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書摩詰藍田煙雨圖(서마힐람전연우도) : 소식(蘇軾)
마힐 왕유의 그림 「남전연유도」를 감상하고 적다
味摩詰之詩,詩中有畫。觀摩詰之畫,畫中有詩。詩曰:「藍溪白石出,玉川紅葉稀。山路元無雨,空翠濕人衣。
此摩詰之詩,或曰非也。好事者以補摩詰之遺。
味摩詰之詩,詩中有畫。觀摩詰之畫,畫中有詩。
마힐 왕유의 시를 음미하면 시속에 그림이 있고
마힐 왕유의 그림을 보자면 그림 속에 시가 있네.
詩曰:「藍溪白石出,玉川紅葉稀。山路元無雨,空翠濕人衣。
시경에서 말하기를
남계에 물이 줄어 하얀 돌이 드러나고
옥천(玉川)에 붉은 단풍 드물구나.
산길엔 비가 내린 적 없는데 푸른빛 숲속 기운 옷을 적시네.
此摩詰之詩,或曰非也。好事者以補摩詰之遺。
이 시는 마힐 왕유가 지은 시인데
아니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마힐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시를 마힐 왕유가 남긴 시중의 하나라고 하고 있다.
* 시와 그림에 모두 능했던 시불(詩佛) 왕유(王維)에 대해 이른바 시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詩中有畵 畵中有詩」라고 상찬한 것이 소동파의 이 글이었고 사람들은 이로부터 왕유를 말할 때면 으레 동파의 이 구절을 인용하였다.
왕유에 대한 소식의 이와 같은 평가가 나온 뒤에 동시대 문학가이자 서법가 였던 장순민(張舜民)도 왕유에 대해 “시는 형태가 없는 그림이고 그림은 형태가 있는 시(詩是無形畵 畵是有形詩)”라고 했지만 이 말은 “시가 곧 그림이고 그림이 곧 시(詩卽畵 畵卽詩)”란 말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의 평가에 내포된 뜻의 깊이로 보자면 장순민이 소식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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