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謁金門(秋興) 알금문(추흥) : 소식(蘇軾)
<가을의 흥취> 謁金門(알금문)은 사패명(詞牌名)이다.
秋池閣,風傍曉庭簾幕。霜葉未衰吹未落,半驚鴉喜鵲。
自笑浮名情薄,似與世人疏略。一片懶心雙懶腳,好教閑處著。
秋池閣(추지각),風傍曉庭簾幕(풍방효정렴막)。
霜葉未衰吹未落(상엽미쇠취미락),半驚鴉喜鵲(반경아희작)。
自笑浮名情薄(자소부명정박),似與世人疏略(사여세인소략)。
一片懶心雙懶腳(일편라심쌍라각),好教閑處著(호교한처저)。
가을날 연못가 누각에 있으니
바람이 발과 장막에 새벽을 데려왔네.
서리 맞은 나뭇잎 덜 시들어 바람에 떨어지지 않는데
까마귀와 까치는 반쯤 놀라 깨었네.
헛된 명성과 박정함을 비웃다가
세상 사람들과 멀어질 뻔했었네.
의욕 없는 마음 한 조각과 게으른 다리 한 쌍을
한가한 곳에 쓰기 편하게 놓아두었네.
이 사(詞)는 소식(蘇軾)이 가을날 연못가 누각에서 연못가의 새벽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자신이 유배되어 와 의욕이 상실되어 세상 사람들과 멀리하고 있음을 한탄하는 모습을 노래한 것이다.
* 謁金門(알금문) : 사패명(詞牌名). 당(唐) 교방곡명(教坊曲名)이었다가 뒤에 사조(詞調)가 되었으며<공상억(空相憶)>, <불파취(不怕醉)>, <출새(出塞)>라고도 한다. 위장(韋莊)의<알금문(謁金門)·공상억(空相憶)>이 정체(正體)이며 쌍조(雙調) 45자(字)이다.
금문(金門)은 한 무제(漢 武帝)가 황궁의 문 밖에 대완마(大宛馬)의 동상을 세우고 그 문을 금마문(金馬門)이라고 칭한 데서 비롯되었으며, 신하들이 조회할 때 황제를 기다리며 연주하던 곡조이다.
* 秋池閣(추지각) : 가을날 화원(花園)의 누각.
* 傍(방) : 동반하다. 따라가다.
* 曉(효) : 새벽. 아침 햇살.
* 簾幕(염막) : 발과 장막.
* 衰(쇠) : 시들다.
* 半(반) : 조금. 살짝.
* 喜鵲(희작) : 까치.
* 浮名(부명) : 헛된 명성.
* 似(사) : 거의. 하마터면.
* 疏略(소략) : 소원하다. 소홀하다.
* 懒心(나심) : 낙심하다. 맥이 빠지다.
* 好教(호교) : 쓰기 편하다. 사용하기 쉽다.
* 著(저) : 두다. 놓다.
이 사(詞)는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송(宋) 신종(神宗) 희령(熙寧) 6년(1073년) 가을 소식(蘇軾)이 절강(浙江)의 항주통판(杭州通判)으로 있을 때 지은 사(詞)이다. 당시 정치적 실세였던 왕안석(王安石)의 개혁정책인 신법(新法)이 실시되자 구법당(舊法黨)에 속했던 소식(蘇軾)은 지방관으로 전출되어 1071년 항주(杭州) 통판(通判)이라는 한직(閑職)을 맡게 되었다.
* 소식(蘇軾, 1037년~1101년)은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이자 문장가, 학자, 정치가이다. 자(字)는 자첨(子瞻)이고 호는 동파거사(東坡居士)다. 흔히 소동파(蘇東坡)라고 부른다. 소식은 혁신 정치 세력에 밀려 항주(杭州), 밀주(密州), 서주(徐州), 호주(湖州) 등의 지방관을 주로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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