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頓敎授見寄用除夜韻(화돈교수견기용제야운) : 소식(蘇軾)
돈교수가 보내온 시에 화답하여 제야를 노래한 시에 차운한다.
我笑陶淵明,種秫二頃半。婦言旣不用,還有責子嘆。無弦則無琴,何必勞撫玩。我笑劉伯倫,醉發蓬茅散。
二豪苦不納,獨以鍤自伴。旣死何用埋,此身同夜旦。孰雲二子賢,自結兩重案。笑人還自笑,出口談治亂。
一生混塵垢,晩以道自盥。無成空得懶,坐此百事緩。仄聞頓夫子,講道出新貫。豈無一尺書,恐不記庸懦。
陋邦貧且病,數米銖稱炭。慚愧章先生,十日坐空館。袖中出子詩,貪讀酒屢暖。狂言各須愼,勿使輸薪粲。
我笑陶淵明 : 도연명의 행위가 저에게는 우습나니
種秫二頃半 : 이 경 반의 토지에다가 찰 기장을 심었네.
婦言旣不用 : 아내가 하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하고
還有責子歎 :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나무랐지요
無絃則無琴 : 줄이 없는 거문고는 거문고도 아니지
何必勞撫玩 : 타느라고 애쓸 필요가 없었겠지?
我笑劉伯倫 : 유백륜의 행위도 저에게는 우습나니
醉髮蓬茅散 : 술에 취한 머리 쑥대나 띠풀처럼 헝클어진 채
二豪苦不納 : 두 호걸의 말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獨以鍤自伴 : 오로지 삽 하나만 친구로 삼았네.
旣死何用埋 : 기왕에 죽은 몸을 묻을 필요가 뭐 있나!
此身同夜旦 : 우리 몸은 순환하는 밤낮과도 같은데
孰云二子賢 : 두 양반이 현명하다 그 누가 말했나?
自結兩重案 : 스스로 겹치고 겹친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笑人還自笑 : 다른 사람도 우습지만 저 자신도 우습나니
出口談治亂 : 입만 열면 정치를 이야기하네.
一生溷塵垢 : 한평생을 먼지 속에 묻혀 있다가
晩以道自盥 : 느지막이 도로써 저 자신을 씻으려다가
無成空得懶 : 도는 이루지 못하고 게으름만 몸에 배어
坐此百事緩 : 이로 인해 온갖 일에 늑장을 부리네.
仄聞頓夫子 : 귀를 기울여 듣자 하니 돈 선생은
講道出新貫 : 도를 강론하심에 참신한 견해를 내어놓는다네.
豈無一尺書 : 임금님의 조서가 없을 리가 없을 터인데
恐不記庸懦 : 용렬하고 나약한 이를 잊어버릴까 겁나네.
陋邦貧且病 : 외떨어진 고장에서 가난하고도 병이 든 채로
數米銖稱炭 : 쌀알을 헤아리고 숯을 달아 쓰는 이를
慚愧章先生 : 장 선생께는 부끄럽게도
十日坐空館 : 열흘 동안 텅텅 빈 관사에 앉아 있네.
袖中出子詩 : 소매에서 그대의 시를 꺼내어서
貪讀酒屢暖 : 탐독하느라 술이 식어 몇 번이나 데웠네.
狂言各須愼 : 광기 어린 말은 각자 삼가 할 일이고
勿使輸薪粲 : 자신에게 형벌을 받게 해서는 아니 되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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