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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佛祖正脈(釋迦如來 咐囑)/인도조사(西天祖師) 法脈 系譜

제 28조 보리달마(菩提達磨)

by 산산바다 2022. 11. 17.

산과바다

보리달마(菩提達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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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8보리달마(菩提達磨) (?~534)

 

 

第二十八祖菩提達磨者 南天竺國香至王第三子也 姓刹帝利 本名菩提多羅 後遇二十七祖般若多羅 至本國受王供養 知師密跡 因試令與二兄辨所施寶珠 發明心要 旣而尊者謂曰 汝於諸法已得通量 夫達磨者通大之義也 宜名達磨

28조 모리달마 그는 남천축국 향지왕의 셋째 아들이니종성은 찰제리요본래의 이름은 보리다라이다나중에 27반야다라가 본국에 돌아와서 왕의 공양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반야다라는 보리다라의 비밀스런 자취를 알았기 때문에 두 형과 함께 보시 받은 보배 구슬을 판별케 함으로써 심요를 밝히게 하였다

조금 있다가 존자가 말했다. “그대는 이미 모든 법을 통달했다무릇 달마라 함은 통달하고 크다는 뜻이니마땅히 이름을 달마라 하라.”

 

因改號菩提達磨 師乃告尊者曰 我旣得法 當往何國而作佛事 願垂開示 尊者曰 汝雖得法未可遠遊 且止南天待吾滅後六十七載 當往震旦設大法藥直接上根 愼勿速行衰於日下

그리하여 보리달마라고 이름을 고치고 나서 대사는 곧 존자에게 여쭈었다. “제가 이미 법을 얻었습니다만 어느 나라로 가서 불사를 지으리까바라옵건대 일러 주옵소서.”

존자가 대답했다. “그대가 비록 법을 깨달았다고 해도 멀리 유행하지는 말라우선 남천축국에 머물렀다가 내가 열반에 들고 나서 67년 뒤에 중국으로 가서 큰 법약을 마련해 놓고 곧바로 상근기 들을 접하라행여 너무 빨리 가지는 말라하루아침에 쇠락하게 될 것이니라.”

 

師又曰 彼有大士堪爲法器否 千載之下有留難否 尊者曰 汝所化之方獲菩提者不可勝數 吾滅後六十餘年彼國有難 水中文布自善降之 汝至時南方勿住 彼唯好有爲功業不見佛理 汝縱到彼亦不可久留 聽吾偈曰

대사가 다시 여쭈었다. “그 국토에 법기가 될 만한 대사가 있습니까천년 뒤의 재난을 남겨 두지 않겠습니까?”

그대가 교화할 지역에서 보리를 얻는 이가 셀 수 없을 것이다내가 열반에 든지 60년 뒤에 그 나라에 재난이 있으리니수중문포를 스스로 잘 항복시켜라그대가 갔을 때 남쪽에는 머물지 말지니 거기에는 유위의 공덕만을 좋아하는 사람만 있어서 부처의 이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또 설사 그곳에 갔더라도 오래 머물지는 말라나의 게송을 들으라.”

 

路行跨水復逢羊 獨自悽悽暗度江 日下可憐雙象馬 二株嫩桂久昌昌

길을 가고 물을 건너다가 다시 양을 만나니

혼사서 쓸쓸하게 강을 건넌다.

두 쌍의 코끼리와 말은 햇볕 아래서 애처로운데

두 그루의 계수나무는 오랫동안 무성하리라.

 

復演八偈 皆預讖佛敎隆替(事具寶林傳及聖胄集)師恭稟敎義 服勤左右垂四十年未嘗廢闕 逮尊者順世 遂演化本國 時有二師 一名佛大先 一名佛大勝多 本與師同學佛陀跋陀小乘禪觀 佛大先旣遇般若多羅尊者 捨小趣大與師並化 時號二甘露門矣

그리고 다시 여덟 게송을 읊었는데 모두가 불교의 흥망성쇠를 예언한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보림전』ㆍ『성주전에 기재되어 있다대사가 공손히 가르침을 받으면서 곁에서 40년을 모셨는데 잠시도 소홀한 적이 없었다존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 본국에서 교화를 폈다당시 두 법사가 있었으니 하나는 불대선이고또 하나는 불대승다라 하는데본래 대사와 함께 불타발타의 소승선관을 배웠었다불대선이 반야다라 존자를 만나서 소승을 버리고 대승으로 나아가 스승과 함께 교화를 펴니그때의 사람들이 두 감로문이라고 불렀다.

 

而佛大勝多更分途而爲六宗 第一有相宗 第二無相宗 第三定慧宗 第四戒行宗 第五無得宗 第六寂靜宗 各封己解別展化源 聚落崢嶸徒衆甚盛

그러나 불대승다의 가르침은 다시 갈래가 나누어지면서 여섯 종이 되었는데첫째는 유상종이요둘째는 무상종이요셋째는 정혜종이요넷째는 계행종이요다섯째는 무득종이요여섯째는 적정종이었다이들은 제각기 자기의 견해를 고집하여 따로 따로 교화의 원천을 펼쳤는데 마을 곳곳마다 무리가 매우 번성하였다.

 

1. 유상종(有相宗)

大師喟然而歎曰 彼之一師已陷牛跡 況復支離繁盛而分六宗 我若不除永纏邪見

달마대사가 한숨지어 탄식하면서 말했다. “저 한 스승이 자신도 이미 소의 발자국에 빠졌거늘더구나 어지럽게 번성하여 여섯 종파로 나누어졌구나내가 없애주지 않으면 영원히 삿된 소견에 얽매일 것이다.”

 

言已 微現神力至第一有相宗所 問曰 一切諸法何名實相 彼衆中有一尊長薩婆羅 答曰 於諸相中不互諸相 是名實相

이렇게 말하고는 은미하게 신력을 나타내어서 첫째의 유상종에 가서 물었다. “일체의 모든 법에서 어떤 것을 실상이라 이름 하는가?”

그 무리 가운데 어른인 살바라라는 이가 대답했다. “모든 모습 속에서 모든 모습을 섞지 않는 것을 실상이라고 이름 합니다.”

 

師曰 一切諸相而不互者 若名實相當何定耶 彼曰 於諸相中實無有定 若定諸相何名爲實

대사가 말했다. “일체의 모습이면서도 섞지 않는 것을 실상이라고 한다면그것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가?

모든 모습 가운데는 진실로 정해져 있는 것이 없습니다만일 모든 모습이 정해졌다면 어찌 진실이라고 이름 하겠습니까?”

 

師曰 諸相不定便名實相 汝今不定當何得之 彼曰 我言不定不說諸相 當說諸相其義亦然

모든 모습을 정하지 못함을 문득 실상이라고 이름한다면 그대는 지금 정하지 못한 것을 어떻게 얻었는가?”

내가 정하지 못한다고 한 것은 모든 모습을 말한 것이 아니니모든 모습을 설할 때에도 그 뜻은 마찬가지입니다.”

 

師曰 汝言不定當爲實相 定不定故卽非實相 彼曰 定旣不定卽非實相 知我非故不定不變

그대는 정해지지 않음이 마땅히 실상이라고 말하지만정해지지 않음을 정했기 때문에 곧 실상이 아니다.”

정해지지 않은 것을 정했으므로 실상이 아니라 하나나의 잘못을 아는 까닭에 정한 것도 아니고 변한 것도 아닙니다.”

 

師曰 汝今不變何名實相 已變已往其義亦然 彼曰 不變當在 在不在故 故變實相以定其義

그대가 지금 변한 것도 아니라고 한 것을 어찌 실상이라 하겠는가이미 변했고 이미 지나간 그 뜻이 또한 그러하다.”

변치 않는 것은 마땅히 존재하는 것이고존재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이 때문에 실상이 변화해서 그 뜻을 정하는 것입니다.”

 

師曰 實相不變 變卽非實 於有無中何名實相 薩婆羅心知聖師懸解潛達 卽以手指虛空曰 此是世間有相 亦能空故 當我此身得似否

실상은 변치 않는 것이고 변하면 실답지 않으니있음과 없음 가운데서 어느 것을 실상이라 하겠는가?”

