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二公再和亦再答之(이공재화역재답지) : 소식(蘇軾)
두 분이 다시 화답해 왔기에 또다시 화답하여
寒雞知將晨,饑鶴知夜半。亦如老病客,遇節常感嘆。光陰等敲石,過眼不容玩。親友如摶沙,放手還復散。
羈孤每自笑,寂寞誰肯伴。元達號神君,〉高論森月旦。紀明本賢將,〉汩沒事堆案。欣然肯相顧,夜閣燈火亂。
盤空愧不飽,酒薄僅堪盥。雍容許著帽,不怪安石緩。雖無窈窕人,淸唱弄珠貫。幸有縱橫舌,說劍起慵懦。
二豪沈下位,暗火埋濕炭。豈似草玄人,黙黙老儒館。行看富貴逼,炙手借余暖。應念苦思歸,登樓賦王粲。
寒雞知將晨 : 추운 닭은 새벽이 다가옴을 잘 알고
飢鶴知夜半 : 굶주린 학은 한밤중이 되었음을 잘 아네.
亦如老病客 : 그건 역시 늙고 병이 든 이 나그네가
遇節嘗感歎 : 명절이 되면 탄식하곤 하는 것과 똑같네.
光陰等鼓石 : 세월은 부싯돌을 치는 것과 같아서
過眼不容玩 : 번쩍하고 지나가니 가벼이 할 수가 없네.
親友如박沙 : 친한 벗은 마치 모래 덩어리 같아서
放水還復散 : 손을 떼면 또다시 흩어지는 것이외다
기孤每自笑 : 외로운 나그네 번번이 자신을 비웃나니
寂寞誰肯伴 : 짝이 되어 줄 사람 없이 적막하게 살지요
元達號神君 : 교원달은 사람들이 신군이라 부르는데
高論森月旦 : 다달이 초하루면 고담준론이 삼엄하네.
紀明本賢將 : 단기명은 본래부터 어진 장수라 하고
汨沒事堆案 : 책상 앞에 쌓인 일에 골몰하는 분이네.
欣然肯相顧 : 기꺼이 이 몸을 돌보아 주려 오시고
夜閣燈火亂 : 누각엔 등불이 어지러이 빛이 나네.
盤空愧不飽 : 쟁반은 비어서 부끄럽게도 배를 채울 수가 없고
酒薄僅堪盥 : 술은 너무 싱거워서 손이나 겨우 씻을 만하네.
雍容許著帽 : 인자하게도 모자 쓰는 걸 허락하시고
不怪安石緩 : 안석이 너무 느리다고 나무라지는 않으시네.
雖無窈窕人 : 낭랑한 노래 부르며 구승 꿰미를 만지작거리는
淸唱弄珠貫 : 아리따운 사람은 비록 없지마는
幸有縱橫舌 : 다행히도 종횡무진 언변 좋은 혀가 있어서
說劍起慵懦 : 게으르고 나약한데도 일어나라 달래주시네.
二豪沈下位 : 두 분의 호걸께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신 건
暗火埋濕炭 : 꺼져간 약한 불이 젖은 숯에 묻힌 격이네.
豈似草玄人 : 태현경을 지은 이가 학술의 전당에서
黙黙老儒館 : 묵묵히 늙어 간 것과는 같지 않네.
行看富貴逼 : 이제 곧 몰려오는 부귀를 볼 것인즉
炙手借餘暖 : 손을 덥히고 남은 온기를 남에게 빌려줄 지경일세
應念苦思歸 : 돌아가고 싶은 마음 너무나 간절하여
登樓賦王粲 : 누각에 올라 등루부를 읊는 저를 생각하실 테지요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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