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懷西湖寄晁美叔同年(회서호기조미숙동년) : 소식(蘇軾)
서호에서의 회포를 급제 동기 조미숙에게 적어 보낸다.
西湖天下景,遊者無愚賢。深淺隨所得,誰能識其全。嗟我本狂直,早爲世所捐。
獨專山水樂,付與寧非天。三百六十寺,幽尋遂窮年。所至得其妙,心知口難傳。
至今淸夜夢,耳目余芳鮮。君持使者節,風采爍雲煙。淸流與碧巘,安肯爲君姸。
胡不屛騎從,暫借僧榻眠。讀我壁間詩,淸涼洗煩煎。策杖無道路,直造意所便。
應逢古漁父,葦間自延緣。問道若有得,買魚勿論錢。
西湖天下景 : 서호는 천하에서 최고의 절경이라
游者無愚賢 : 노니는데 잘나고 못나고가 없네.
深淺隨所得 : 깊이에 따라 얻는바 다를 것인데
誰能識其全 : 누구라서 모두 다 알 수 있겠나?
嗟我本狂直 : 내가 본래 거리낌 없고 솔직하기만 해서
早爲世所捐 : 일찌감치 세상에서 버림받은 몸이네.
獨專山水樂 : 홀로 애오라지 산수를 즐겨 했는데
付與寧非天 : 이게 어찌 하늘이 주신 것이 아니겠는가?
三百六十寺 : 삼백예순 개나 되는 서호 가의 절을
幽尋遂窮年 : 그윽한 곳을 찾아 한 해를 다 보냈네.
所至得其妙 : 드디어 그 오묘함을 얻게 되었지만
心知口難傳 : 마음이 아는 것을 말로 전하긴 어렵다네.
至今淸夜夢 : 지금도 고요한 밤 꿈을 꾸면
耳目餘芳鮮 : 눈과 귀 새로 보듯 신선하다네.
君持使者節 : 그대가 사자의 부절을 들고 있으면
風采爍雲煙 : 늠름한 풍채가 운무 속에서도 빛이 나네.
淸流與碧巘 : 맑은 물과 푸르른 산봉우리가
安肯爲君姸 : 어찌 자네 모습이 아름답다 할 것인가?
胡不屛騎從 : 함부로 견마 잡아 물리치지 않고
暫借僧榻眠 : 잠시 스님의 침상을 빌려 잠을 자네.
讀我壁間詩 : 산사의 벽에 써둔 나의 시를 읽노라면
淸涼洗煩煎 : 청량함이 번뇌를 시원하게 씻어준다네.
策杖無道路 : 정해둔 길 없이 지팡이 짚고 나서
直造意所便 : 기분이 내키는 곳으로 곧장 달려가 보게나
應逢古漁父 : 가다 보면 초탈한 그 옛날의 어부 만나면
葦間自延緣 : 갈대 사이라도 스스로 인연이라 생각하고
問道若有得 : 그에게 도를 물어 얻는 것이 있으면
買魚物論錢 : 고기를 살 때 값을 따지지 않는다네.
* 晁美叔(조미숙) : 조단언(晁端彦)[1035~1095] 자는 미숙(美叔), 북송(北宋)의 저명한 사인(詞人) 조보지(晁補之)의 부친인 조단우(晁端友)의 아우로 대대로 문학가를 배출한 명가에서 태어났다. 그의 문장과 서법을 조야 모두에서 추숭하였다. 시제에서 동년(同年)이라 한 것은 동갑내기라기 보다 인종(仁宗) 가우(嘉祐) 2년(1057) 같은 해에 진사에 급제한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 同年(동년) : 많은 자료에서 동갑내기로 읽고 있으나 출생연도는 미숙이 동파보다 오히려 2년이 빠른 1035년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동년이란 두 사람이 과거에 급제하여 진사가 된 인종(仁宗) 가우(嘉祐) 2년(1057)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 西湖(서호) : 저쟝성(浙江省) 항주(杭州)에 있는 중국 최고 명승 담수호를 가리킨다.
* 狂直광직) : 거리낌이 없고 솔직하다.
* 三百六十寺(삼백육십사) : 당조(唐朝) 이전까지 항주(杭州) 내외의 산간에는 360개의 사찰이 있었는데 전씨(錢氏)의 오월국(吳越國)을 거쳐 송조(宋朝)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사찰 수가 480개로 늘었다.
* 芳鮮(방선) : 맛이 신선하다. 물이 좋은 생선.
* 騎從(기종) : 말을 타고 따라가다.
* 淸涼(청량) : 시원하고 선선하다. 서늘하다.
* 煩煎(번전) : 고민스럽고 초조하다.
* 夤緣(인연) : 덩굴이 뻗어 올라감. 권세 있는 연줄을 타서 지위에 오르는 것을 가리킴. 바위 등에 의지하여 산등성이를 올라감.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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