살바라가 마음속으로 거룩한 대사임을 알자 얽매여 있던 지견이 트여 잠잠히 요달하고손으로 허공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 세간은 상이 있는 것이지만 또한 능히 공하기도 한 것입니다나의 이 몸도 그와 같습니까?”

 

師曰 若解實相卽見非相 若了非相其色亦然 當於色中不失色體 於非相中不礙有故 若能是解此名實相

대사가 말했다. “만일 실상을 이해하면 형상 아님을 보게 되고형상 아님을 요달하면 그 색도 마찬가지로 요달 하리니색 속에 있으면서 색의 본체를 잃지 않고 형상 아님 가운데서 형상 있음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만일 이와 같이 이해하면 이것이 실상이라 이름 한다.”

 

彼衆聞已 心意朗然欽禮信受

그 무리들은 듣고 나서 마음과 뜻이 활짝 트이자 흠모하여 절을 하면서 믿고 받아들였다.

 

2. 무상종(無相宗)

師又瞥然匿跡 至第二無相宗所 問曰 汝言無相當何證之 彼衆中有智者波羅提 答曰 我明無相心不現故

대사는 다시 눈 깜짝하는 사이에 몸을 숨겨서 둘째의 무상종에 가서 물었다. “그대가 말한 무상은 어떻게 증득하는가?”

그 무리 가운데 바라제라는 지혜 있는 이가 대답했다. “내가 무상을 밝히는 것은 마음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師曰 汝心不現當何明之 彼曰 我明無相心不取捨 當於明時亦無當者

대사가 물었다. “그대의 마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을 밝힌다고 하는가?”

내가 무상함을 밝힘은 마음으로 취하거나 버리지 않는 것이며또 밝힐 때를 당해서도 그에 해당하는 자가 없습니다.”

 

師曰 於諸有無心不取捨 又無當者諸明無故 彼曰 入佛三昧尙無所得 何況無相而欲知之

온갖 있음과 없음에 대해서 마음으로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또 그에 해당하는 자도 없다는 것은 모든 밝음도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삼매에 들면 오히려 얻은 바가 없거늘 하물며 무상이라고 한들 알고자 하겠습니까?”

 

師曰 相旣不知誰云有無 尙無所得何名三昧 彼曰 我說不證證無所證 非三昧故我說三昧

모습을 이미 알지 못하는데 누가 있음과 없음을 말하겠으며얻을 바도 없는데 어찌 삼매라 하겠는가?”

내가 증득하지 않는다 함은 증득할 바 없음을 증득하는 것이며삼매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삼매라고 말한 것입니다.”

 

師曰 非三昧者何當名之 汝旣不證非證何證 波羅提聞師辯析卽悟本心 禮謝於師懺悔往謬 師記曰 汝當得果不久證之 此國有魔非久降之

삼매가 아니라고 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삼매라고 이름하며 그대가 이미 증득하지 않았다면 증득함이 아닌 것을 어찌 증득한다 하는가?”

바라제는 대사의 변론과 분석을 듣자 곧 본래 마음을 깨닫고는 대사에게 절하면서 지난 잘못을 참회하였다대사는 그에게 수기를 주면서 말했다. “그대는 마땅히 과를 얻어서 오래지 않아 증득할 것이며이 나라에 악마가 있는데 오래지 않아서 항복시킬 것이다.”

 

3. 정혜종(定慧宗)

言已忽然不現 至第三定慧宗所 問曰 汝學定慧爲一爲二 彼衆中有婆蘭陀者 答曰 我此定慧非一非二

말을 마치자 홀연히 사라져서 셋째인 정혜종에 가서 물었다. “그대들이 배운 정혜는 하나인가둘인가?”

그 무리 가운데 바란타라는 이가 있다가 대답했다. “우리들의 이 정혜는 하나도 아니요둘도 아닙니다.”

 

師曰 旣非一二何名定慧 彼曰 在定非定處慧非慧 一卽非一二亦不二 師曰 當一不一當二不二 旣非定慧約何定慧 彼曰 不一不二定慧能知 非定非慧亦復然矣 師曰 慧非定故然何知哉 不一不二誰定誰慧

이미 하나도 둘도 아니라면 어찌 정혜라고 하는가?”

정에 있어서는 정이 아니고혜에 처해서는 혜가 아니니하나가 곧 하나가 아니고둘 또한 둘이 아닙니다.”

하나에 당해서 하나가 아니고 둘에 당해서 둘이 아니라면 이미 정혜가 아닌데 무엇을 가리켜 정혜라 하는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지만 정과 혜는 능히 알 수 있으며 정도 아니고 혜도 아닌 것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혜가 정을 말미암지 않는다면 그것을 어찌 알겠는가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라면 정은 무엇이고 혜는 무엇인가?”

 

婆蘭陀聞之疑心冰釋

바란타가 듣고서 마음의 의혹이 얼음 녹듯 풀렸다.

 

4. 계행종(戒行宗)

至第四戒行宗所 問曰 何者名戒 云何名行 當此戒行爲一爲二 彼衆中有一賢者 答曰 一二二一皆彼所生 依敎無染此名戒行

대사는 다시 넷째 계행종에 가서 물었다. “무엇을 계라 이름하고 무엇을 행이라 이름하는가이 계행은 하나인가둘인가?”

그 무리 가운데 한 사람의 현자가 대답했다. “하나이면서 둘이고둘이면서 하나인 것이 모두 거기서 나온 바입니다교법에 의거하되 물듦이 없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계행이라고 합니다.”

 

師曰 汝言依敎卽是有染 一二俱破 何言依敎 此二違背不及於行 內外非明何名爲戒 彼曰 我有內外彼己知竟(淅本己字作已依廣燈也 邵本作無字依寶林也 洪舊本作已字 正宗記作以字 未詳孰是旣得通達便是戒行 若說違背俱是俱非 言及淸淨卽戒卽行

대사가 다시 물었다. “그대가 말한 교법에 의거함이 바로 묾듬이 있는 것이다하나든 둘이든 모두 타파되었는데 어찌 교법에 의거한다고 말하겠는가이 두 가지가 서로 어긋나서 행에 미치질 못하여 안과 밖이 분명하지 않거늘 어찌 계라 이름하겠는가?”

나에게 안과 밖이 있는 것을 저는 이미 압니다.[절본에는 ‘자가 ‘자로 되어 있는데광등록에 의한 것이다소본에는 ‘자가 없는데 보림전에 의한 것이며구본에는 ‘자가 널리 쓰이고 있다그러나 정종기에는 ‘ ’라로 되어 있어서 어느 것이 옳은지는 미상이다.] 이미 통달한 뒤에는 그것이 곧 계행이니 만일 서로 어겼다고 말한다면 둘 다 옳기도 하고 둘 다 그르기도 합니다말이 청정함에 미치면 바로 계이고 바로 행입니다.

 

師曰 俱是俱非何言淸淨 旣得通故何談內外

둘 다 옳기도 하고 둘 다 그르기도 하다면 어찌 청정이라 하겠으며이미 통달했기 때문이라면 어찌 안팎을 말하겠는가?”

 

賢者聞之卽自慚服

현자가 이 말을 듣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면서 복종하였다.

 

5. 무득종(無得宗)

至第五無得宗所 問曰 汝云無得無得何得 旣無所得亦無得得 彼衆中有寶靜者 答曰 我說無得非無得得 當說得得無得是得

대사는 다시 다섯째 무득종에 가서 물었다. "그대가 무득이라 하는데 무득은 어떤 얻음인가이미 얻은 바가 없다면 얻음 없음을 얻은 것이다.“

그 무리 가운데 보정이라는 이가 대답했다. “내가 말한 무득은 얻음 없음을 얻은 것이 아닙니다마땅히 얻을 것을 얻는다고 설해야 하지만 얻음 없음도 얻음입니다.”

 

師曰 得旣不得 得亦非得旣云得得 得得何得 彼曰 見得非得 非得是得 若見不得名爲得得

얻음이 이미 얻지 못함이라면 그 얻음은 또한 얻음이 아니다이미 얻은 것이 얻었다고 말하는데 얻을 것을 얻었다 함은 무엇을 얻음인가?”

얻음을 보면 얻음이 아니고 얻음이 아니라야 얻음이니 만일 얻지 않음을 보면 이름하여 얻을 것을 얻는다고 합니다.”

