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書韓幹牧馬圖(서한간목마도) : 소식(蘇軾)
한간의 목마도를 보고
南山之下,汧渭之間。想見開元天寶年,八坊分屯隘秦川,四十萬匹如雲煙。
騅駓駰駱驪騮騵,白魚赤免騂皇駂。龍顱鳳頸獰且姸,奇姿逸德隱駑頑。
碧眼胡兒手足鮮,歲時剪刷供帝閑。柘袍臨池侍三千,紅妝照日光流淵。
樓下玉螭吐淸寒,往來蹙踏生飛湍。衆工舐筆和朱鉛,先生曹霸弟子韓。
廐馬多肉尻脽圓,肉中畫骨誇尤難,金羈玉勒繡羅鞍。鞭箠刻烙傷天全,不如此圖近自然。
平沙細草芒芊綿,驚鴻脫免爭後先。王良挾策飛上天,何必俯首服短轅。
南山之下 : 종남산 기슭에서
姸渭之間 : 견수 위수 일대에는
想見開元天寶年 : 개원 천보 연간에
八坊分屯隘秦川 : 진천이 비좁도록 흩어져 여덟 군데 양마장에
四十萬匹如雲烟 : 말 사십만 마리가 구름처럼 모여 있네.
騅駓駰駱驪騮騵 : 오추마와 황부루에 오충이와 가리온이 있는가 하면 가라말과 월따말에 배흰 월다말도 있고
白魚赤兎騂皇駂 : 백어와 적토마에 절따말이 있는가 하면 노란 털과 흰털이 섞인 말에 털이 긴말도 있네.
龍顱鳳頸獰且姸 : 용머리와 봉황의 목을 가진 게 사나워도 잘생겼고
奇姿逸德隱駑頑 : 멋지고 덕 있는 말이 노둔한 말속에 섞여 있네.
碧眼胡兒手足鮮 : 손과 발이 해맑은 파란 눈의 오랑캐가
歲時剪刷供帝閑 : 해마다 손질하여 임금님의 마구간에 바쳤네.
柘袍臨池侍三千 : 좌황포입고 연못에 납시면 삼천궁녀가 모시는데
紅粧照日光流淵 : 붉은 치장에 해기 비쳐 그 빛이 연못에 흐르네.
樓下玉螭吐淸寒 : 누각 밑의 옥 교롱이 청량한 기운을 토하며
往來蹙踏生飛湍 : 왔다 갔다 돌아다니던 나르는 물줄기가 생겼네.
衆工砥筆和朱鉛 : 뭇 화공이 붓을 빨고 붉은 안료를 배합할 제
廐馬多肉尻脽圓 : 마구간의 말은 살이 쪄서 엉덩이가 통통하매
肉中畵骨誇尤難 : 살 속에 뼈대를 그리다가 더 어려웠다고 뽐내며
金羈玉勒繡羅鞍 : 금 굴레와 옥 재갈에 비단 안장을 얹을지라도
鞭箠刻烙傷天全 : 때리고 발굽 깎고 낙인찍으면 온전한 천성을 상실하는 법이니
不如此圖近自然 : 자연에 가까운 이 그림만 뭇했네.
平沙細草荒芊綿 : 평평한 모래밭의 무성한 풀 속에서
驚鴻脫兎爭後先 : 놀란 기러기와 달아나는 토끼가 앞을 다투네
王良挾策飛上天 : 왕량이 채찍을 들면 하늘로 날아갈 것이거늘
何必俯首服短轅 : 고개 숙여 짧은 끌채를 끌 필요가 무엇이랴?
* 절따말 : 몸 전체의 털색이 밤색이거나 불그스름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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