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過永樂文長老已卒(과영락문장노이졸) : 소식(蘇軾)
영락향으로 문장노를 찾아갔는데 이미 돌아가셔서
初驚鶴瘦不可識,旋覺雲歸無處尋。三過門間老病死。一彈指頃去來今。
存亡慣見渾無淚,鄕井難忘尙有心。欲向錢塘訪圓澤,葛洪川畔待秋深。
初驚鶴瘦不可識 : 지난번에는 비쩍 말라 알아보지도 못했더니
旋覺雲歸無處尋 : 그 뒤로 바로 떠나시니 찾아뵐 곳도 없어졌네.
三過門間老病死 : 세 번 만나는 동안에 늙고 병들고 죽었으니
一彈指頃去來今 : 이생과 내생이 모두 순간에 일어난 일이로다.
存亡慣見渾無淚 : 살고 죽는 걸 많이 봐서 눈물도 흐르지 않는데
鄕井難忘尙有心 : 떠난 고향 잊지 못해 그리움은 여전하네.
欲向錢塘訪圓澤 : 이원은 원택을 만나러 전당으로 가서
葛洪川畔待秋深 : 갈홍천 가에서 가을이 깊어지기를 기다렸었네.
세 번째 구절의‘三過’는 소식이 문장로를 찾아간 횟수를 가리키는 것으로
첫 번째 방문은 희령(熙寧) 5년(1074) 섣달이었고, 두 번째 방문은 이듬해 동짓달이었으며, 세 번째 방문은 이 시를 쓴 희령 7년(1076) 5월이었다.
공교롭게도 소식이 문장로를 찾아갔을 때마다‘老病死’와 같은 각각 다른 일들이 일어났는데 첫 번째 방문에서는 「秀州報本禪院鄕僧文長老方丈」이란 시를 썼고, 두 번째 방문에서는 「夜至永樂文長老院, 文時臥病退院」이란 시를 썼으며, 세 번째 방문에서 위 시를 지었다.
* 永樂(영락) : 지명. 현재의 저장(浙江) 가흥(嘉興) 서북쪽에 해당
* 文長老(문장로) : 당시 영락향(永樂鄕)에 있던 보본선원(報本禪院)의 주지. ‘長老’는 수행자에 대한 존칭이다.
* 鶴瘦(학수) : 병이 들어 몸이 비쩍 마른 것을 가리킨다.
* 旋(선) : 빨리. 갑자기. 조금.
* 雲歸(운귀) : 원적(圓寂)(=입적入寂)
* 一指彈頃(일지탄경) : 손가락 한 번 튕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아주 짧은 시간을 가리킨다.
* 去來今(거래금) : 지나간 시간과 올 시간과 지금 이 시간, 곧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삼세(三世)를 가리킨다.
* 鄕井難忘(향정난망) : 문장로도 고향이 소식과 같은 촉(蜀)이었기 때문에 둘이 만나면 언제나 고향 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가리킨다.
* 圓澤(원택) : 소식(蘇軾)이 원교(袁郊)의 《감택요甘澤謠》에 근거하여 쓴 《승원택전僧圓澤傳》에 나오는 승려의 이름이다.
* 갈홍천(葛洪川) : 다시 서로 만나기를 약속한 말 이다. 당(唐)나라 때 이원(李源)이 친구인 고승(高僧) 원택(圓澤)과 함께 삼협(三峽)에 이르렀을 때, 원택이 후세에 갈홍천(葛洪川) 가에서 다시 서로 만나자고 약속하였는데, 그로부터 12년 뒤에 그가 과연 약속대로 재생(再生)하여 갈홍천 가에 있는 천축사(天竺寺)의 삼생석(三生石)에서 다시 서로 만나게 되었던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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