 

師曰 得旣非得 得得無得 旣無所得 當何得得 寶靜聞之頓除疑網

얻음은 이미 얻음이 아니고 얻을 것을 얻음도 얻음이 없으니이미 얻는 바가 없다면 무엇으로써 얻을 것을 얻는다고 해야 하는가?”

보정이 듣고 의혹의 그물이 단박에 제거되었다.

 

6. 적정종(寂靜宗)

至第六寂靜宗所 問曰 何名寂靜 於此法中誰靜誰寂 彼有尊者 答曰 此心不動是名爲寂 於法無染名之爲靜

대사는 다시 여섯째 적정종에 가서 물었다. “무엇을 적정이라 이름 하는가이 법 가운데서 무엇을 고요하다고 하며 무엇을 적멸하다고 하는가?”

그곳에 있던 어떤 존자가 대답했다. “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적멸이라 이름하고법에 물들지 않는 것을 고요하다고 이름합니다.”

 

師曰 本心不寂要假寂靜 本來寂故何用寂靜 彼曰 諸法本空以空空故 於彼空空故名寂靜

대사가 다시 물었다. “본래 마음이 적멸하지 않다면 적멸과 고요함을 빌릴 필요가 있겠지만본래 적멸하므로 어찌 적멸과 고요함을 이용 하리오?”

모든 법이 본래 공해서 공도 공하기 때문이니 그 공의 공함 때문에 이름하여 적멸과 고요함이라 합니다.”

 

師曰 空空已空諸法亦爾 寂靜無相何靜何寂 彼尊者聞師指誨豁然開悟

공의 공함도 이미 공했고 모든 법도 마찬가지라서 적멸하고 고요하여 모습이 없거늘무엇이 고요하고 무엇이 적멸하겠는가?”

그 존자는 대사의 가르침을 받고 활연히 깨달았다.

 

旣而六衆咸誓歸依 由是化被南天聲馳五印 遠近學者靡然嚮風 經六十餘載度無量衆

이리하여 여섯 종파가 모두 맹세하고 귀의하니 이 까닭에 교화가 남천축에 퍼지고 명성이 인도 전역에 알려졌으며멀고 가까운 곳의 학자들이 바라마결에 쏠리듯이 모여들었다이렇게 60년을 지나면서 한량없는 무리를 제도하였다.

 

 

後値異見王輕毁三寶 每云 我之祖宗皆信佛道 陷于邪見 壽年不永運祚亦促 且我身是佛何更外求 善惡報應 皆因多智之者 妄搆其說

후에 이견왕을 만났을 때 그가 삼보를 경멸하면서 매양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의 조상들은 모두 불법을 믿었으나 삿된 소견에 빠져서 수명이 길지 못하고 그 타고난 복도 짧았다또 내 몸이 곧 부처인데 어찌 밖에서 구하리오선악의 과보는 모두가 꾀가 많은 자들이 멋대로 그 설을 꾸며낸 것이다.”

 

至於國內 耆舊爲前王所奉者 悉從廢黜 師知已 歎彼德薄當何救之 又念無相宗中二首領 其一波羅提者 與王有緣將證其果 其二宗勝者 非不博辯而無宿因 時六宗徒衆亦各念言 佛法有難師何自安 師遙知衆意卽彈指應之 六衆聞之云 此是我師達磨信響 我等宜須速行以副慈命

그리하여 나라 안의 선왕의 존경을 받던 원로들은 모두가 쫓겨 나갔다대사는 이런 사실을 알고 탄식하였다. ‘저 박덕한 사람을 어떻게 해야 구제하겠는가?’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무상종의 두 우두머리 가운데 하나는 바라제인데 왕과 인연이 있고 장차 그 과를 증득할 것이다또 하나는 종승인데 변재가 좋고 박식하지만 숙세의 인연은 없구나.’ 그때 여섯 종파의 무리들도 제각기 이런 생각을 하였다. ‘불법에 재난이 생겼는데 스승님은 어찌 혼자만 편히 계실까?’ 대사가 멀리서 대중의 뜻을 알고는 손가락을 튕겨서 응답하자여섯 무리들이 듣고서 말하였다. “이는 우리 스승인 달마대사께서 우리들에게 신호하는 소리이다마땅히 빨리 가서 분부를 받들어야 한다.”

 

言已至師所禮拜問訊 師曰 今一葉翳虛孰能剪拂 宗勝曰 我雖淺薄敢憚其行

그리고는 곧 대사에게 가서 예배하고 문안하였다대사가 물었다. “지금 잎사귀 하나가 허공을 가렸는데 누가 베어 버리겠는가?”

종승이 대답했다. “제가 비록 천박하지만 감히 그 일을 해 보이겠습니다.”

 

師曰 汝雖辯慧而道力未全

그대는 비록 말재주와 지혜가 있기는 하나아직 도력이 온전치 못하다.”

 

宗勝自念 我師恐我見王作大佛事 名譽顯達映奪尊威 縱彼福慧爲王 我是沙門受佛敎旨 豈難敵也 言訖潛去至王所 廣說法要及世界苦樂人天善惡等事 王與之往返徵詰無不詣理 王曰 汝今所解其法何在 宗勝曰 如王治化當合其道 王所有道何在

종승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스승께서는 내가 왕을 뵈옵고 큰 불사를 하면 나의 명예는 드러나고 자신의 위신이 깎일까 두려워하시는구나설사 그가 복덕과 지혜로써 왕이 되었다 하여도 나는 사문으로서 부처님의 교지를 받은 사람인데 어찌 그를 대적하기 어렵겠는가?’ 그리고는 몰래 왕의 처소로 가서 법의 요체와 세계의 고락인간이나 하늘의 선과 악 등의 일을 자세히 설하였다왕은 그와 상대하여 토론을 거듭하는 사이에 모든 이치를 알아챘다왕이 물었다. “그대가 지금 알고 있는 그 법은 어디에 있소?”

종승이 대답했다. “왕께서 다스리고 교화하는 그 모든 도에 다 있습니다대왕께서 소유한 도는 어디에 있습니까?”

 

王曰 我所有道將除邪法 汝所有法將伏何人

내가 소유한 도는 장차 삿된 법을 없애겠지만그대가 소유한 법은 장차 누구를 항복시키기 위한 것인가?”

 

師不起于坐懸知宗勝義墮 遽告波羅提曰 宗勝不稟吾敎 潛化於王須臾卽屈 汝可速救 波羅提恭稟師旨云 願假神力

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도 종승의 말이 막힌 것을 알았다그리하여 급히 바라제에게 말했다. “종승이 나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몰래 왕을 교화하려다가 잠깐 사이에 굴복하고 말았다그대는 빨리 가서 그를 구해 주어라.”

바라제가 공손히 대사의 분부를 받고서 말했다. “바라옵건대 신력을 빌려 주소서.”

 

言已雲生足下 至王前黙然而住 時王正問宗勝 忽見波羅提乘雲而至愕然忘其問答 曰乘空之者是正是邪 答曰 我非邪正而來正邪 王心若正我無邪正

말을 마치자 발밑에 구름이 생기더니 왕의 앞에 이르러 잠자코 머물렀다이때 왕은 바야흐로 종승에게 물으려 하였으나 홀연 바라제가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자 깜짝 놀라면서 문답하던 것을 까맣게 잊고는 이렇게 말했다. “허공을 타고 온 자가 바른가삿된가?”

바라제가 대답했다. “나는 사와 정이 아니면서 정과 사로 옵니다대왕의 마음이 만약 바르다면 저에게도 삿됨과 바름은 없습니다.”

 

王雖驚異而驕慢方熾 卽擯宗勝令出 波羅提曰 王旣有道何擯沙門 我雖無解願王致問

왕은 비록 깜짝 놀랐으나 교만한 생각이 치솟아서 즉각 종승을 쫓아내니바라제가 말했다. “대왕께서는 이미 도가 있는데 어찌하여 사문을 내치십니까제가 비록 아는 것은 없으나 대왕께서 물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王怒而問曰 何者是佛 答曰 見性是佛

왕이 성을 내면서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인가?”

바라제가 대답했다.

본성을 봄이 부처입니다.”

 

王曰 師見性否 答曰 我見佛性

대사는 본성을 보았는가?”

저는 불성을 보았습니다.”

