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述古冬日牡丹四首(화술고동일모란사수) : 소식(蘇軾)
겨울 모란을 노래한 진술고의 시에 화답하여
一朵妖紅翠欲流,春光回照雪霜羞。化工只欲呈新巧,不放閑花得少休。
花開時節雨連風,卻向霜余染爛紅。漏泄春光私一物,此心未信出天工。
當時只道鶴林仙,能遣秋花發杜鵑。誰信詩能回造化,直教霜卉放春妍。
不分清霜入小園,故將詩律變寒暄。使君欲見藍關詠,更倩韓郎為染根。
其一
一朶妖紅翠欲流(일타요홍취욕류) : 흘러내릴 듯 선명한 다홍빛 교태롭고
春光回照雪霜羞(춘광회조설상수) : 봄빛이 되비치니 눈 서리가 부끄럽네.
化工只欲呈新巧(화공지욕정신교) : 조화옹은 오로지 새 솜씨를 뽐낼 욕심에
不放閑花得少休(불방한화득소휴) :한가한 꽃을 잠시 쉬게 놔두지 않네.
其二
花開時節雨連風(화개시절우련풍) : 꽃이 피는 시절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오더니
却向霜餘染爛紅(각향상여염란홍) : 서리가 내린 뒤에 외려 새빨갛게 물들였네.
漏洩春光私一物(누설춘광사일물) : 봄빛을 누설시켜 한 물건을 편애하니
此心未信出天工(차심미신출천공) : 이 마음이 조화옹에게서 나왔다고 믿지 않네.
其三
當時只道鷄林仙(당시지도계림선) : 당시에는 단지 말했네. 학림사의 신선이
解遣秋光發杜鵑(해견추광발두견) : 가을빛으로 두견화가 피게 할 줄 안다고
誰信詩能回造化(수신신능회조화) : 그 누가 믿으리오 시가 자연의 조화를 되돌려
直敎霜枿放春姸(직교상얼방춘연) : 서리 맞은 나무에서 봄꽃이 피게 할 수 있다고?
其四
不分淸霜入小園(부분청상입소원) : 맑은 서리가 작은 정원에 스며든 줄 모르고
故將詩律變寒暄(고장시율변한훤) : 일부러 시율을 가지고 따뜻하게 바꾸셨나니
使君欲見藍關詠(사군욕견람관영) : 태수께선 남관영 시를 보고 싶어서
更倩寒郞爲染根(갱천한랑위염근) : 한공에게 부탁해 뿌리를 물들이게 하셨나 봐
* 조화옹(造化翁) : 만물을 창조하는 노인이라는 뜻으로, ‘조물주’를 이르는 말.
여기를 일러 별유천지라 할쏜가? 조화옹의 기술도 여기에 이르러 또 한 번 가경이로다.
* 藍關詠(남관영) : 당(唐)나라 한유(韓愈)가 조주(潮州)로 좌천되어 내려가다가 남관에 이르러서 지은 칠언 율시를 말하는데, 참고로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左遷至藍關示姪孫湘(좌천지남관시질손상) : 한유(韓愈)
좌천되어 남관에 이르러 질손 상에게 보여주다.
一封朝秦九重天 아침에 한 통의 상소문 임금에게 올렸다가
夕貶潮州路八千 저녁에 조주 팔천리 길 유배 가노라.
欲爲聖明除弊事 임금을 위해 폐단을 밝혀 없애려다
肯將衰朽惜殘年 늙은 몸 이끌고 남은 목숨을 살아야 된다네.
雲橫秦嶺家何在 구름은 진나라 고개를 비껴나는데 내 집은 어느 곳일까?
雪擁藍關馬不前 눈이 관문에 쌓여 말(馬)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네.
知汝遠來應有意 네가 먼 곳까지 따라 온 뜻이 있음을 아나니
好收吾骨瘴江邊 나의 뼈를 거두어 장강 변에 묻었으면 하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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