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擬古九首(화의고구수) : 소식(蘇軾)
의고 시에 화운하여 아홉수
有客叩我門,繫馬門前柳。庭空鳥雀散,門閉客立久。主人枕書臥,夢我平生友。忽聞剝啄聲,驚散一杯酒。
倒裳起謝客,夢覺兩愧負。坐談雜今古,不答顔愈厚。問我何處來,我來無何有。
酒盡君可起,我歌已三終。由來竹林人,不數濤與戎。有酒從孟公,愼勿從揚雄。崎嶇頌沙麓,塵埃汙西風。
昔我未嘗達,今者亦安窮。窮達不到處,我在阿堵中。
客去室幽幽,鵩鳥來座隅。引吭伸兩翮,太息意不舒。吾生如寄耳,何者爲我廬。去此復何之,少安與汝居。
夜中聞長嘯,月露荒榛蕪。無問亦無答,吉凶兩何如。
少年好遠遊,蕩志隘八荒。九夷爲藩籬,四海環我堂。盧生與若士,何足期渺茫。稍喜海南州,自古無戰場。
奇峰望黎母,何異嵩與邙。飛泉瀉萬仞,舞鶴雙低昂。分流未入海,膏澤彌此方。芋魁倘可飽,無肉亦奚傷。
馮冼古烈婦,翁媼國於茲。策勛梁武後,開府隋文時。三世更險易,一心無磷緇。錦繖平積亂,犀渠破餘疑。
廟貌空復存,碑板漫無辭。我欲作銘志,慰此父老思。遺民不可問,僂句莫余欺。犦牲菌雞卜,我當一訪之。
銅鼓壺盧笙,歌此迎送詩。
沈香作庭燎,甲煎紛相和。豈若注微火,縈煙裊淸歌。貪人無饑飽,胡椒亦求多。朱劉兩狂子,隕隊如風荷。
本欲竭澤漁,奈此明年何。
雞窠養鶴髮,及與唐人遊。來孫亦垂白,頗識李崖州。再逢盧與丁,閱世眞東流。斯人今在亡,未遽掩一丘。
我師吳季子,守節到晩周。一見春秋末,渺焉不可求。
城南有荒池,瑣細誰復采。幽姿小芙蕖,香色獨未改。欲爲中州信,浩蕩絶雲海。遙知玉井蓮,落蕊不相待。
攀躋及少壯,已矣那容悔。
黎山有幽子,形槁神獨完。負薪入城市,笑我儒衣冠。生不聞詩書,豈知有孔顔。翛然獨往來,榮辱未易關。
日暮鳥獸散,家在孤雲端。問答了不通,嘆息指屢彈。似言君貴人,草莽棲龍鸞。遺我吉貝布,海風今歲寒。
其一 和陶淵明擬古(화도연명의고) : 도연명의 의고(擬古) 詩에 화답하다.
有客扣我門(유객구아문) : 어떤 나그네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려
繫馬門前柳(계마문전류) : 말을 문 앞 버드나무에 매어 놓았네.
庭空鳥雀噪(정공조작조) : 뜰이 비니 새와 참새들 지저귀고
門閉客立久(문폐객입구) : 문은 닫혀있어도 나그네는 오랫동안 서 있었네.
主人枕書臥(주인침서와) : 주인은 책을 베고 누워
夢我平生友(몽아평생우) : 평생의 벗을 꿈 꾸었다오.
忽聞剝啄聲(홀문박탁성) : 갑자기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驚散一杯酒(경산일배주) : 놀라 꿈 깨어 한 잔 술 엎질렀네.
倒裳起謝客(도상기사객) : 바지를 거꾸로 입고 일어나 사과하니
夢覺兩愧負(몽각양괴부) : 꿈에서 깨니 우정을 저버린 것 부끄럽네.
坐談雜古今(좌담잡고금) : 앉아서 고금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니
不答顔愈厚(불답안유후) : 답하지 못하니 얼굴 더욱 무안하네.
問我何處來(문아하처래) :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나에게 묻기에
我來無何有(아래무하유) : 나는 무하유(無何有)에서 왔다고 대답하였네.