 

王曰 性在何處 答曰 性在作用

본성은 어디에 있는가?”

본성은 작용에 있습니다.”

 

王曰 是何作用我今不見 答曰 今見作用王自不見

어떤 작용이기에 지금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가?”

지금 작용을 보고 있지만 왕 스스로 보지 못할 뿐입니다.”

 

王曰 於我有否 答曰 王若作用無有不是 王若不用體亦難見

나에게도 있는가없는가?”

대왕께서 만약 작용한다면 그렇지 않음이 없지만왕이 만약 작용하지 않는다면 그 체는 스스로 보기 어렵습니다.”

 

王曰 若當用時幾處出現 答曰 若出現時當有其八

만약 작용할 때라면 몇 곳에서 출현하는가?”

만약 출현할 때라면 마땅히 여덟 가지가 있습니다.”

 

王曰 其八出現當爲我說 波羅提卽說偈曰

그 여덟 가지 출현을 나에게 말해 주시오.”

바라제가 즉시 게송으로 대답했다.

 

在胎爲身 處世名人 在眼曰見 在耳曰聞  

태에 있으면 몸이 되고

세상에 처하면 사람이라 이름하고

눈에 있으면 본다고 말하고

귀에 있으면 듣는다고 말하고

 

在鼻辨香 在口談論 在手執捉 在足運奔

코에 있으면 냄새를 분별하고

입에 있으면 담론을 하고

손에 있으면 움켜잡고

발에 있으면 운반하고 옮기네.

 

遍現俱該沙界 收攝在一微塵 識者知是佛性 不識喚作精魂

두루 나타나서 모래 수의 세계를 덮고

거두어들이면 하나의 티끌 속에 드네.

아는 이는 이것이 불성인 줄 알지만

알지 못하는 이는 정혼이라 부르네.

 

王聞偈已心卽開悟 乃悔謝前非咨詢法要 朝夕忘倦 迄于九旬 時宗勝旣被斥逐 退藏深山 念曰 我今百歲八十爲非 二十年來方歸佛道 性雖愚昧行絶瑕疵 不能禦難生何如死

왕이 이 게송을 듣고 마음이 열려서 앞서의 허물을 뉘우쳤다그리고는 법의 요체를 물으면서 아침저녁으로 피로를 잊은 채 90세까지 이르렀다이때 배척을 당해서 쫓겨난 종승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숨어서 생각했다. “내 이제 백 살인데 80년을 그르쳤고 20년 동안만 불도에 귀의했다비록 성품이 어리석고 둔하지만 행에는 결코 흠이 없었는데 이 재난을 막지 못했으니 살아 있어도 죽는 것만 못하다.”

 

言訖卽自投崖 俄有一神人以手捧承 置于巖石之上安然無損 宗勝曰 我忝沙門當與正法爲主 不能抑絶王非 是以捐身自責 何神祐助一至於斯 願垂一語以保餘年

생각을 마치자 곧 벼랑에서 떨어졌는데 어떤 신인 하나가 손으로 받아서 바위 위에 놓으니 조금도 다친 곳이 없었다종승이 말했다. “나는 사문이 되어서 마땅히 정법의 주체가 되어야 했는데도 국왕의 잘못을 억누르지 못했다그래서 몸을 벼랑에 던져서 자책하려는 것인데 어찌하여 신인께서는 이렇게 나를 도와주셨소원컨대 한 말씀 베풀어 주셔서 남은 생애를 보존케 하여 주시오.”

 

於是神人乃說偈曰

그러자 神人이 곧 게송을 말하였다.

 

師壽於百歲 八十而造非 爲近至尊故 熏修而入道

스님의 나이 백 살에

80년은 그릇된 일을 했으나

지존을 가까이한 까닭에

훈습의 수행으로 도에 들었네.

 

雖具少智慧 而多有彼我 所見諸賢等 未嘗生珍敬

비록 조그마한 지혜를 갖추었다 해도

나와 너의 차별이 많으므로

여러 현성들을 보아도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네.

 

二十年功德 其心未恬靜 聰明輕慢故 而獲至於此

20년의 공덕이 있는 데도

그 마음이 담박하고 고요하지 않으니

바로 총명함과 교만함 때문에

끝내 이 지경에 이른 것이네.

 

得王不敬者 當感果如是 自今不疏怠 不久成奇智

국왕이 공경하지 않은 것도

마땅히 과보의 감응으로 그런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뛰어난 지혜를 이루리라.

 

諸聖悉存心 如來亦復爾

성인들도 모두 마음을 두고 계시며

여래도 또한 마찬가지라오.

 

宗勝聞偈欣然 卽於巖間宴坐

종승이 게송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바위 사이에 조용히 앉았다.

 

時異見王復問波羅提曰 仁者智辯當師何人 答曰 我所出家 卽娑羅寺烏沙婆三藏爲授業師 其出世師者卽大王叔菩提達磨是也

이때 이견왕이 다시 바라제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혜롭고 변재가 있는데 스승은 누구시오?”

바라제가 대답했다. “저는 사라사에서 출가하여 오사바 삼장에게 수학하였으나출세간의 스승은 대왕의 숙부이신 보리달마 대사입니다.”

 

王聞師名驚駭久之 曰 鄙薄忝嗣王位 而趣邪背正忘我尊叔

왕은 대사의 이름을 듣게 되자깜짝 놀라서 한참 있다가 입을 열었다. “못난 내가 외람되이 왕위에 올라서 바른 길을 등지고 삿된 길로 드는 바람에 나의 숙부를 잊을 뻔하였소.”

 

遽敕近臣特加迎請 師卽隨使而至 爲王懺悔往非 王聞規誡泣謝于師

그리하여 급히 가까운 신하에게 명을 내려서 대사를 특별히 청해 오도록 했다대사가 곧 사신을 따라와서 왕으로 하여금 지나간 잘못을 뉘우치게 하자왕은 훈계하는 말을 듣고는 울면서 대사에게 참회하였다.

 

又詔宗勝歸國 大臣奏曰 宗勝被謫投崖 今已亡矣

또 종승을 본국으로 귀국시키라고 명하자 대신이 아뢰었다.

종승은 배척을 받고서 벼랑에 떨어졌으니지금쯤 죽었을 것입니다.”

 

王告師曰 宗勝之死皆自於吾 如何大慈令免斯罪 師曰 宗勝今在巖間宴息 但遣使召當卽至矣

왕이 대사에게 말했다.

종승이 죽은 것은 모두가 내 잘못이니 대자대비를 베푸시어 이 죄를 면하게 하여 주십시오.”

대사가 대답했다.

종승은 지금 바위틈에 조용히 앉아 있으니사신을 보내서 부르기만 하면 곧 올 것입니다.”

 

王卽遣使入山果見宗勝端居禪寂 宗勝蒙召乃曰 深媿王意 貧道誓處巖泉 且王國賢德如林 達磨是王之叔 六衆所師 波羅提法中龍象 願王崇仰二聖以福皇基 使者復命 未至

왕이 곧 사신을 보냈다사신이 산에 들어가니 과연 종승이 단정히 앉아 선정에 든 것이 보였다종승은 왕의 소명을 받고서 말했다. “대왕의 뜻에 너무나 부끄럽지만 빈도는 바위틈과 샘 곁에 살기로 하였소또 대왕의 나라에서는 어진 대덕이 숲처럼 많으니 달마대사는 대왕의 숙부이자 여섯 무리의 스승이고바라제는 불법 안의 용상입니다대왕께서는 이 두 성인을 숭앙함으로써 황제의 근간이 되는 업을 복되게 하기를 바랍니다.”

사자는 오지 않겠다는 종승의 뜻을 보고했다.

 

師謂王曰 知取得宗勝否 王曰 未知

그러자 대사가 왕에게 말했다. “종승을 오게 하는 법을 아십니까?”

왕이 대답했다. “모릅니다.”

 

師曰 一請未至 再命必來

대사가 말했다. “한 번 청해서 오지 않았지만 두 번째 청하면 반드시 올 것입니다.”

 

良久使還果如師語

조금 있다가 사자가 돌아왔는데 과연 대사의 말과 같았다.

