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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四月十一日初食荔支(사월십일 일초식여지)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10. 1.

산과바다

붉은 비단 속옷 속에 백옥 같은 살결의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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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四月十一日初食荔支(사월십일 일초식여지) : 소식(蘇軾)

                411일 처음 여지를 먹고

 

南村諸楊北村盧白華青葉冬不枯垂黃綴紫煙雨裏特與荔支為先驅

海山仙人絳羅襦紅紗中單白玉膚不須更待妃子笑風骨自是傾城姝

不知天公有意無遣此尤物生海隅雲山得伴松檜老霜雪自困楂梨麤

先生洗盞酌桂醑冰盤薦此赬虯珠似開江鰩斫玉柱更洗河豚烹腹腴

我生涉世本為口一官久已輕蓴鱸人間何者非夢幻南來萬里真良圖

 

 

南村諸楊北村盧 : 남촌에 많은 버들 북촌에 여귤(廬橘)

白華青葉冬不枯 : 겨울에도 죽지 않고 흰 꽃에 푸른 잎

垂黃綴紫煙雨裏 : 가랑비 속에 늘어진 누런 열매 푸른 열매

特與荔支為先驅 : 특히 여지(荔支)가 먼저 열리네.

 

海山仙人絳羅襦 : 바다와 산의 신선 얇은 명주옷 입고 내려와

紅紗中單白玉膚 : 붉은 비단 속옷 속에 백옥 같은 살결의 여지

不須更待妃子笑 : 모름지기 양귀비 기다릴 것 없이 웃으니

風骨自是傾城姝 : 기풍은 역시 경성(傾城)의 미를 지니고 있네.

 

不知天公有意無 : 천신(天神)은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어

遣此尤物生海隅 : 이렇게 좋은 것을 남해 한구석에 나타나게 했네.

雲山得伴松檜老 : 구름 덮인 산에 솔과 노송나무와 함께 자라게 하고

霜雪自困楂梨麤 : 북쪽에서는 눈 서리가 배와 풀명자 거칠게 하네.

 

先生洗盞酌桂醑 : 동파선생 잔을 씻고 계수나무 맞이하여 술 따르면

冰盤薦此赬虯珠 : 백옥 쟁반에 적룡(赤龍)의 구슬 같은 여지 담아오네.

似開江鰩斫玉柱 : 들은 대로 강 날치에서 잘라 온 것 같은 특별한 진미

更洗河豚烹腹腴 : 다시 복어를 씻어 복부의 기름진 고기를 삶누나.

 

我生涉世本爲口 : 나의 인생 벼슬길로 든 것은 원래 입 때문이고,

一官久已輕蓴: 관직은 전부터 순채, 농어보다 가볍게 여겼네.

人間何者非夢幻 : 인간사 어떤 것이 꿈과 환상이 아닌가?

南來萬里眞良圖 : 남쪽으로 만 리 오니 정말 아름답다네.

 

 

여기에서 蘇軾은 인연을 따르는 생활 태도와 인생은 꿈이고 환상이라는 개인적인 감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만물을 초월한 정신적인 배경 아래에서 자신이 비록 남쪽으로 만 리나 좌천되어왔지만, 그러나 이곳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만족한다는 시인의 낙관적이고 광달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소식이 벼슬길에서 겪은 여러 차례의 좌절이 불교 선종에 더욱 심취하게 하였으며, 또한 불교 선종에서 말하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 상성(常性)’이 없고 무상(無常)’한 세계임을 깨닫게 하였다.

특히 오대시안(烏臺詩案) 이후 하마터면 목숨조차도 잃어버릴 뻔한 인생 최대의 고비를 넘긴 소식이 향을 사르고 묵좌(默坐)를 행하면서 깊이 깨달은 것이 바로 인생여몽(人生如夢)’이었다. 그는 공명과 부귀에 대한 관념이 점점 옅어졌으며, 또한 세속을 초월하여 자유자재하고 담박한 정신으로 인생여몽을 노래하고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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