사는 덕숭총림(德崇叢林) 초대 방장(方丈)을 역임했다.

혜암스님은 1985519일 수덕사(修德寺) 염화실(拈花室)에서 세수(世壽) 11, 법랍(法臘) 86세로 세연(世緣)을 거두고 열반에 들었다.

스님은 열반에 임해 마지막 가르침을 묻는 제자들에게

" 무상 무공 무비공(無相無空無非空 ;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대답으로

열반의 노래인 임종게(臨終偈)를 대신했다.

산중의 90년 수행 생활을 마무리 짓는, 지극히 확신에 찬 유훈(遺訓)을 글자대로 어림잡아 헤아려 본다면 대략 이런 뜻으로 풀이된다.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여 고정된 실체가 없으며[無相], 그렇다고 허망한 것도 아니고[無空] 허망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無非空]'

그리고 '이 이상 할 말이 없다'라는 말은, 자신의 견해로는 앞의 가르침이면 족하다는 자기 확신의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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