 

師遂辭王曰 當善修德不久疾作 吾且去矣 經七日王乃得疾 國醫診治有加無瘳 貴戚近臣憶師前記 急發使告師曰 王疾殆至彌留 願叔慈悲遠來軫救

대사는 마침내 왕을 하직하면서 말했다. “덕을 잘 닦으시오오래지 않아 병이 생길 것입니다나는 이제 떠납니다.”

7일이 지나자 왕에게 병이 생겼다국의가 아무리 치료해도 병환은 심해질 뿐 낫지 않았다친척과 대신들은 전날 대사의 예언을 기억하고는 급히 사자를 대사에게 보내어 말했다. “대왕의 병환이 자못 위급하니 바라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왕림하여서 구원해 주십시오.”

 

師卽至王所慰問其疾 時宗勝再承王召 卽別巖間 波羅提久受王恩亦來問疾

대사는 곧 왕의 처소로 가서 그의 병환을 위로하였다당시 종승은 두 번째로 왕의 부름을 받고서 바위틈의 생활을 하직하였고 바라제도 오랫동안 국왕의 은혜를 입었으므로 왕의 병환을 위문하러 와 있었다.

 

波羅提曰 當何施爲令王免苦

바라제가 말했다. “어떤 조치를 베풀어야 왕의 고통을 면하게 할 수 있을까요?”

 

師卽令太子爲王宥罪施恩崇奉僧寶 復爲王懺悔云 願罪消滅 如是者三 王疾有間

대사는 곧 태자로 하여금 왕이 되게 하고죄인들을 놓아 주어서 은혜를 베풀고승보를 숭배하고 받들게 하였다또 왕에게는 “죄의 소멸을 바라나이다하면서 참회하도록 했는데이렇게 세 차례 거듭하자왕의 병환이 금방 나았다.

 

師心念 震旦緣熟行化時至

대사는 속으로 생각했다. “중국과의 인연이 익어서 교화할 때가 되었구나.”

 

乃先辭祖塔 次別同學 然至王所慰而勉之曰 當勤修白業護持三寶 吾去非晩一九卽迴

그리하여 먼저 조사의 탑에 하직하고 다음은 동학과 작별한 뒤 왕에게 가서 위로하고 격려하였다. “맑은 업을 부지런히 닦고 삼보를 잘 보호하시오내가 가더라도 오래 있지는 않을 것이니, 19년이면 돌아올 것입니다.”

 

王聞師言涕淚交集 曰此國何罪彼土何祥 叔旣有緣非吾所止 唯願不忘父母之國 事畢早回

왕이 대사의 말을 듣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이 나라는 무슨 죄가 있고 저 나라에는 무슨 상서로움이 있습니까숙부께서 이미 인연이 있으시다니 내가 말릴 수는 없으나부디 부모의 나라를 잊지 마시고 일을 마치거든 곧 돌아와 주십시오.”

 

王卽具大舟實以衆寶 躬率臣寮送至海壖

왕은 곧 큰 배를 마련해서 많은 보배를 싣게 하고는 몸소 신하들을 인솔하여 바닷가에 나와 전송하였다.

 

師汎重溟凡三周寒暑達于南海 實梁普通八年丁未歲九月二十一日也 廣州刺史蕭昂具主禮迎接 表聞武帝 帝覽奏遣使齎詔迎請 十月一日至金陵

대사는 바다를 통해 건너가 3년이 지나서야 남해에 다다르니이때가 양의 보통 8년 정미년 9 21일이었다광주 자사 소앙이 주인의 예를 갖추어서 영접하고는 무제에게 표를 올려 보고했다무제는 보고를 받고는 사자에게 조서를 주어서 맞아들이니, 10 1일에 금릉에 도착하였다.

 

(嵩禪師以梁僧寶唱續法記爲據作正宗記言 達磨以梁武普通元年庚子歲至此土 其年乃後魏明帝正光元年也 若如此則與後入滅啓壙等年皆相合 若據此稱 普通八年丁未歲九月二十一日至南海 十月一日至金陵則甚誤也 蓋普通八年三月已改爲大通元年 則九月不應尙稱普通八年也 南海者今廣州也 去金陵數千里 刺史奏聞而武帝詔迎 豈可十日之間便至金陵耶 又按南史蕭昂本傳 不言昂爲廣州刺史 但王茂傳末有廣州長史蕭昂 然不知何年在任 今止可云達于南海實梁普通元年 廣州刺史具主禮迎接 表聞武帝 帝覽奏遣使齎詔迎請 十月一日至金陵)

[숭선사는 양나라 스님 보창의 속법기를 근거로 삼아 정종기를 지으면서 말하기를 “달마대사는 양나라 무제 보통 원년 경자(520)에 이 나라에 들어왔다그러나 그 해는 곧 후위 효명제 정광 원년(520)이다라고 하였다가령 이 기록과 같다면 나중에 입멸하고 무덤을 열어본 일 따위의 연도와 서로 꼭 맞는다그렇다면 여기에서 말한 보통 8년 정미(527) 9 21일에 남해에 이르렀고, 10 1일에 금릉에 이르렀다고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말이다보통 8 3월에 이미 연호를 대통 원년으로 고쳤으니그렇다면 9개월의 차이가 있으므로 보통 8년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남해는 지금의 광주로 금릉과의 거리는 수천 리나 된다그런데 자사가 주청하여 보고하고 무제가 조서를 내려 달마를 맞이한 기간이 불과 10일 동안이었으니그 먼 금릉까지 어떻게 10일 동안에 갈 수 있다는 말인가또 남사 소양의 본전에 의하면 소양이 광주 자사를 역임했다는 말이 없고단지 왕무의 전기 끝부분에 광주 장사 소양이란 말이 있을 뿐이다그러나 어느 해에 광주 자사로 있었는지 알 수가 없으므로 여기에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다만 ‘남해에 이른 때는 양나라 보통 원년이었다광주 자사가 예를 갖추어 영접하였으며표를 올려 무제에게 아뢰자 무제가 표를 읽고는 사신을 보내 조서를 가지고 가서 영접하게 하였는데 10 1일에 금릉에 이르렀다고만 해두는 것이 좋겠다.]

 

帝問曰 朕卽位已來 造寺寫經度僧不可勝紀 有何功德 師曰 並無功德

무제가 대사에게 물었다. “짐이 왕위에 오른 이래로 절을 짓고 경전을 쓰고 스님을 양성한 것이 셀 수 없는데 어떤 공덕이 있소?”

대사가 대답했다. “아무 공덕도 없습니다.”

 

帝曰 何以無功德 師曰 此但人天小果有漏之因 如影隨形雖有非實

어찌하여 공덕이 없소?”

이는 다만 인간과 하늘의 작은 과보를 받는 유루의 원인일 뿐이니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아서 있는 듯하나 실답지가 않습니다.”

 

帝曰 如何是眞功德 答曰 淨智妙圓體自空寂 如是功德不以世求

어떤 것이 진실한 공덕이오?”

청정한 지혜는 묘하고 원만해서 체가 스스로 비고 적멸하니이러한 공덕은 세상 법으로는 구하지 못합니다.”

 

帝又問 如何是聖諦第一義 師曰 廓然無聖

무제가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성제의 제일의입니까?”

확연하여 거룩함도 없습니다.”

 

帝曰 對朕者誰 師曰 不識

짐을 대하고 있는 이는 누구요?”

모릅니다.”

 

帝不領悟 師知機不契 是月十九日潛迴

무제가 알아듣지 못하자대사는 근기가 계합하지 않음을 알았다그 달 19일 몰래 강북을 돌아서

 

(廣燈迴作過字)

광등록에서는  자로 썼다.

 

江北 十一月二十三日屆于洛陽當後魏孝明太和十年也

11 23일에 낙양에 이르니이때가 후위의 효명제 태화 10년이었다.

 

(當云後魏孝明正光元年也 若據太和十年乃後魏文帝時是年卽南齊武帝永明四年丙寅歲也)

[후위 호명 정광 원년이라 해야 옳다만일 태화 10년이 후위의 문제 때일 것 같으면이 해는 바로 남제 무제 영명 4년 병인년이어야 한다.]

 

寓止于嵩山少林寺 面壁而坐終日黙然 人莫之測 謂之壁觀婆羅門

그 후 숭산의 소림사에 머물렀는데 벽을 대면하여 앉아서는 종일토록 침묵을 지키니 아무도 그 연유를 아는 이가 없어서 그를 일러 벽을 보는 바라문이라 하였다.