어떤 손님 우리집 문 두드리고 말을 문 앞 버드나무에 매어 놓았네.
뜰이 비니 새와 참새들 지저귀고 문 닫혀있어 손님 오랫동안 서 있었네.
주인은 책 베고 누워서 나의 평소 친한 벗 꿈꾸었다오.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 듣고 놀라 꿈 깨어 한 잔 술 엎질렀네.
옷 거꾸로 입고 일어나 사례하니 꿈에서나 깨어서나 저버린 것 부끄러워라.
앉아서 옛날과 지금을 섞어 말하는데 답 못하니 얼굴이 더욱 부끄러워라.
어디서 왔느냐 묻기에 나는 無何有(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왔다고 답하였네.
* 扣(당길 구) : 두드릴 구,
* 繫(계) : 잡아 매다.
* 雀(작) : 참새. 噪: 많은 새들이 지저귀는 것.
* 剝啄(박탁) : ‘톡톡’ 또는 ‘탁탁’, 문을 두드리는 소리.
* 驚散(경산) : 놀라서 술기가 달아나는 것.
* 一杯酒 : 한 잔의 술을 마신 취기를 가리킨다.
* 倒裳(도상) : 치마나 바지를 거꾸로 입는 것. 곧 당황한 모양을 나타낸 것.
* 謝客(사객) : 손님에게 인사하는 것.
* 夢覺(몽각) : 꿈꿀 때와 깨었을 때.
* 兩愧負(양괴부) : 兩은 夢覺의 둘을 말하며 ‘꿈에서나 깨어서나 모두 우정을 저버렸던 것을 부끄러이 여긴다.’는 뜻.
* 坐談雜古今(좌담잡고금) : 來客이 고금에 통달한 박학임을 나타내는 말임.
* 顔愈厚(안유후) : 얼굴이 더욱 두터워진다. 곧 얼굴이 더욱 뜨거워진다는 뜻.
* 愈(유) : 나을 유, 더욱 유, 근심할 유
* 無何有(무하유) : 無何有之鄕, 아무 거리낌이나 할 일이 없는 虛無, 無爲, 自然의 고장을 말한다. 여기에서 東坡가 ‘자기는 無何有에서 왔노라.’고 말한 것은 意識이나 慾望을 떠난 고장에서 왔다는 뜻.
이 詩는 親友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음을 생각하며 오랫동안의 離別의 뜻을 노래한 것이다. 蘇東坡도 이 詩에 和하여 넘치는 高雅한 友情을 노래하였다. 오랫동안 헤어진 뜻 맞는 친구를 낮잠 속에서 만나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 친구가 찾아온 기쁨을 읊은 것이다. 友情 이외에도 作家의 超脫한 生活觀과 친구의 고매한 사람됨이 잘 나타나 있다.
* 이 시는 도연명(陶淵明)의 〈의고구수(擬古九首) 其九〉시에 소동파(蘇東坡)가 차운(次韻)하여 화답(和答)한 것이다.
〈擬古九首 其一〉 : 陶淵明
“榮榮窓下蘭 密密堂前柳 初與君別時 不謂行當久 出門萬里客 中道逢嘉友 未言心先醉 不在接杯酒 蘭枯柳亦衰 遂令此言負 多謝諸少年 相知不忠厚 意氣傾人命 離隔復何有
창 밑엔 무성하게 난초가 자라고 당 앞엔 버들이 휘휘 늘어졌었네.
처음 그대와 이별할 때 이번 행차 오래리라고는 말 안 했지.
집을 나서 만리의 나그네가 되어 도중에서 좋은 벗 만나자,
말을 건네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취하니 이는 술 때문이 아니라오.
난초 마르고 버들도 시드니 마침내 이 서약 저버렸네.
여러 젊은이 들에게 거듭 훈계하노니 서로 아는 사이 다 충후하지는 않은 법.
의기를 의해 목숨도 버린다던 그대 친구 멀리 떠나가니 다시 무슨 의기가 남아있는가."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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