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澄邁驛通潮閣二首(징매역통조각2수) : 소식(蘇軾)
징매역에 있는 통조각에서
倦客愁聞歸路遙,眼明飛閣俯長橋。貪看白鷺橫秋浦,不覺青林沒晚潮。
余生欲老海南村,帝遣巫陽招我魂。杳杳天低鶻沒處,青山一髪是中原。
其一
倦客愁聞歸路遙(권객수문귀로요) : 가는 길이 멀다하여 타향에서 권태로이 근심에 쌓였는데
眼明飛閣俯長橋(안명비각부장교) : 눈앞에 긴 다리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누각 훤히 보이네.
貪看白鷺橫秋浦(탐간백로횡추포) : 추포 위를 가로지르는 백로들을 넋을 잃고 보다가
不覺青林沒晚潮(불각청림몰만조) : 저녁 밀물에 푸른 숲이 잠기는 줄 몰랐네.
* 澄邁驛(징매역) : 징매현(澄邁縣 : 지금의 해남성 북부)에 있던 역참(驛站).
* 通潮閣(통조각) : 통명각(通明閣)이라고도 한다. 징매현(澄邁縣) 서쪽에 있는 역참 건물.
* 倦客(권객) : 타향에서 지낸 날이 길어 권태를 느끼는 사람
* 貪看(탐간) : 정신없이 보다. 넋을 잃고 보다.
其二
余生欲老海南村(여생욕로해남촌) : 남은 삶을 해남촌에서 마치려 했는데
帝遣巫陽招我魂(제견무양초아혼) : 천제께서 무양(巫陽)을 보내 내 혼을 불러오라 하셨네.
杳杳天低鶻沒處(묘묘천저골몰처) : 아득히 하늘 낮게 드리워져 송골매 사라진 곳
青山一髪是中原(청산일발시중원) : 한 올 머리카락 같아 보이는 푸른 산이 내가 살던 중원 땅이로다.
* 海南村(해남촌) : 해남도(海南島)의 마을.
* 帝遣巫陽招我魂(제견무양초아혼) : <초사(楚辭)·초혼(招魂)>에서 하늘의 상제가 무당인 무양(巫陽)에게 “저 아래 세상에 사람이 있는데, 내가 그 사람을 도와야겠다. 그의 혼백이 흩어졌으니, 그대가 혼백이 있는 곳을 점쳐 나에게 불러오라!”라고 한 것을 비유한 것이다. 즉, 황제가 소식(蘇軾)에게 전임 명령을 내린 것을 말한다.
* 杳杳(묘묘) : 아득한 모양.
* 鶻(골) : 송골매.
* 青山一髪(청산일발) : 푸른 산 들이 아득히 멀어 한 오라기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랗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 中原(중원) : 황하강 중류의 남북 양안(兩岸)의 지역. 소식이 살던 중원 땅을 말한다.
* 이 시는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북송(北宋) 철종(哲宗) 원부(元符) 3년(1100년) 소식의 65세 때 지은 시이다. 소식은 1094년 신법당(新法黨)이 다시 득세하면서 혜주(惠州 : 광동성)로 유배되었고 3년 후인 1097년 최남단인 해남도 담주(儋州 : 지금의 海南 儋州市)까지 귀양을 갔다. 이 시는 소식이 원부 3년에 염주안치(廉州安置)로 전임되어 염주로 부임하는 도중에 징매역을 지나가면서 지은 시이다.
1수에서는 징매역 통조각 전경의 아름다움을 묘사하였고
2수에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하였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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