 

時有僧神光者 曠達之士也 久居伊洛 博覽群書善談玄理 每歎曰 孔老之敎禮術風規 莊易之書未盡妙理 近聞 達磨大士住止少林 至人不遙 當造玄境 乃往彼晨夕參承 師常端坐面牆 莫聞誨勵 光自惟曰 昔人求道敲骨取髓刺血濟饑 布髮掩泥投崖飼虎 古尙若此 我又何人

당시 신광이라는 활달한 스님이 있었다그는 오랫동안 낙양에 살면서 온갖 서적을 많이 읽고 현묘한 이치를 잘 이야기하곤 하였다그는 늘 이렇게 탄식하였다. “공자와 노자의 가르침은 예절술수풍류법규뿐이요장자와 주역 따위의 글은 묘한 이치를 다하지 못했다요사이 듣건대 달마대사가 소림사에 계시면서 찾아가는 사람을 맞이하지 않고 현묘한 경지를 이룬다고 했다.”

그리하여 달마대사에게 가서 아침저녁으로 섬기고 물었으나 대사는 늘 단정히 앉아서 벽을 바라볼 뿐이어서 아무런 가르침도 듣지 못했다신광은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옛사람이 도를 구할 때에는 뼈를 깨뜨려서 골수를 빼내고 피를 뽑아서 주린 이를 구제하고 머리털을 펴서 진흙땅을 덮고벼랑에서 떨어져 굶주린 호랑이를 먹였다옛사람도 이러하였거늘 나는 또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其年十二月九日夜天大雨雪 光堅立不動 遲明積雪過膝 師憫而問曰 汝久立雪中 當求何事 光悲淚曰 惟願和尙慈悲 開甘露門廣度群品

그 해 12 9일 밤에 하늘에서 큰 눈이 왔다신광은 꼼짝도 않고 서 있었는데새벽녘에는 눈이 무릎 너머까지 쌓였다대사가 불쌍히 생각해서 물었다. “그대는 오랫동안 눈 속에 서서 무엇을 구하려고 하는가?”

신광이 슬피 울면서 말했다. “바라옵건대 화상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감로의 문을 열어서 온갖 중생들을 널리 제도해 주소서.”

 

師曰 諸佛無上妙道 曠劫精勤 難行能行非忍而忍 豈以小德小智輕心慢心 欲冀眞乘徒勞勤苦

대사가 대답했다. “부처님들의 위없는 묘한 도는 오랜 겁을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고 참기 어려운 일을 참아야 하거늘어찌 작은 공덕과 작은 지혜와 경솔한 마음과 교만한 마음으로 진승을 바라는가헛수고를 할 뿐이다.”

 

光聞師誨勵 潛取利刀自斷左臂 置于師前 師知是法器 乃曰 諸佛最初求道爲法忘形 汝今斷臂吾前 求亦可在

신광이 달마대사의 훈계를 듣자 슬며시 칼을 뽑아 자신의 왼쪽 팔을 끊어서 대사의 앞에 놓으니 대사는 비로소 그가 법기인 줄 알고서 말했다. “부처님들이 처음 도를 구하실 때는 법을 위해 몸을 잊었다네가 이제 내 앞에서 팔을 끊으니법을 구할 만하구나.”

 

師遂因與易名曰慧可 光曰 諸佛法印可得聞乎 師曰諸佛法印匪從人得

마침내 대사가 그의 이름을 혜가라고 바꿔 주자신광이 말했다. “모든 부처님들의 法印을 들을 수 있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부처님들의 법인은 남에게 얻는 것이 아니니라.”

 

光曰 我心未寧 乞師與安 師曰 將心來與汝安

제 마음이 아직 편안치 못하오니 스님께서 편안케 해주소서.”

마음을 가지고 오너라너를 편안케 해주리라.”

 

曰覓心了不可得 師曰 我與汝安心竟

마음을 찾아도 끝내 얻을 수 없습니다.”

내가 이미 네 마음을 편안케 했다.”

 

後孝明帝聞師異跡 遣使齎詔徵前後三至 師不下少林 帝彌加欽尙 就賜摩衲袈裟二領 金缽銀水甁繒帛等 師牢讓三返 帝意彌堅 師乃受之 自爾緇白之衆倍加信向

뒤에 효명제가 대사의 기이한 행적을 듣고 사자와 조서를 보내서 부르기를 세 차례나 하였지만 대사는 끝내 소림사를 떠나지 않았다황제는 더욱 더 흠모를 하면서 마납 가사 두 벌과 황금 발우은 물병비단 등을 하사했으나 대사는 굳게 사양하면서 세 번이나 돌려보냈다그때 이후로 스님과 속인의 무리가 갑절이나 더 믿고 귀의하였다.

 

迄九年已欲西返天竺 乃命門人曰 時將至矣 汝等蓋各言所得乎

다시 9년이 지나자대사는 서쪽의 천축으로 돌아가고자 해서 문인들에게 말했다. “때가 되었다너희들은 어찌하여 각기 얻은 바를 말하지 않는가?”

 

時門人道副對曰 如我所見 不執文字不離文字而爲道用 師曰 汝得吾皮

이때 문인인 도부가 대답했다. “제가 본 바로는 문자에 집착하지도 않고 문자를 여의지도 않는 것으로 도의 작용을 삼는 것입니다.”

대사가 말했다. “너는 나의 가죽을 얻었다.”

 

尼總持曰 我今所解如慶喜見阿閦佛國 一見更不再見 師曰 汝得吾肉

총지 비구니가 말했다. “제가 지금 이해한 바로는 아난이 아촉불국을 보았을 때처럼 한 번 보고는 다시 보지 않은 것입니다.”

너는 나의 살을 얻었다.”

 

道育曰 四大本空五陰非有 而我見處無一法可得 師曰 汝得吾骨

도육이 말했다. “4대가 본래 공하고 5온이 있지 않으니 제가 보기에는 한 법도 얻을 것이 없습니다.”

너는 나의 뼈를 얻었다.”

 

最後慧可禮拜後依位而立 師曰 汝得吾髓

마지막에 혜가가 절을 한 뒤에 제자리에 서 있자대사가 말했다. “너는 나의 골수를 얻었다.”

 

乃顧慧可而告之曰 昔如來以正法眼付迦葉大士 展轉囑累而至於我 我今付汝 汝當護持 幷授汝袈裟以爲法信 各有所表宜可知矣 可曰 請師指陳

그리고는 다시 혜가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옛날에 여래께서 정법안장을 가섭대사에게 전했는데차례차례 부촉해서 나에게까지 이르렀다내가 이제 그대에게 부촉하나니그대는 잘 수호해서 지켜야 한다그리고 너에게 가사를 전해서 법의 신표로 삼나니제각기 표시하는 바가 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혜가가 말했다. “스승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師曰 內傳法印以契證心 外付袈裟以定宗旨 後代澆薄疑慮競生 云吾西天之人 言汝此方之子 憑何得法以何證之 汝今受此衣法 卻後難生但出此衣幷吾法偈 用以表明其化無礙 至吾滅後二百年 衣止不傳法周沙界 明道者多 行道者少 說理者多 通理者少 潛符密證千萬有餘 汝當闡揚勿輕未悟 一念迴機便同本得 聽吾偈曰

대사가 말했다. “안으로 법인을 전해서 깨달은 마음과 계합하고밖으로 가사를 부촉해서 종지를 확정한다후세 사람들이 얄팍하게 갖가지 의심을 다투어 일으키면서 ‘나는 인도 사람이고 그대는 이곳 사람인데 무엇으로써 법을 증득했다는 것을 증명하리오?’라고 할 것이니그대가 지금 이 옷과 법을 받아 두었다가 환난이 생기거든 이 옷과 내 법의 게송만을 내놓아서 증명을 삼으면 교화하는 일에 지장이 없으리라내가 열반에 든 지 2백 년 뒤에 옷은 더 이상 전해지지 않겠지만법은 항하사같이 많은 세계에 두루하리라그래서 도를 밝힌 이는 많아도 도를 행하는 이는 적으며이치를 설하는 자는 많아도 이치에 통한 자는 적을 것이다하지만 잠잠히 부합하고 비밀히 증득하는 이가 천만이 넘으리니 그대는 도를 드날릴 때에도 깨닫지 못한 이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한 생각으로 근기를 돌이키면 문득 본래 깨달은 것과 같으리라나의 게송을 들어라.”

 

吾本來茲土 傳法救迷情 一華開五葉 結果自然成

내가 본래 이 땅에 온 것은

법을 전해 미혹한 유정을 구하는 것이니

한 송이의 꽃에 다섯 잎이 열리면

열매는 자연히 이루어지리라.

 

師又曰 吾有楞伽經四卷 亦用付汝

대사가 다시 말했다. “나에게 능가경 네 권이 있는데 이 역시 그대에게 부촉한다.

 

(此蓋依寶林傳之說也 按宣律師續高僧傳 可大師傳云 初達磨以楞伽經授可曰 我觀漢地唯有此經 仁者依行自得度世 若如傳所言 則是二祖未得法時 達磨授楞伽使觀之耳 今傳燈乃於付法傳衣之後言 師又曰 吾有楞伽經四卷 亦用付汝 則恐誤也 兼言吾有 則似世間未有也 此但可依馬祖所言云 又引楞伽經文 以印衆生心地 則於理無害耳)

[이것들은 모두 보림전에 설해져 있다상고하건대 도선율사 속고승전』 「가대사전 “처음에 달마가 혜가 대사에게 능가경을 주면서 말하기를 ‘내가 한의 땅을 보니 오직 이 경전이 있을 뿐이라그대는 이것에 의지해 수행하면 자연히 세상을 제도하리라고 하였다고 하였으니만일 이 전의 말대로라면 2조가 아직 법을 얻기 전에 달마가 능가경을 주어서 보게 했음이 틀림없다전등록에서는 법을 부촉하고 옷을 전한 후에 혜가 대사에게 ‘나에게 능가경 네 권이 있으니 또한 너에게 주겠다라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리라또한 ”나에게 능가경이 있다고 한다면 세상에는 없는 것같이 되어 버리니 이것은 다만 마조의 말을 의거한 것이다 능가경 ”중생의 마음 바탕으로 인친다라는 말을 인용한 것은 이치에 해가 없을 듯하다.]

 

卽是如來心地要門 令諸衆生開示悟入 吾自到此凡五度中毒 我常自出而試之 置石石裂 緣吾本離南印來此東土 見赤縣神州有大乘氣象 遂踰海越漠爲法求人 際會未諧如愚若訥 今得汝傳授吾意已終

이것은 여래께서 마음의 본바탕을 가르치신 요긴한 법문으로서 중생들로 하여금 깨달아 들도록 열어 보이신 것이다내가 여기에 온 뒤에 다섯 차례나 독에 맞았는데내가 항상 스스로 꺼내서 시험해 본 결과 돌에다 놓으면 돌이 깨졌었다내가 본래 남인도를 떠나서 이 동쪽 땅에 왔을 때에 적현 신주에 대승의 기상이 있음을 보고는 바다를 건너고 사막을 지나서 법을 전해 줄 사람을 구했지만 매번 만날 때마다 계합되지 않음이 마치 어리석은 자와 가타고 말더듬이와 같더니이제 그대를 만나서 전해 주었으므로 나의 뜻은 끝이 났다.”

 

(別記云 師初居少林寺九年 爲二祖說法秖敎曰外息諸緣內心無喘 心如牆壁可以入道 慧可種種說心性理 道未契 師秖遮其非不爲說無念心體 慧可曰 我已息諸緣 師曰 莫不成斷滅去否 可曰 不成斷滅 師曰 何以驗之云不斷滅 可曰 了了常知故 言之不可及 師曰 此是諸佛所傳心體 更勿疑也)

[별기에서 말하기를 “대사는 처음에 소림사에서 9년을 머무시면서 제2조에게 법을 설하고 가르쳐 말하기를 ‘바깥의 모든 연을 쉬고 안으로 헐떡이는 마음이 없고 마음이 벽 같아야 도에 든다라고 하였으니혜가가 갖가지로 마음 성품의 이치를 말했으나 모두 계합하지 못했다대사는 다만 그의 잘못만을 막을 뿐 무념의 본체는 지적하지 않으니 혜가가 말하기를, ‘저는 이미 모든 인연을 쉬었습니다라고 하였다대사가 묻기를 ‘단멸이 되지 않았는가?’라고 하니 혜가가 대답하기를 ‘단멸이 되지는 않았습니다.’라고 하였다대사가 다시 묻기를 ‘어찌하여 단멸이 아닌 줄 아는가?’하니 해가가 대답하기를 ‘요요하게 항상 알기 때문에 말로는 미치지 못합니다.’라고 하였다그러자 대사가 말하기를 ‘이것이 여러 부처님들께서 전하신 심체니 다시는 의심치 말라고 하였다.]

 

言已乃與徒衆往禹門千聖寺止三日

말을 마치고는 무리들을 거느리고 우문의 천성사로 가서 사흘을 묵었다.

 

有期城太守揚衒之早慕佛乘 問師曰 西天五印師承爲祖 其道如何 師曰 明佛心宗行解相應 名之曰祖

며칠 후에 그 고을 태수 양현지가 일찍부터 불법을 사모했다고 하면서 대사에게 물었다. “서역의 천축에서는 스승의 법을 전해 받으면 조사라고 한다는데 그 도가 어떤 것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불심의 종지를 밝혀서 행과 해가 서로 응하는 것을 조사라고 하오.”

 

又問 此外如何 師曰 須明他心知其今古 不厭有無於法無取 不賢不愚無迷無悟 若能是解故稱爲祖

그밖에는 어떠합니까?”

모름지기 다른 이의 마음을 밝히고 그 고금을 알고 있음과 없음을 싫어하지 않고 법을 취함이 없으며 현명하지도 어리석지도 않고 미혹도 깨달음도 없나니 이렇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사라고 칭하오.”

 

又曰 弟子歸心三寶亦有年矣 而智慧昏蒙尙迷眞理 適聽師言罔知收措 願師慈悲開示宗旨 師知懇到 卽說偈曰

제자가 삼보에 귀의한 지도 몇 해가 되건만지혜가 혼몽하여 오히려 진리를 미혹하고 있었는데이제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바라옵건대 스님께서 자비로써 종지를 열어 보여 주소서.”

대사는 그의 정성이 간절함을 알고 즉시 게송을 말했다.

 

亦不睹惡而生嫌 亦不觀善而勤措 亦不捨智而近愚 亦不抛迷而就悟

악을 보고서도 싫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선을 보고서도 부지런히 하려고 하지 않으며

지혜를 버리고서 어리석음에 다가가지도 않고

미혹을 버리고 깨달음에 나아가지도 않네.

 

達大道兮過量 通佛心兮出度 不與凡聖同躔 超然名之曰祖

대도를 통달함이여 한량을 초월하고

부처의 마음을 통달함이여 한도를 넘어서네

범부에도 성인에도 똑같이 얽매이지 않고

초연한 것을 이름하여 조사라 하네.

 

衒之聞偈悲喜交幷曰 願師久住世間化導群有

양현지가 게송을 듣고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서 말했다. “바라옵건대 대사께서 세간에 오래 머무시면서 뭇 유정들을 교화해 인도하소서.”

 

師曰 吾卽逝矣不可久留 根性萬差多逢患難 衒之曰 未審何人 弟子爲師除得

나는 가야 하니 오래 머물 수 없다근성이 만 가지 차이가 있으므로 많은 환난을 만날 것이다.”

누구이옵니까제가 스님을 위해서 제거해 드리겠습니다.”

 

師曰 吾以傳佛袐密利益迷途 害彼自安必無此理 衒之曰 師若不言 何表通變觀照之力

나는 부처님의 비밀을 전해서 어리석은 무리를 이롭게 할 뿐이니남을 해치고 자신의 편하고자 함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만일 스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면 스님의 신통변화와 관조의 힘을 어떻게 표현하겠습니까?”

 

師不獲已乃爲讖曰

대사는 그때서야 부득이 예언을 했다.

 

江槎分玉浪 管炬開金鎖 五口相共行 九十無彼我

강의 돛대가 옥 같은 물결을 가르고

통속의 횃불은 쇠고리를 여네.

오자와 구자는 서로 함께 행하고

구자와 십자에는 나와 남이 없네.

 

衒之聞語 莫究其端 黙記于懷禮辭而去 師之所讖 雖當時不測 而後皆符驗 時魏氏奉釋禪俊如林 光統律師流支三藏者乃僧中之鸞鳳也 睹師演道斥相指心 每與師論議是非鋒起 師遐振玄風普施法雨而偏局之量自不堪任 競起害心數加毒藥 至第六度 以化緣已畢傳法得人 遂不復救之端居而逝 卽後魏孝明帝太和十九年丙辰歲十月五日也

양현지가 이 말을 듣자 그 까닭을 몰라서 잠자코 마음에 새겨둔 채 하직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대사의 예언은 비록 당시에는 헤아리지 못했지만 뒤에는 모두가 부합했다당시 위씨가 불법을 받들어서 고명한 스님들이 숲처럼 많았는데 광통 율사와 보리유지 삼장은 스님들 가운데 봉황이고 난조였다그러나 그들은 대사가 도를 연설할 때에 형상을 배척하고 바로 마음을 지적하는 것을 보고 매양 대사와 토론을 벌여서 시비가 일어났다대사가 현묘한 교화의 바람을 멀리 떨치고 법의 비를 두루 뿌리자그들의 치우치고 옹색한 마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닫고서 앞 다투어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켜 자주 독약을 음식에 넣었다그 일이 여섯 차례에 이르렀을 때 이미 교화의 인연도 다하였고 법 전할 사람도 만났으므로 더 이상 독약에서 벗어나지 않고 단정히 앉아서 열반하니이때가 후위의 효명제 태화 19년 병진년 10 5일이었다.

 

(依續法記 則十月五日乃孝莊帝永安元年 卽梁大通二年戊申歲 其年卽明帝武泰元年也 二月明帝崩 四月莊帝卽位 改元建義 至九月又改永安也 後云 汝主已厭世 謂是歲明帝崩也 據傳燈云 丙辰歲卽東魏文帝大統二年 西魏靜帝天平三年 梁大同二年 與厭世之說全乖也 又太和十九年 乃後魏文帝時 卽南齊明帝建武二年乙亥歲 殊相遼邈耳)

[속법기에 의하면 10 5일은 곧 효의 장제 영안 원년이다즉 양의 대통 2년 무신의 해이다그 해는 또 명제 무태 원년이다. 2월에 명제는 붕어하고 4월에 장제가 즉위하여 건의로 연호를 고쳤다뒤에 말하기를 “그대의 임금이 세상을 버렸다이 해에 명제가 붕어하였다라고 하였다전등록에 의거하여 말하면 병진은 즉 동위 문제의 대통 2서위 정제의 천평 3양의 대동 2년으로서이때 세상을 버렸다고 하는 말은 전혀 맞지 않는다또 태화 19년은 곧 후위의 문제 때이며남제의 명제 건무 2년 을해년이다.]

 

其年十二月二十八日葬熊耳山 起塔於定林寺

그 해 12 28일 웅이산에 장사지내고 정림사에 탑을 세웠다.

 

後三歲魏宋雲奉使西域迴 遇師于蔥嶺 見手攜隻履翩翩獨逝 雲問 師何往 師曰 西天去

그 뒤 3년 후에 위나라의 송운이라는 이가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총령에서 대사를 만났는데손에 신 한짝을 들고 훌훌히 혼자 가고 계셨다송운이 물었다. “스님 어디를 가십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나는 서역으로 돌아가오.”

 

又謂雲曰 汝主已厭世

그리고는 다시 송운에게 말했다. “그대의 군주가 이미 세상을 뜨셨소.”

 

雲聞之茫然 別師東邁 曁復命 卽明帝已登遐矣 而孝莊卽位 雲具奏其事 帝令啓壙 唯空棺一隻革履存焉

송운은 이 말을 듣고 아찔함을 느꼈다대사와 작별하고 동쪽으로 나아가서 복명하려고 했는데 과연 명제는 이미 승하하고 효장제가 즉위하였다송운이 위의 사실을 자세히 보고하므로 황제가 대사의 무덤을 열어 보게 하니 빈 관 속에는 신 한 짝만이 남아 있었다.

 

(若依續法記 則後三歲乃莊帝永安三年庚戌歲 當梁武中大通二年也 其年十二月莊帝方崩 奉使迴時帝尙在耳 若據傳燈 則後三歲乃已未歲 卽西魏文帝大統五年 東魏靜帝興和元年 當梁武大同五年也 如此則豈復有孝莊帝耶 又稱宋雲遇師於蔥嶺 尤誤也 宋雲使西域迴時 已在魏明帝正光年中矣 然則遇師於蔥嶺者 蓋是魏末別遣使往西域迴耳但當云 後三歲魏使有自西域迴者 遇師於蔥嶺 見手攜隻履翩翩獨逝 問師何往 曰西天去 又謂使曰 汝主已厭世 使聞之茫然別師東邁 曁復命卽明帝已登遐矣 而孝莊卽位 奉使具奏其事 帝令啓壙 唯空棺一隻革履存焉)

[속법기기에 의하면그 뒤로 3년 경술로서양나라 무제의 대통 2년이 된다그 해 12월에 장제가 승하했으니 봉사(사신)가 돌아올 때에는 장제가 아직 살아 있었을 것이다전등록에 의거하건대 그 뒤로 3년은 기미로서 서위 문제 대통 5년이요동위 정제 흥화 원년이며양무제 대동 5년이다그렇다면 어찌 효장제가 있을 수 있겠는가또 말하기를 송운이 대사를 총령에서 만났다 하니 더욱 잘못이다송운이 서역에 갔다가 돌아올 때는 벌써 위의 명제 정광 때였다그러면 대사를 총령에서 만난 것은 위의 명제 정광 때였다그러면 대사를 총령에서 만난 것은 위의 말엽에 따로 보냈던 어떤 사신이 돌아오던 길에 만났다는 말일 것이다그러니 여기서는 다음과 같이 고쳐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뒤로 3년에 위의 사신이 서역에 갔다 오다가 대사를 총령에서 만났는데손에는 신 한 짝을 들고 홀홀히 가고 있었다시자가 묻기를 ‘스님어디로 가십니까?’라고 하자대사가 대답하기를 ‘서천으로 간다그리고 그대의 임금은 벌써 세상을 뜨셨다라고 하였다사신이 이 말을 듣고 아찔하여 부지런히 동으로 가서 국왕께 복명하니명제는 이미 승하하고 효장제가 등극해 있었다봉사가 위의 사실을 자세히 아뢰니 황제가 무덤을 열어 보게 하였는데빈 관에 신 한 짝만이 남아 있었다.”]

 

擧朝爲之驚歎奉詔取遺履 於少林寺供養 至唐開元十五年丁卯歲 爲信道者竊在五臺華嚴寺 今不知所在 初梁武遇師因緣未契 及聞化行魏邦 遂欲自撰師碑而未暇也 後聞宋雲事乃成之 代宗諡圓覺大師 塔曰空觀 師自魏丙辰歲告寂 迄皇宋景德元年甲辰 得四百六十七年矣

온 조정이 경탄한 나머지 황제의 명을 따라 남은 신을 가져다가 소림사에서 공양하였다당에 개원 15년 정묘년에 도를 믿는 이들을 위하여 오대산 화엄사에 은밀히 모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처음에 양 무제가 대사를 만났을 때에는 인연이 맞지 않았는데그가 위나라에서 교화를 편다는 말을 듣고는 손수 대사의 비를 지으려 하였으나 그럴 겨를이 없었다가 나중에 송운의 일을 듣고서야 비로소 이루었다대종이 이 원각 대사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호는 공관이라 하였다대사가 위나라의 병진년에 입적하신 해로부터 송의 경덕 원년 갑진년까지는 467년이 된다.

 

(當云自魏至庚子歲告寂 迄皇宋景德元年甲辰得四百七十五年矣 凡此年代之差 皆由寶林傳錯誤而楊文公不復考究耳)

[위의 경자년에 입적한 이후 송의 경덕 원년 갑진년까지 475년이다대개 이 연대에 차이가 있다이는 모두 보림전의 잘못된 기록을 양문공이 다시 고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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